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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하X유희왕] God of dimensions 1부-4화
반도의군인 | L:57/A:96
407/610
LV30 | Exp.6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9-0 | 조회 907 | 작성일 2021-08-07 1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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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하X유희왕] God of dimensions 1부-4화

"아, 졌네.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재밌는 승부였어. 나도 진짜 지는 줄 알았다니까?!"

 

"두 사람 다 처음 치고는 잘했어. 초심자들이 자주 저지르기도 하는 기초적인 실수들도 없었고."

 

듀얼이 끝난 후 직접 공격의 충격으로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유미라에게 진모리가 다가가 자신의 소감을 밝힌다. 듀얼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한대위도 두 사람을 칭찬하며 유미라에게 다가간다.

 

"듀얼몬스터즈라고 했나? 생각보다 재밌잖아! 얘들아, 이왕 온 김에 몇 판만 더 하고 갈까?"

 

"하는 건 좋은데 말이야, GOH의 본선 경기 시작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너무 많이 했다가 연습을 게을리하게 되면 곤란해."

 

듀얼의 즐거움을 꽤나 느낀 유미라였지만, 듀얼에 정신이 팔려 정작 지금의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GOH 준비를 어설프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유미라는 진모리에게 그렇게 한 마디를 던진다.

 

"그거야 방해되지 않을만큼만 적당히 하면 되지."

 

"그러자. 그런데, 듀얼을 하려면 덱이 있어야 하잖아? 언제까지고 연습용 덱으로만 듀얼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야. 일단 제대로 시작할거라면 카드를 구하는게 어때?"

 

당연한 사실을 지적하는 한대위에게 진모리가 그쪽을 향해 웃는다.

 

"그래야겠지? 대위야, 듀얼몬스터즈의 카드 종류는 몇 종류나 돼?"

 

"음, 대중적으로 유통되는 것만 해도 수천 종은 될걸?"

 

"엑? 그러면 덱을 짜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릴 것 같은데?"

 

"그러면 너희 둘만의 덱으로 듀얼하는 건 좀 미뤄야겠네. 오늘은 어떤 카드가 있는지 천천히 둘러보는 걸로 하고, 어떤 카드를 쓸지는 천천히 고민해보자."

 

"그게 좋겠다. 이 듀얼샵만 해도 나름 넓고 물량도 많으니까 살펴보는 데에 무리는 없을거야."

 

예상 외의 수치에 놀란 진모리를 본 한대위는 그 두 명이 적당히 타협할만한 제안을 내놓고, 그 제안이 마음에 들었는지 두 사람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한대위에게 신호를 보낸다. 듀얼 필드를 떠난 세 사람은 듀얼샵을 돌아다니면서 어떤 카드가 있는지 천천히 구경하는 것으로 그날 일과를 끝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진모리 일행이 기다리던 본선 개최일이 다가왔다.

 

32명의 본선 진출자가 승부를 겨루는 GOH 수도권 본선 토너먼트는 수많은 관객들과 예선전에서 탈락한 前 참가자들의 기대와 환호 속에 시작되었다.

 

개최 당일 바로 시작된 32강전에서 진모리 일행은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유미라는 가문 전통의 월광검법으로 단련된 무에타이 실력을 뽐내는 남성 선수를 상대로 단 일합만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대위는 극진공수도의 절도있으면서도 강력한 기술로 선무도를 익힌 남성을 상대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것은 진모리로, 빠르고 위력적인 발차기가 매력인 태권도를 익혔음에도 마주한 상대를 가벼운 왼손 잽 펀치로 쓰러뜨리는 광경은 GOH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충격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다른 방향에서 인상을 받은 선수도 있는 모양이었다.

 

"태권도를 쓰면서도 주먹으로 상대를 제압하다니, 역시 이 녀석도 나와 같은..."

