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게문학] 쿠베라인더우즈 01화
"너 유타랑 헤어졌다며? 소문에 자타유와 바람이 났다던데.. 사실이야?"
"뭐 그런걸 대놓고 물어보고 그래."
활발하게 떠들던 리즈가 말을 멈추자 사하는 핸들을 꺾으며 라바나를 타박했다. 라바나는 샌님 보듯 사하를 흘겨보았지만 급격히 험준해진 길에 정신이 팔린 그는 그녀의 표정같은건 안중에도 없는듯 했다. 나무가 울창한 숲 속, 협소한 길을 따라 달려나가는 트럭차는 매우 낡아보였다. 그들은 '윌라브르의 자연 체험'이라는 과목의 조별과제를 완수하기위해 외진 숲속에 있다는 아수라 사촌의 별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GPS에도 나오지 않는 길을 따라 운전을 하는게 이간저간 고역이 아니었으나 리즈는 레포트에 쓸것이 늘어난다며 되려 조원들을 격려했다. 그때 뒷 좌석에 조용히 앉아있던 나딤이 손을 미친듯이 떨기 시작했다. 눈을 여기저기로 굴리며 몸을 감싸는 모양새가 딱봐도 정상적이어보이지않았다.
"이 새1끼는 또 왜 이래?"
"아마 마약 금단 증상일꺼야.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이럴때 잠시 진정용으로 약을 주는건 나쁘지않지."
아수라는 나딤의 가방을 뒤져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나딤에게 황색의 갑을 건넸다. 나딤은 이를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 미친듯이 가루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나딤의 코 옆으로 하얀 가루들이 폴폴 새어나오는걸 짜게 식은 눈으로 쳐다보던 리즈는 창문을 열었다. 녹음의 시원한 바람이 차 안으로 물밀려 들어왔고, 리즈는 창문에 고개를 대고 햇빛과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눈을 감았다. 센치한 척한다고 시비를 거는 라바나도, 마약에 취해 헛소리를 하는 나딤도, 어쩌다 이런 놈들과 조원이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모두 제쳐두고 실연에 씁쓸한 마음을 달래기로 했다.
Kubera In the Woods
케빈인더우즈 , SCP 패러디물
"저기서 좀 쉬었다 가자!"
라바나가 나무만 보는게 지겹다며 짜증을 낸게 10분정도 지났을까, 저 앞에 낡고 폐허에 가까운 주유소가 나타났다. 사하는 반가운듯한 목소리로 차의 속도를 줄였고, 낡은 트럭은 삐걱거리며 초록색 페인트가 칠해진 바닥위로 진입했다. 사하가 주유기 옆에 차를 대고 시동을 끄자마자 모두 기다렸다듯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아수라는 기지개를 펴고 몸을 쭉쭉 뻗으며 주유소 안을 대충 둘러보기 시작했고, 라바나는 자신을 고생시킨 차를 한번 대충 툭 걷어차고 도도한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우리 할아버지 차야. 제발 조심히 다뤄줘..."
한숨을 푹푹 내쉰 리즈는 토하기 일보 직전인 나딤을 부축해 화장실로 사라졌다. 주유소는 낡을대로 낡아 버려진듯했지만 사하는 걸음을 옮기며 예의상 크게 인사를 건네보았다.
"누구 계세요?"
"무료로 주유를 할수있는건 아닌것같은데 카드를 쓸수있을것같진않군."
녹이 많이 슨 주유기를 들여다보던 아수라의 어깨를 누군가 톡톡 두들겼다. 이에 화들짝 놀란 아수라는 짧게 헉 소리를 내며 뒤를 돌았다.
"이 주유소는 지금 영업을 하지 않는데요."
머리가 벗겨진 한 남성이 건들거리듯 말했다. 사하는 남성의 왼쪽 가슴에 클로드라고 적힌 이름표가 있다는걸 재빨리 발견하고 정중하게 사과를 건넸다.
"쉬고 계시는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클로드씨. 친구가 잠시 화장실에 가있어서요, 볼 일만 보고 최대한 빨리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흠.. 그렇군요. 그나저나 이렇게 외진 숲속에 찾아오시는 분들은 별로 없는데 여기서 젋은 친구들을 보니 참 신기하네요."
"여기 '단풍 길목'이란곳에 얘 사촌의 별장이 있어서요. 잠시 과제도 할 겸 놀러왔죠."
클로드는 안경 속의 눈을 빛내며 의아하다듯 물었다.
