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윤곤강
자화상
윤곤강
텅 빈 방안에 누워
쪽거울을 본다.
거울 속에 나타난
무서운 눈초리
코가 높아 양반이래도 소용없다.
입센처럼 이마가 넓대도 자랑일 게 없다
아름다운 꿈이 뭉그러지면
성가신 슬픔은 바위처럼 가슴을 덮고
등 뒤에는 항상 또 하나의 다른 내가 있어
어름같은 눈초리로 나를 노려 보고
하하하 코웃음 치며 비웃는 말 --
한낱 버러지처럼 살다가
한낱 버러지처럼 죽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