 

남미에서 유행할 법한 레게 머리와 험상궂은 인상, 죄수복과 똑같은 무늬가 새겨진 구속복으로 양팔을 배에 묶어두고, 길거리의 건달처럼 반바지와 삼선 슬리퍼를 신고 다리를 쩍 벌린 채 앉아있는 한 소년이 그런 사람이었다.

 

"재빠르고 군더더기 없는 동작, 상대의 움직임을 읽는 시선, 그리고 무엇보다도 단번에 상대방을 KO시키는 위력, 그때 내가 맞은 공격은 럭키 히트가 아니었던 모양이구나."

 

진모리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던 남자는 눈가를 의미심장하게 일그러뜨렸다.

 

'그때 그 맥아리없는 범생이보다는 저런 녀석과 싸우고 싶다.'

 

미지수의 가능성을 품은 루키에게 호승심을 불태우면서도 자신의 실력을 믿는 그 자세만큼은 진모리와 닮아있었을지도 모른다.

 

 

 

 

 

 

 

 

 

 

 

 

 

경기를 끝내고 경기장 밖으로 나온 진모리에게 말을 거는 남자가 있었다.

 

"오랜만에 뵙소 진공!"

 

"어라, 이 목소리.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역시 훌륭한 경기였소. 이곳에서 방금 공의 경기를 보고 감탄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거요."

 

"너는 예선 경기장에서 봤던...그러니까 이름이..."

 

"고감도라고 하오. 전날에 공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큰 화를 피하는 덕을 입을 수 있었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구려! 정말 고맙소!"

 

진모리에게 말을 걸어온 사람은 과거 중국에서 무술을 수련하던 무인들이 입는 전통적인 복식을 하고 있었다. 회색빛의 양갈래로 나눠진 앞머리를 한 그 남자의 양팔에서 드러나는 균형있게 다부진 근육은 눈앞의 이 인물이 요령이나 편법없이 꾸준히 정도를 걸으며 정진해왔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주는 통상적인 모습이었다.

 

"아니, 딱히 그쪽을 도와주려했다기보다는 그냥.."

 

"이유야 어찌 되었건 공께서 나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소. 그리고 그날 공의 모습을 보며 소인은 많은 것을 깨달았소이다. 무인이란 자고로 화려한 겉모습에 휘둘려 마음의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 법이거늘, 공의 담대함에 비하면 나는 아직도 하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닫소이다. 이런 의미에서 공은 나의 또다른 스승이라 할 수 있을 것이오."

 

"아하하...그런가?"

 

고감도의 예의바르지만 바위처럼 딱딱한 태도에 부담감을 느끼던 진모리를 구해준 것은 주최측에서 방송한 전파 사항이었다.

 

"곧 B조 32강전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고감도 선수와 강만석 선수는 링 위로 올라주시길 바랍니다!"

 

"아,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구려. 못다한 인사는 경기를 끝마치고 하겠소이다. 진공, 고생많으셨소이다."

 

고감도가 건네는 말에도 별 기미를 내비치지 않던 진모리는 이미 링 위에 오른 강만석의 모습을 보고, 링을 향해 걸어가는 고감도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조심해. 저녀석 엄청 강하니까."

 

 

 

 

 

양 선수가 드디어 서로를 마주보고 섰다. 오늘 벌어지는 32강전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사람이었으나 느껴지는 기운은 전혀 달랐다.

 

"이번 시합은 고감도 선수vs강만석 선수! 양 선수, 준비는 되었습니까?"

 

서로를 말없이 응시하며 침묵만이 이어졌고, 그 침묵을 먼저 깬 것은 고감도였다.

 

"강공, 분명 당신은 강하오. 허나 당신이 걷는 길은 잘못되었소."

 

"엉?"

 

"미리 경고하겠소. 구속복을 벗는 것이 좋을거요."

 

"..."

 

고감도의 진중하면서도 패기로움도 느껴지는 경고를 일그러진 시선으로 무시한 강만석은 뒤를 돌아 자신의 자리에 선다.

 

"양 선수, 준비...시작!"

