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토의 결말에 대한 다른 생각. 키시모토의 또 하나의 의도
나루토 결말을 보고 이게 좋다/나쁘다 와는 좀 다른 '탐탁치 않은' 느낌이 들었기에 이 글을 작성해봄.
가볍게 읽어줬으면 한다.
내가 우선 다뤄볼건, 다름아닌 주인공의 출신지인 '나뭇잎 마을'의 쓰레기성임 (만갤러들은 다 알겠지만)
<쓰레기 마을의 쓰레기 닌자들>
나루토를 보면서 나뭇잎 마을 때문에 안빡친 사람은 아마 드물거라 생각.
4대 호카게의 아들내미라는 이유만으로 원치도 않는 인주력 봉인당하고
마을 전체로부터 이지메당했는데 좀 쎄져서 돌아오니까 언제 그랬냐는듯 급 친한척.
이 과정들도 마을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다기보단 그냥 나루토가 모두를 용서하는식.
이외에도 나뭇잎 마을의 이지메 목록은 여길 참고 :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family/230/read?articleId=22900543&bbsId=G005&itemId=75
뭐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다 노답 쓰레기들이라 그렇다치면 그들의 대가리 호카게들은?
이타치의 기구한 썰을 들은 뒤 1대 호카게의 반응. jpg
참고로 이 새기는
이러던새기임
암만봐도 절대 정상적인 반응은 아님. 일단 창시자부터 마인드가 이 모양
3대 호카게 사루토비 히루젠
인상좋은 할배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할배도 좀 깨름칙한 부분이 많음.
마을의 영웅이자 제자였던 4대 호카게 꼬맹이 아들을 혼자 살게 한거도 그렇고
나루토 왕따당하는거도 걍 방치함. 그리고 무엇보다 이 할배 대에는
마을이 평화로웠지만 오로치마루를 죽이지않아 결국 후대에 피바람을 불러오게 한
주 원인이기도 함. 즉 근본적인걸 어떻게 하진 못하고 잠깐의 평화에 안주한 셈임.
오로치마루가 왜 나뭇잎 부수기를 시도했는지에 대해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마 이런것들이 관련이 있는게 아닌가 추정됨.
하여간 독자들은 이런 상황을 보면서 작품 속 인물들에게 공감을 얻기보다는 오히려
반감을 얻게됐음. 당장 만갤뿐만 아니라 왠만한 커뮤에서 나뭇잎 마을의 졸렬함과
현대사회 최악의 병폐라고 불리는 소년병 육성을 대놓고 하는 닌자 세계의 분위기에 대해
불쾌함을 표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왔음.
그런도중에 이 떡밥이 나오지.
달의 눈 계획.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환술을 걸어 꿈의 세계에서 영원히 살게하는것.
물론 작중 인물들은 이 계획에 반대하고 정신나간 짓이라며 열불을 내지만
지금까지 등장인물들의 모순적인 작태를 보면서 '이럴바엔 차라리 무한 츠쿠요미의 세계가 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됨.
하여간 이후 거지같이 길고 지루한 싸움 끝에 나루토가 증오의 연쇄를 끊었느니 뭐니 해서
어떻게든 일단락이 되지만 별로 설득력은 없었음. 사실 일개 만화가 한명이 답을 내리기엔
너무 장엄한 문제이기도 하고.
난 이 모든걸 작가가 '마다라가 옳았던게 아니냐?'라는 생각을 우리에게 들게 해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로 나 나퀴 아니다 ㅇㅇ 지금 나루토 결말을 쉴드치자는게 아님.
<본격 나루토 한줄요약짤>
나루토를 첨부터 끝까지 다 본 사람이면 작품이 진행될수록
작품 초반의 주제와는 상반되는 전개로 만화가 진행되고 있다는걸 느꼈을거임.
쓰레기라도 노력한다면 천재를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라고 했지만 현실은 나루토는 전무후무한 만화 최강의 혈통, 작품 최강자들은 대부분 특이한 눈깔 하나씩은 달고있고
록리, 키바 등은 비중도 종범이고 강하게 나오지도 않음
단순히 파워밸런스 문제라고 보기엔 뭔가 이상할 정도로 혈통, 재능의 중요성이 후반갈수록 부각됨.
키시모토 마사시가 나루토를 연재 시작한건 1999년, 키시모토 마사시가 대충 25살쯤 됐을때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막 연재를 시작한 20대 만화가 하면 어떤 느낌이 떠오름?
점프 3대공식이라 하는 우정,노력,승리 라던가 근성, 열정, 오기 등의 단어들이 떠오르겠지.