"사촌의 별장이 그런곳에 있다고요?"
"네..."
아수라의 사촌이 어떤 이유로 외딴 숲 속에 있는 오두막을 샀는지 알 턱이 없는 사하는 입만 어물쩡거렸다.
"뭐 어때. 다른 조들 봤어? 과제할 장소 찾는것도 골머리를 썩던데 우린 운이 좋은거지."
라바나는 입을 삐쭉거리고 칭찬해달라는듯 아수라를 바라보았다. 이에 아수라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라바나의 풍성한 머리에 입술을 누르는것으로 화답했다. 누가 봐도 연인 사이인듯한 그 둘을 바라보는 클로드의 웃음도 의미심장하게 깊어졌다.
"제가 경고 하나를 해드리죠."
"거기에 들어가면 다신 나올수없어요."
"..."
사하는 너무 급작스러운 전개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감이 안 잡히는듯 입만 벌리고 있었고, 나딤을 데리고 돌아온 리즈는 얼이 빠진 일행들의 눈치를 보며 어색하게 우뚝 서있었다.
"환상 속의 인어를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죽어도 여한이 없을것같아."
나딤이 약에 취한 채 헛소리로 정적을 깼다.
ㅡ
푸르른 녹음 사이로 단풍이 가득한 길목이 보였다.
"저긴가보다. 진짜 이름 그대로 저기만 가을을 정통으로 맞았네."
붉고 누런 갈빛의 나뭇잎들이 휘날리는 사이로 단풍 길목의 경고문이 보였다. 꽤 오래전에 쓰인건지 글자가 다소 흐릿하게 지워져있었지만 뭐라고 쓰여있는진 알수있었다.
'돌아가라'
"아까 그 빡빡이 새1끼가 써놓은 표지판이 분명해"
차는 거침없이 입구로 들어섰다.
ㅡ
터널을 통과한 후 맑은 호수 옆에 고즈넉하게 서있는, 동화에나 나올법한 통나무 오두막을 본 순간 모두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
"와 아수라 여기 정말 멋지다! 사촌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라바나와 아수라는 손을 잡고 뛰어갔고 나딤은 약에 취해 비틀거리며 둘의 뒤를 기어가듯 따라갔다.
"쟤 저러다 호수에 빠질까 걱정되네"
"라바나, 내가 보기엔 저기 2층 창문 큰 방에서 머물면 딱일것같다."
남들 다 들으라는듯 크게 말하는 아수라에게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걸 느낀 사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걸 보며 리즈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오빠가 모쏠이라고 남들 연애하는거까지 눈꼴시게 볼 필욘 없잖아요."
"그런거 아니야. 어차피 이번 과제가 끝나고 나면 로레인한테 고백할꺼고, 그럼 더이상 모쏠은 아니지."
"언제 로레인 언니가 허락해준대요?"
사하와 리즈는 투닥거리며 트렁크에서 짐을 내리고 사이좋게 나눠들고 걸어갔다. 꿋꿋이 그린듯한 미소를 지으며 주위 광경을 둘러보며 걷던 리즈는 자신이 푸석푸석한 풀과 나뭇잎이 아닌 다른걸 밟았다는걸 느꼈다. 묘한 위화감에 리즈는 몸을 낮춰 나뭇잎 더미를 파헤쳤다. 그곳엔 새카맣게 탄 참새가 낙엽들 사이에 파묻혀 있었다.
"엥 참새가 여기 왜 죽어있지?"
"리즈, 동물들이 숲 속에 죽어있는건 흔한 일이야. 근데 저렇게 타죽은건 좀 이상하긴 하네. 꼭 마치 뭐에 지진것같잖아."
순간 무언가 이상하다는걸 느낀 리즈와 사하가 서로를 마주보았다. 미간을 약간 찌푸린채 몸을 굳히고 있는 그들의 위에 희뿌연 가스가 스물스물 살포되었다.
"뭐해 빨리 안 오고!"
"냅둬. 좋은 방은 우리가 다 차지하자."
아수라의 허리를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라바나의 뒷모습을 본 리즈와 사하는 곧장 몸을 일으켜 별장으로 향했다. 방금 전 느꼈던 의문과 불안감은 온데간데 없이 잊은 채.
"타겟 도착, 시스템 작동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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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있으면 수정하게씀
옛날에 해리포터 관련한거 쓸때도 나스티카 아스티카 다 인간 법사로 만들어서 이렇게 해도 괜찮을줄 알았는데 인간 캐릭터들로 수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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