 

T의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강력한 공격을 날리려던 강만석은 순간 주춤했다. 분명 자신과 상대되는 자리에 있어야할 고감도가 자신의 바로 앞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

 

<태극권-묘행보법+진붕권>

 

우렁찬 기합과 함께 고감도는 양팔을 뻗어 강만석의 명치를 강타한다. 태극권의 보법과 절기가 조합된 이 공격이라면 강만석에게도 분명 대미지가 들어갔을 것이다.

 

공격이 명중한 것을 확인한 고감도는 지체없이 바로 다음 동작으로 이어갈 준비에 들어간다.

 

<태극권-천봉추>

 

땅을 울리는 고감도의 강렬한 진각에 강만석의 몸이 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고감도는 양팔로 원을 그리며 기를 모은 뒤 강만석에게 기관총처럼 연타를 가한다.

 

<태극권 속사-만파오행권>

 

양팔이 묶여있어 막을 수조차 없는지 공격이 집중된 강만석의 상체는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잎처럼 이리저리 휘청였다.

 

"흐읍...하!"

 

상대가 무력할 때 완전히 끝내기 위해, 고감도는 숨을 고른 뒤 단숨에 강만석에게 어깨와 등을 거세게 부딪힌다. 대중적으로 철산고라고 알려진 이 기술은 태극권에서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태극권-철마산>

 

달려오는 버스에 부딪힌 사람처럼, 강만석의 몸은 링밖으로 튕겨져나가 관중석에 쳐박힌다.

 

"고감도 선수의 속사포같은 연격! 강만석 선수, 전혀 맥을 추지 못하는데요! 이대로 20초내에 경기장에 복귀하지 못하면 강만석 선수는 장외패를 당하게 됩니다!"

 

20에서 시작하며 카운터를 세는 집행위원을 옆에 두고 고감도는 호흡을 정돈한다. 이정도라면 무사히 일어서기는 힘들겠지만, 상대는 자신을 압도했던 강만석이다. 다시 일어나 걸어온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카운터가 15까지 세어졌다. 한편 관중석에 쓰러져있는 강만석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보기에 눈을 멀쩡히 뜨고 있는 것을 보면 기절한 것은 아니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하."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관객들. 그에 관심도 없다는듯이 강만석은 혼잣말을 술술 이어간다.

 

"뭐 대단한 걸 준비했나 싶어 봐줬더니, 고작 이거야?"

 

방금 전까지 개맞듯이 쳐맞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어 얼떨떨한 관객들의 눈길을 무시하고 강만석은 다리의 힘만으로 몸을 일으킨다. 그러고는 힘차게 지면을 박차올라 경기장으로 단숨에 복귀한다.

 

"강만석 선수, 카운트다운이 끝나기 전에 링으로 복귀! 경기를 속행하겠습니다!"

 

"너 뭔가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강만석의 무시무시한 각력에 놀란 고감도 따위는 무시한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건 스포츠가 아니거든. 싸움이란 말이야."

 

이런 말을 하는 강만석의 눈길에는 투기가 어린듯도 했고 광기마저도 엿보였다. 그러고는 양 팔에 힘을 주어 자신의 몸통을 감싸던 구속복을 완전히 찢어버린다.

 

"싸움은, 이기면 그만이야."

 

그 짧은 말을 끝으로 고감도의 우세는 끝났다.

 

 

 

 

 

 

 

 

 

 

 

 

 

"컥! 크헉!"

 

심판을 보던 집행위원 T는 지금 강만석을 말려야할지 말아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경기가 재개되자, 촉새처럼 날아온 고감도의 앞차기와 내려찍기를 가뿐히 막고는 머리끄덩이를 잡아채고 얼굴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얼굴이 순식간에 멍과 흘러나온 피로 얼룩진 고감도는 방금 전까지의 모습이 무색하게도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얻어맞고 있었다.

 

"일단 도망치지 못하게..."

