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이야기 - 정우경
그 다음 이야기 - 정우경
하늘 같은 이름으로
다가서고 싶은 날
바람이 소슬하니 불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내 안에 또 하나의 주인이 되어버린 사람
어쩌다가 흐르는 눈물의 제목이
너로 인한 그리움임을 알아버린 날
추억 같은 이름으로 내게 다가와
봄날 꽃보라처럼 던져주는
서러운 이야기는 "사랑했지만......"
내 입안 하나 가득
우물우물 되뇌이는 "잊을 수 없어......"
몇 마디의 이별가처럼
메아리로 퍼져오는 너의 인사는
뒷모습이 다 사라지도록
울리고 또 울리고
빗물 같은 이름으로
네게 다가서고 싶은 날
소나기 한 차례 흩뿌리고 있었다
사랑은 한 번쯤 치러내는 홍역과 같이
보기 흉한 흉터로 남아지는
흐르는 구름인 것을 알아버린 날
또다시 추억 같은 이름으로 내게 다가와
가을날 낙엽처럼 던져주는
서러운 이야기는 "그리웁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