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연구]실낙원, 카네키 켄의 대응점 #1 (수정, 내용추가)
저번과 마찬가지로 너무 길어져서 두개로 나눕니다. #1,#2로 분할을 표기했습니다. 이번 것은 짧으면 두번 분할, 길면은 서너번까지 나눠 써야겠습니다(...).
어제 카네키의 붉은 오른 손을 가지고 자세하게 써보겠다고 했었던 글입니다. 어제는 시간이 없어서 못했고, 오늘중으로 전부 써볼까합니다.
1.실낙원(Paradise Lost)
실낙원은 인간의 타락과 구원을 다루는 존 밀턴의 대서사시로, 단테의 신곡과 함께 서구권 기독/천주교 문학에서는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받는 것입니다. 한 줄 읽었는데 벌써부터 도쿄구울과 꽤 깊은 접점이 느껴지는 것은 비단 기분탓만은 아닐텐데, 그 이야기들을 모두 열거하자면 날이 샐 것 같아 스킵하고, 오늘은 카네키와 그가 갖는 상징성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볼까합니다. 더욱이, 꽤 공고한 입지를 갖고있는 에토와 아오기리에 대해서도 단편적으로나마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썼던 어떤 추측 및 연구글보다도 난해한 내용을 담을 가능성이 있어서 중간중간 농담도 좀 섞어서 되도록 편히 풀어쓰겠습니다만, 필력이 모자라 잘 안될수도 있으니 이 점 미리 양해부탁합니다.
실낙원은 총 12권으로 이루어져있고, 끝내는 미카엘의 지시에 따라 낙원에서 추방됨으로서 구원을 얻었던 한 쌍의 부부, 아담과 이브가 모든 인류의 시초가 되는 창세기의 끝으로 마무리를 내립니다. 사탄, 내지는 루시퍼에 의해 낙원에 살고있던 이브가 선악과를 탐함으로서 먼저 타락을 하게되고 여자친구 잘못만난 아담은 결국 덩달아 인생존망의 길을 걷는 꽤 단순한 이야기를 굴곡있게 그려냈던 만큼, 그 볼륨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도쿄구울이 실낙원의 이야기를 재해석했다면, 그 골자는 비슷하지만 결코 완전히 같지는 않을것이며, 그렇기에 실낙원에서의 "추방"이 도쿄구울에서는 행복한 "구원"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서 카네키 켄은 무엇에 대응하는가. 쉽게말해 아담이고, 동시에 신의 권능을 상징하며, 사랑하는 여인에게 너무나도 쉽게 타락해버린 인간의 나약함을 상징합니다. 결국 그는 낙원에서 추방되었습니다만, 결국 이 때문에 성경에서도 그는 성욕과 기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를 얻었고 이는 모든 인간이 태어나는 계기가 됩니다. 더욱이,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낀다는 것은,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그리 나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바람직하고 한 인간의 성장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때문에 낙원에서의 영원한 추방이, 상단에 간략히 기술했다시피 나쁜 것은 아닐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2.에덴 동산
"저기저기, 하나님이 너희더러 저 나무에 달린 열매는 하나도 따 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이브, 진짜인거야?"
막상 설명하려고 하니 미친 분량에 어떻게 정리해야될지 막막하네요. 한 번 생각해봅시다. 선악과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신은 그들에게 다른 나무의 열매는 마음대로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선악을 알게하는 저 나무』에 있는 것 만큼은 따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단 한개도 용납할 수 없다고. 실낙원에서 신에게 패배한 사탄은 신에 대한 직접적인 복수보다는 그가 낳은 피조물들을 하나하나 망가뜨리는 것이 더욱 재미있겠다고 생각했고, 과수를 먹으라고 유혹합니다.
