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생충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
<기생충>으로 명확해진... 일본영화가 ‘한류’를 못 이기는 당연한 이유
비영어 작품으로서 사상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의 충격 이후 3주 남짓. 영화 <기생충>은 (일본) 흥행 랭킹에서 개봉 6주차에 정상을 차지한 후 3주 연속으로 1위를 유지했다. 일본 내에서 흥행 수입은 37억 엔(약 408억 원)을 돌파하며 (일본 내) 한국영화 역대 탑이었던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년, 30억 엔)을 넘어섰다.
그 사이에 TV 등 주류 매체들은 “아시아 영화로서 첫 쾌거다”라며 마치 자기 일인 양 기뻐했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일본) 정부 스스로가 혐한을 부채질하며 바보 취급 하는 사이에 이웃나라에게 뒤쳐져버렸을 따름이다. 영화평론가 마에다 유이치 씨도 그런 풍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축복 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지만, 이번 오스카 수상으로 한국에 뒤쳐짐으로써, 아시아에서는 한국영화야말로 넘버원이라는 서열이 완벽하게 지어졌습니다. 구로사와(아키라)나 오즈(야스지로) 등 위대한 선인들이 쌓아올린 평판에 안주한 채, 세계에선 도저히 통용되지 않는 싸구려 내수용 돈벌이 기획물만 양산해온 것이 원인이겠죠. 지난해 연간 Top 50 작품들을 보더라도 원작물이 아닌 완전 오리지널 일본 실사 영화는 <기억에 없습니다>(미타니 코키 감독) 단 한편뿐입니다. 히트할 내용이 아니더라도 의욕적인 기획에는 적극적으로 돈을 대서 세상에 내보내는 한국영화와는 근본적으로 발상이 다릅니다.”
실제로 한국은 일본의 배 이상인 연간 2,600억 엔의 문화예산을 투입하며(일본의 문화예산은 약 1,000억 엔) 민관합동으로 영화문화를 육성해왔다. 연간 관객 동원수도 매년 2억 명 이상, 영화인구(국민 1인당 연간 관람횟수)는 일본의 3배다.
“일본과 다르게 관객 동원수를 실시간으로 공개함으로써, 메이저 영화사의 작품이라도 실패작을 한 눈에 알 수 있고, 매스컴도 폭망했다며 통렬하게 깎아내립니다. 그런 정보 공개와 비평의 눈에 노출되는 것을 통해서도 경쟁력이 생기죠. 한편 ‘손타쿠(忖度 알아서 기는)’ 문화의 일본에선 방송국이 제작에 참여한 메이저 작품에 대해서는 공공연한 비판과 비평조차 꺼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순종을 강요하는 일본문화에 질렸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밤쉘>로 두 번째 분장상을 수상한 카즈 히로 씨가, 기쁨을 나눠야 할 자리였을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죄송하지만 저는 순종을 강요하는 일본문화에 질려서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라며 일본 사회의 폐쇄성을 강렬하게 비판해 충격을 주었다.
갈라파고스화된 일본영화계는 세계에서 활약하는 카즈 히로 씨의 말을 지금에야말로 가슴에 새겨야 하지 않을까.
https://extmovie.com/movietalk/54637758
일본도 진짜 노답인가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