 

왼손으로 잡은 머리끄덩이를 놓은 강만석은 오른발로 비틀거리는 고감도의 오른쪽 무릎을 내려찍는다.

 

"크윽!"

 

고감도의 무릎에서 난 우두둑하는 소리를 T는 분명히 들었다. 슬슬 경기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는 싸움에 전문적인 견식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알 수 있다. 이 경기는 강만석의 승리다. 하지만 저 고감도의 눈빛은 무엇인가. 저런 무자비하고 잔혹한 남자를 상대로 끝까지 저항해보겠다는 것인가?

 

"스승님께서 나에게 주신 말씀. 분노 속의 평정. 분노에 휘둘리지 마라. 분노를 지배하고,  그속에서 평정을 얻어 자신의 것으로 삼으라."

 

비를 맞듯이 느껴지는 묵직한 타격감과 뒤따라오는 고통 속에서 고감도는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눈을 천천히 떴다.

 

"이제 그만 끝내주마."

 

오른발을 뒤로 빼며 강력한 공격을 준비하는 강만석, 헌데 눈앞에서 갑자기 고감도가 사라졌다. 경기가 막 시작했을 때의 기억이 데자뷰처럼 떠오른 강만석은 자신의 바로 앞을 바라보았다.

 

"후우우우..."

 

숨을 깊게 내뱉으며 고감도는 자신의 양손을 강만석의 복부에 얹는다. 몇초도 지나지 않아 은은하면서도 무거운 파동이 경기장 중심에서부터 퍼져나갔다.

 

<태극권-극의 음양오행경>

 

강적과의 싸움에서 극의를 터득한 고감도. 태극권 비장의 기술 앞에 사도를 걷는 악독한 강만석은 쓰러졌다. 적어도 그러기를 바랬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

 

자신의 온몸을 타고 전해져오는 강력한 충격파에 고감도의 몸이 뒤로 젖혀진다.

 

"음양이니 극의니 그럴싸해보이는 말로 포장해봤자, 결국에는 파동이거든."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빛을 한 고감도를 보며 강만석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그 파동을 너에게 되돌려준거지. 이름하야..."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감도의 몸이 무수한 폭음과 함께 쓰러졌다.

 

 

 

 

 

 

 

 

 

 

 

 

 

"북파류 파동 되돌리기."

 

강만석은 링 바닥에 쓰러진 고감도의 머리채를 다시 휘어잡았다.

 

"뭐해? 아직 안 끝났어."

 

"강만석 선수! 고감도 선수의 필살의 일격을 완전히 방어! 상처 하나 나지 않았습니다!"

 

뚜벅뚜벅 걸어간 강만석은 바닥에 쓰러져 콜록거리는 고감도의 멱살을 쥐어올리며 크게 웃는다.

 

"자, 살려달라고 빌어 범생아. 얼른. 두 손 모아 싹싹 빌란 말이야..."

 

"커, 커헉...소인...당신같은 악랄한 자에게...굴하지 않소이다..."

 

말을 다 듣자마자 멱살을 쥐고 있지 않은 다른 손으로 싸대기를 날린다. 그러고는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책상머리에만 앉아있어서 주제 파악이 안되나 본데, 너를 어떻게 할지는 완전히 나한테 달려있어. 괜히 쓸데없는 자존심 세우지 말고 어서..."

 

"몇번을 말해야 알아듣겠소? 힘밖에 모르는 당신같은 인간에게 그렇게 비굴한 태도를 보여서는...스승님을 뵐 면목이 없소..."

 

이번에는 반응이 다르다. 뭔가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는지 강만석은 고개를 푹 숙인다.

 

 

 

 

 

 

 

 

 

"이놈의 여편네가! 서방 말을 개떡으로 알고! 내가 그렇게 우스워!"

 

"꺄악!"

 

"별것도 아닌 자식들이 까불고있어. 크큭."

 

"제발, 한번만 봐주세요..다음 번에는 꼭 가져오겠습니다...그러니 한번만 자비를..."