키시모토 마사시 본인도 상당한 노력파인거로 알고있다. 그래서 노력의 중요성과 그 가치가
누구보다도 본인에게 와닿았을거고 그게 만화에도 자연스레 반영됐음.
연재 후 15년이 지난 키시모토 나이는 현재 40쯤. 나루토를 연재하는동안 아마 삶의 쓴맛 단맛
모두 맛봤을 나이가 됐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5년의 세월이 흐른 그에게 아직도
노력이야말로 재능을 뛰어넘는 그런 가치라고 생각할까?
정말 불쾌한 일이지만 사회를 쥐어잡는건 아직까지도 역시 학연, 혈연, 인맥, 재능임.
키시모토 역시 재능이 있어서 여기까지 온것이겠지만 '헛된 노력'이라는게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느낀게 아닌가 싶다. 한때 호카게를 노렸지만 지금은 추억팔이나 하고있는 키바, 다 애도 있는데
혼자 솔로인지 커플인지 의문투성이인 록 리......
우치하 마다라의 달의 눈 계획은
위에서 말한것들을 다 족까고 최대의, 최고의 행복을 만들어내는 가장 이상적인 해결방법이라 볼 수 있음.
비현실적이고 비윤리적이지만 현실에서나 나루토 세계 안에서 보이는 불편한 진실들은
만화책 장을 덮고도 달의 눈 계획의 옳고 그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끔 함.
내가 아까 나루토 결말을 보고 느낀 감정은 '탐탁치 않음'이라고 했음.
뭐가 탐탁치 않았을까? 나루토 아들 볼트가 호카게 바위에 낙서를 할 때
기존 나루토 독자들은 나루토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대충 짐작을 했을거임.
적어도 내 경우엔 겨우 이렇게밖에 못그리냐고 한다거나 아니면 하다못해 혼은 내더라도
재밌다고 씨익 웃어주는, 그게 나랑 많은 팬들이 기억하는 나루토임.
'젠장 그만좀 해 보루토!!'
사람들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내 생각에 이 반응은 진짜
그동안 나루토가 우리에게 보여줬던 모습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반응임.
아버지가 매일 바빠서 나루토의 관심을 끌려고.. → 어릴적의 나루토와 별로 다를게없음
어릴적 나루토는 혼자있던게 너무 외롭고 쓸쓸해서 어떻게든 마을 사람들 관심을 끌려고
어그로를 끌었음. 나루토는 그 슬픔을 누구보다도 가슴 속 깊이 가지고 있을게 분명한데도
자기 아들 놈 위해 제대로 시간을 내지 않음. 물론 이는 마을을 위해서라 하지만...
이쯤되니 아까 봤던 그 사람이 떠오른다.
바로 우리가 사는 세계임.
정확히 말하자면 키시모토 마사시가 생각하는 우리네 세상이라는거.
저 뒤에 고층빌딩들 보면서 의아해한 사람들 참 많았음. 나역시 그랬고..
왜 마지막 컷에 이런 언밸런스함을 굳이 보여준걸까?
솔직히 객관적으로 볼때 이건 안넣으느니만 못한 장면중에 하나라고 봄.
물론 나루토 세계관에서 기존에 컴퓨터나 전봇대가 나오긴 했지만 지나치게 어색하지않나?
저곳은 마치 우리가 사는 세상같잖아..
맞음. 나루토는 바로 키시모토 마사시가 바라본 우리가 사는 세계를 비유적으로 다뤘음.
그가 25세의 나이, 젊은이의 눈으로 바라본 이 세상은 노력과 열정으로 모든걸 뒤엎을 수 있는 세계였고(1부)
나이를 먹으면서 바라본 이 세계는 온갖 부조리가 판을 치고, 안되는 놈은 안되고 되는 놈만 되는
차라리 다 쓸어버리는게 나을 지도모르는 생각을 들게하는 세계임 (2부)
두번쨰 문장같은 메세지를 소년 만화에서 넣을 수 있었을까? 설사 토가시처럼 다 개무시하고 그런다쳐도
아마 키시모토 본인이 수년에 걸쳐 세운 거대한 세계를 단 한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거대한 도박을
하고 싶지는 않았을거라 본다. 그리하여 이렇게 의도적인 불쾌감을 주는 선에서 본인의 생각을
계속해서 드러낸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아직까지 오로치마루, 카부토의 행방과 처우, 나뭇잎 마을의 졸렬함, 달의 눈 계획의 재평가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것을 볼 때...
3줄요약
1. 나루토는 3대 호카게의 전철을 그대로 밟았다.
2. 젊었을때 본 이 세상은 내가 잘하면 다 될줄 알았는데 나이를 먹고보니 이 세상은 답이 없다.
3. 그렇게 변해가는 시선을 그대로 반영한게 나루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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