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사등(瓦斯燈) : 김광균 시
와사등(瓦斯燈) : 김광균 시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녀 있다.
내 호올노 어델 가라는 슬픈 신호(信號)냐. //
긴 여름 해, 황망(慌忙)히 날애를 접고
느러슨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저저
찰난한 야경(夜景), 무성한 잡초인 양 헝크러진 채
사념(思念) 벙어리 되어 입을 담을다. //
피부의 바까테 숨이는 어둠
낫서른 거리의 아우성 소래.
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 //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석기여
내 어듸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왓기에
길-게 느린 그림자 이다지 어두어 //
내 어디로 어떠케 가라는 슬픈 신호기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니여 잇다. //
* 감상 : 30년대 모더니즘 계열의 회화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 시(도시적 삶의 고독과 삶의 비애감을 주관적인 감각 체험으로 묘사)로서 현대 문명 속에서의 삶이 지닌 군중 속에서의 고독과 비애, 그리고 뿌리 뽑힌 이방인적인 우수를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