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보고 싶은 사람 - 변종윤
가을비가 내리는 날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괜스레 두 눈 가득
눈물 머금었다가
주르륵
쏟아내고 싶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등이 젖고 어깨가 젖고
마음마저 흠뻑 젖어버려도
바라보면 행복하던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생각만 하여도
뜻 모를 설움이 파고들어
이별의 두려움에 울어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모래알같이 쌓인 추억
한 줌 남기지 않은 채
빗물에 뿌리며 떠난 사람이
빗물 속에 다시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