 

"나는 저런 인간과 달라. 힘밖에 모르고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만 난폭해지는 저런 쓰레기와는 다르다고. 죽으면 죽었지, 나보다 강한 사람에게 무릎꿇지는 않겠다 이말이야."

 

"소문이 그렇게 자자하길래 와봤더니...별것도 아니잖아? 덕분에 내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다고. 이 보상을 어떻게 받아야 할까?"

 

"아...아아..."

 

"무릎 꿇고 빌어, 두 손 모아 싹싹 빌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아, 아니야...나는 그런 인간과는 달라. 나는...나는!"

 

"한번만..한번만 살려주세요...제발 목숨만은..."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약자에게는 더없이 강하지만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했던 쓰레기. 아버지가 보여주는 이중적인 모습을 추하고 볼품없이 여겼지만 정작 그와 별다를 것도 없었던 자기자신. 넘어설 수 없는 폭력앞에 구차하게 목숨을 구하던 자기자신. 눈앞의 이 남자는 자신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었다.

 

강만석은 완전히 귀기에 찬 얼굴로 다른 한 손을 꽉 쥔다. 멱살을 쥔 손은 목으로 향해 멱줄을 단단히 움켜쥔다.

 

"덕분에 기분이 더러워졌어...정했다. 너는 여기서 죽는다."

 

강만석의 주먹이 고감도의 얼굴에 직격하려던 찰나, 집행위원 T의 귓가에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남의 시합에 끼어든 선수는 어떻게 되나요?"

 

"그, 그야 당연히 실격 처리...엥?"

 

목소리는 들리는데 그 목소리를 낸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방금 한 말의 내용, 설마 싶어 앞을 보니 생각대로의 일이 벌어졌다.

 

머리에 수면 안대를 한 삐죽머리 소년이 강만석의 면상에 정면으로 발차기를 날리고 있었다.

 

"어?"

 

머리가 울리는 기분을 느끼며 강만석은 땅에 엎어진다. 강만석에게 들려있던 고감도도 덩달아 땅에 털푸덕 쓰러진다.

 

"어...어라? 이게 무슨?"

 

눈앞의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진 집행위원 T. 네명의 집행위원이  그를 대신해서 눈깜짝할 사이 진모리를 둘러싼다.

 

"이 자식. 꽤 하잖아? 그때 네 팔을 부러뜨린게 우연이 아니었던 모양이네."

 

"글쎄, 과연 어떨까요?"

 

"진모리 선수, 당신은 규칙을 어기고 타인의 시합을 방해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규칙 위반이며, 실격에 해당합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S를 제외하고 집행위원들이 한마디씩 말을 꺼낸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아도 조금은 놀랐을 거라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나 더 놀랄 일은 뒤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네 이름이 진모리...냐? 왜 남의 시합을 방해하고 난리야?"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링 중앙까지 걸어온 강만석.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그가 입고 있던 바지도 벗은 그의 표정에는 진모리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가득해보였다. 강만석은 오른발을 링 중앙에 박으며 힘을 모았다. 어찌나 그 힘이 강한지 링에 쩌저적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진모리에게 집중하다가 심상치않은 기운을 알아채고 강만석에게도 제재를 가하려던 집행위원들. 하지만 그것보다도 강만석과 진모리가 더 빨랐다.

 

 

 

 

 

 

 

 

 

 

 

 

<북파 ITF 태권도-북파 앞후리기>

 

강만석의 오른발이 하늘로 치켜올려지자 경기장에 일직선으로 커다랗게 금이 갔다. 말그대로 경기장 자체에 피해가 가서, 관중석에 있던 관객들 일부도 피해를 입었다.

 

"흐흐흐흐..."

 

실성한 사람처럼 웃으며 자욱한 연기를 바라보던 강만석. 연기가 다 걷혔지만, 정작 그가 노린 진모리는 그곳에 없었다. 얼빠진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강만석의 시선이 자신의 뒤에 있는 진모리에게 향했을 때, 그의 안면과 어깨죽지에서 강한 충격과 아픔이 몰려왔다. 정확히는, 세번의 고통이 한번에 몰려온 것처럼 느껴진 것이었다.