이브를 사랑했던 아담, 아담을 사랑했던 이브. 두 부부 중 하나만 홀려놓으면, 남은 이는 자연스럽게 배우자를 따라 타락할 것이라고 생각한 바, 우리의 사탄은 잔꾀를 부려 이브에게 과일을 먹을 것을 독촉합니다. 매우 단 꿀과 같은 말들은 이브의 귀를 홀렸고, 그녀는 결국 신의 명령을 위배했다는 죄책감과 함께 수치심을 깨닫습니다. 선악과가 원래 상징하는 바는 신에 대한 인류의 첫 배신입니다. 하지만 "수치심"을 깨닫는 것이, "성"을 깨닫는 것이, 왜 나쁘단 말입니까? 왜 그것이 타락이며. 왜 신은 그것을 금했을까요. 수치는 인간을 발전하고 성찰하게합니다. 성은 아이를 낳고 남녀가 한 쌍이 되는 신성한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결코 죄악이 아니며, 나쁘지 않습니다. 이는 물론 현대적인 해석입니다만,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 가두어 두기 위해 그랬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목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지함은 맹목적인 충성을 부릅니다. 신은 그들이 알지 못하는 채로 남는다면, 그들에게 비춰진 자신은 영원한 선지자일것임을 알고 그들의 영원한 무지를 위해서 모든 것을 알게 만드는 선악과를 먹지말라고 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을 먼저 먹은 이브는, 이제 신이 만들어놓은 낙원이, 단순히 낙원을 연기할뿐인 "새장"임을 깨닫습니다. 자신들은 낙원에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갇혀있는 것"이며, 갇혀있는 새는 날아갈 수 없기에, 끝내 우리들은 벗어나지 못했다고.
어떻게보면 에덴동산에 살고있던 뱀은 모든 진실을 미리 알고있던 자이며, 이브는 뱀이 알던 진실을 아담보다, 다른 인간들보다 먼저 깨달은 존재. 하지만 그렇기에 그것이 단순한 "죄악"이라며 매도당하고 고립된 채로 쓸쓸히 자라야만 했던 존재. 필연적으로 그녀가 탐한 사과는 어떻게보면 배신이 아니라, 진실을 상징하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진실을 알고있는 이브는 이제 섞여들지 못합니다. 그녀의 반절은 아직도 낙원에 속해있지만, 또 반은 현실과 삶의 너무나도 잔인한 진실을 알아버렸기에, 어느쪽에도 속해있지만 또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아요. 하지만 다시 무지한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깨달음은 그런것이니까요. 그리고 사적인 감정도 있었습니다. 이 고통스러운 닭장을 깨 부수겠다고, 또 저 새장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에 관한 호기심도 이브를 괴롭힙니다. 그리고 자신과 아담을 그렇게 만들고 가둬버린 새장의 주인, 신에 대한 원망심이 절대 없었을거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카네키군. 따라온다면 보여(맛보게 해)주마. 세계의 진실(선악과)을."
누가 한 말이었을까요. 언제 나온 말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무렵 이 말을 내뱉은 인물과 같이 있었던 자는? 그리고 이 말의 화살촉이 향하는 "카네키"라는 남자는, 무엇을 갖고있기에 검은 뱀은 굳이 그에게 따라올 기회를 주었을까요. 선악과가 열린 곳은 나무입니다. 나무에는 하나의 열매만이 맺히진 않지요. 어쩌면 그 나무 자체가 진실을 상징하는 것이며, 나무에 열린 무수한 열매는 곧 진실의 조각들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것을 둘러싸고있는 낙원은, 진실과 함께 인간들을 가두기 위한 새장일뿐이라면 어떨까요. 더욱이, 조금 더 깊게 파고들어가봅시다. 최초의 남녀. 끝내 아담도 선악과를 먹었듯이, 이브와 아담은 무지와 깨달음을 왔다갔다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그런 존재들, 두 세계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왔다갔다하는 잡종, 튀기들은 도쿄구울에서 무엇을 상징하나요?
카네키는 뒤늦게 강해집니다. 하지만 작중시점인 re 55화에 이르러서도, 아직 그는 정확히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지 못하지요. 단지 무엇인가 암습하는 인영이 있다는 사실만 깨달은 채, 두려워하며 스스로를 지키고자 하는 아직은 무지한 인간일뿐. 반면 처음 저 말을 했던 남자는, 카노우 박사는 무엇인가요. 그는 이미 세계의 진실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카네키에게 따라올 기회를 주지요. 하지만 카네키는 따라가지 않습니다. 실제로 성경에서도 아담은 뱀에 의해 과일을 먹지 않습니다. 그 말인즉슨, 뱀은 아담을 유혹하는데에 실패했다고도 볼 수 있지요. 그렇다면 어떻게해서 아담은 과일을 먹을까요? 바로 이브가 건넨 한 개 때문입니다. 뱀이 보여준 수백개의 과일에도 과일에 입을 대지 않았던 아담은, 이브가 건넨 한 개를 먹고 모든 진실을 알지요. 그리고 이제 이야기의 주인은 더이상 뱀이 아니게됩니다.
