[신게문학] 토끼와 노빅이-(2) 토끼에겐 당근이 필요해
시아시아의 방에 들어왔다.
시아시아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토끼귀와 눈만 내놓은 채
우울한 분위기를 방 전체에 풍기고 있었다.
.....
막상 들어오기는 했는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애매하다.
시아시아의 침대 옆부분에 걸터앉았다.
"...왜 왔어??"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왜 왔다고 해야할까.
시아시아의 이불이 흘러내렸다. 얼굴이 전에 비해서 많이 마른 모습이다.
보면서 안쓰럽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너...너무 말랐는데?"
"칭찬이야?"
"아니! 너 우리 팀 밥먹을때 자꾸 안오잖아. 내가 가보면 내가 알아서 먹겠다 이러고.
알아서 하겠다며??밥 제대로 챙겨먹고 있기는 한거야?"
"...말했잖아,알아서 한다고, 신경쓰지 마."
답답하다. 내가 이 소리를 이 팀을 만든 이후부터 20번은 들은거 같다.
"시아시아,너 도데체 요즘 왜 이러는거야??"
"이러는게 뭘?"
"계속 우울해 있잖아. 시험에도 집중을 잘 못하고,
볼때마다 울거같은 표정 또는 멍떄리는 표정 또는 허무한 표정이고,
왜 그래??비올레랑 같은 팀으로 올라가지 못해서??"
시아시아의 얼굴에 주황색빛이 돌며 소리친다.
"몰라! 모른다고,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순간적으로 내 혀끝에 몇가지 말들이 올라왔다.
너때문에 피해보고 있는사람이 많은건 아냐
비올레를 쫓아갈려면 빨리빨리 올라가야하는데 너가 속도 늦추고 있는건 아냐
왜 그러는거냐 도데체 원인이 뭐냐
하지만 한번 더 생각하고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전에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우울증세를 보이는 사람들도 자신이 왜 우울한건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고.
지금 토끼에게 필요한 것은,내가 토끼에게 해야할 것은
분석이나 비판이 아닌것 같다.
"뭐,그렇다면 내가 뭐라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밥은 좀 챙겨먹고 다녀. 그 꼴이 뭐냐 그꼴이.
배 안고파??"
"...몰라...입맛이 없어..별로..."
Fug팀에 있을 때는 비올레도 있었고...시아시아 성격이 이러지도 않았지만
그떄는 대부분의 시간을 티격태격 하며 보내느라
이렇게 가까이서 이야기해 본 적은 없었다.
어떻게 해줘야 할까 고민하던 중 처음으로 시아시아의 눈을 똑바로 봤다.
그때의 그 불쌍함과 도도함이 섞여있는 눈빛을 보고
나도 모르게 이 말이 나왔다.
"...내가 밥해줄까??"
"??너 요리 할 줄 알아??"
"어. 내 요리는 원래 특~별한 날에만 하는데,
특~별히 너한테는 해주겠다 이거야."
"요리 잘해?"
"음...란이 내 요리때문에 나를 귀찮음 등급에서 열외로 시켜줬지 아마???"
오랜만에, 울기직전얼굴과 멍떄리는 얼굴만 하던 시아시아가
약간 웃음을 띄며 말한다.
"...응.해줘."
"그래~30분만 기다려!"
무슨 요리를 해볼까....
역시 토끼는 당근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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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녘시간은 한참 지났지만
결국 고심 끝에
당근전과
당근을 왕창 넣은 카레를 만들었다.
다시 시아시아의 방으로 돌아갔다.
"토끼. 만들어 봤다. 여기~"
어?시아시아 표정이 왜 미묘하지???
"내가 토끼귀 달려있다고 당근 넣으면
무조건 좋아할거라고 생각한거야 혹시??"
그때 당황했다. 사실이었으니까.
"토끼귀와 식성은 그다지 관련 없어~"
"아...그러면 그냥 가져갈까?"
"..아니. 먹어볼께."
가져간다라고 해보니까 그래도 고개를 저으면서 바로 달라고 한다.
...
"...맛있어???"
"......응. 요리 잘하네. 왜 이때까지 요리 다른애 시킨거냐??"
"요리를 좋아하는편은 아니라서. 내 요리는 전에도 특별한 날에만 했으니까.
널 위해서 특별히 만든건데"
어어어?시아시아가 갑자기 울려고 한다. 눈동자에 눈물이 약간 보인다.
"야야야??왜그래?왜울어"
"...고마워. 누군가가 나만을 위해서 밥을 해준게
처음이라서...약간...감정이..."
"...그러냐."
저녀석도 많이 외롭게 살았던 모양이다. 뭔가 짠하다.
"뭐 어쨌든 너가 그러니까 전처럼 놀려먹을수도 없잖아.
빨리 좀 기운내라구."
"...응..."
"나도 슬슬 자야겠다.
고마웠어.잘자."
"응.너도."
시아시아의 방을 나오면서 생각해봤다.
비올레가 없어서 성격이 변한게 아니라
먹고살기위해 원래의 저 성격을 숨겼던게 아닐까.
뿌듯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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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날리고 쓰느라
엄청나게 힘드네요
아 달달해 쓰면서도
시아시아 대사와 노빅 대사를 색깔 다르게 하려 했는데
그냥 이번화만 그래야할듯
다 쓰고 다시 색갈바꾸려니 눈아프고
무엇보다도 어짜피 모바일로쓰면 색깔 못바꿈 ㅠ
소설쓰는게 이렇게 재밌단걸 직접 써보니까 느껴지네요
신게유일 정상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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