 

 

 

 

 

 

 

 

 

 

<리뉴얼 태권도-3단 회축>

 

"잘 가라."

 

진모리의 공격에 의한 여파로 3단 로프가 죄다 끊어지고, 강만석의 의식도 동시에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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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57/A:96]
반도의군인
이미지는 아직 다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2021-08-07 12:14:10
추천0
[L:33/A:602]
갓오브하이스쿨
오랜만에 고감도와 강만석을 보니 갓오하 애니 2화가 생각나네...
2021-08-07 13:21:47
추천0
[L:57/A:96]
반도의군인
저도 옛날 생각 나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ㅎㅎ
2021-08-07 13:25:15
추천0
[L:33/A:602]
갓오브하이스쿨
혹시 GOH 경기가 진행되면 나중에 '유희왕 카드'를 무기로 사용하는 선수도 등장하나요?
2021-08-07 13:23:02
추천0
[L:57/A:96]
반도의군인
네, 나옵니다.
2021-08-07 13:25:21
추천0
[L:33/A:602]
갓오브하이스쿨
이 작품에서는 '듀얼'의 형식을 갖추지 않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는것 같은데
유희왕 원작에서도 가능한 일인가요?
2021-08-07 13:26:11
추천0
GOHKJNMC
이번에는 듀얼은 없군요. 그나저나 원작 1부까지의 대회 심판은 집행위원 T(심봉사)였는데, 여기서는 벌써 집행위원 X가 심판인 이유가 있나요?
2021-08-07 17:05:38
추천0
[L:57/A:96]
반도의군인
아...실수했다...죄송합니다...기억이 왜곡되어서 심봉사 코드네임이 X인줄 알았네요
2021-08-07 18:53:41
추천0
[L:57/A:96]
반도의군인
수정했습니다
2021-08-07 18:52:51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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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단테가 알렉스의 가슴을 공격한 진짜 이유 [3]
마시멜로우
2022-09-14 0-0 538
59508 일반  
다른 차원의 제천대성들은 어떻게 소환했지? [2]
마시멜로우
2022-09-13 0-0 588
59507 일반  
지구에있는 여의 반쪽은?? [1]
한지
2022-09-11 0-0 436
59506 일반  
하위 [1]
explain
2022-09-10 0-0 323
59505 일반  
562화까지 보고 왔습니다 [2]
반도의서민
2022-09-09 1-0 767
59504 일반  
다음 주엔 세통령이 단아한으로 나오겠지?
마시멜로우
2022-09-09 0-0 224
59503 일반  
즐추 [1]
explain
2022-09-09 0-0 337
59502 일반  
또 17년 후
시노노메
2022-09-09 0-0 286
59501 스포  
역시나 작가는 독자의 마음을 안다. [1]
이병섭
2022-09-08 0-0 493
59500 스포  
스포 깔끔했다 진짜 [1]
통수왕
2022-09-08 0-0 926
59499 스포  
스포 최고였다. [5]
GOHKJNMC
2022-09-08 0-0 1120
59498 스포  
제발 그놈의 시간…. [1]
이병섭
2022-09-08 0-0 1070
59497 일반  
진태진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머쓱한 결과) [6]
마시멜로우
2022-09-06 1-0 675
59496 일반  
녹스 얘들은 왜 안[못] 살렸을까? [2]
마시멜로우
2022-09-06 0-0 443
59495 일반  
갓오하 밀린 7주치 몰아보려고 했는데
사노만지로
2022-09-04 1-1 343
59494 일반  
[갓게문학] 아바타라 리메이크 ㅡ 51화 [4]
생명의구슬
2022-09-03 8-0 594
59493 일반  
완결을 향해 가네요
원나블테코
2022-09-03 0-0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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