곧 다시말해, 선악과를 처음으로 먹으라고 유혹한 뱀은 가장 먼저 세계의 진실에 다가선 카노우 박사, 그리고 카노우 박사와 함께 다니는 에토는 뱀이 처음으로 사과를 준, 진실을 알려준 인물인 이브일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동시에 카노우(뱀)가 진실을 알려줄 것을, 선악과를 먹을 것을 권유했을 때 그걸 뿌리쳤으나, 후일 에토(이브)에게 받은 사과 단 한개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선악과를 먹고 낙원에서 추방당한 최초의 남자, 아담은 곧 카네키 켄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결국 츠키야마 섬멸전에서 에토와 카네키가 만난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거란 의미입니다.
3.낙원의 신
"다른 곳의 과일은 모두 괜찮단다. 하지만 저 나무에 열린 과일만큼은 먹지말거라."
낙원을 만든 신은 누굴까요. 낙원이 곧 새장이고, 새장이 상징하는 바가 도쿄구울에서 계속 강조되었듯이 하나의 세계라면, 그것은 감옥과 그리 다르지 않을것입니다. 하지만 비유가 아니라 진정 세계를 마치 목적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사용할 정도라면, 그 영향력은 막강해야겠지요. 그리고 그것이, 암약하는 V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CCG의 상층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구요. 그들이 말하는 "균형"이, 아오기리 나무가 깨뜨리고 있는 그것은, 과연 낙원을 위한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정의로운 질서를 위한것일까요. 정말 정의로운 질서를 상징한다면, 왜 요시무라같은 SSS의 올빼미 구울이 필요했겠으며, 왜 그들은 이에 반하는 이들을 배제하려 들까요.
아담과 이브 자체는 카네키와 에토같은 인물들을 상징한다고 하지만, 더 넓게보자면 하나의 인류 전체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낙원이 낙원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알고있는 세계가 그것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하지요? 그리고 그것은 신이 낙원에서 선악과를 먹지 못하게 한 이유, 바로 "무지"와 직결됩니다. 알지못하면, 나쁠것도 없지요. 마치 매트릭스의 기계세상처럼, 자신이 아는 세계가 그것 뿐인데, 어떻게 그 세상이 나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비교할 대상조차도 없는데. 그리고 이것은 V기관 내지는 또다른 흑막이 세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질서, 평화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오기리 나무의 진짜 의의. 카노우 박사가 아오기리 나무와 손잡는 진짜 이유는, 그 새장을 벗어나서 높은 곳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키고 싶기 때문일것입니다. 새장 밖에서 날아가는 새가 되고 싶은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그리 이들에게 좋게만 비춰졌지는 않을것입니다. 질서를 위협하고, 한 번 구멍이 뚫리면, 겉잡을 수 없이 빠르게 구멍은 벌어지고 곧 세계는, 낙원은, 새장은 박살날테니까요. 열린 문을 두고 나가지 않는 새는 많지 않을것입니다.
그것이 V기관, 신에 대응하는 점이 이들이라고 상정한다면, 왜 그들이 수십년전 점장에게 척안의 올빼미를 죽일 것을, 자신의 아내인 우키나를 살해할 것을 명령했는지 이해할 수 있지요. 에토와 그녀의 조직은 V기관의 지배력에 극도로 반하는 존재들입니다. 당연히 그녀를 살려둘 이유도 없고, 살려둬서도 안됩니다. 때문에 오랜 세월 전, 새장을 관리하는 청소부, 감옥의 간수로서 일했던 쿠젠을 다시 불러 올빼미를 처형할 것을 명령했겠지요. 하지만 사랑과 감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더이상 그들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조그마한 병아리가 아니었던 쿠젠은 죽음을 각오하고 그녀를 해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후일 프로토타입인 카네키 켄부터 시작해서 타키자와 세이도, 플로피와같은 2세대 반구울들이 나타나는 계기. 다시말해 새장이 망가지기 시작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를 방관할리가 없기에, 결국 빠른 시일내로 이들이 사건에 개입할 것임은 무척 자명하지요.
아직 더있어요...! 근데 너무 길어져서 #2로 넘깁니다. 헿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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