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에서 - 목필균
태국 국경에서 바라보면
메콩강 건너 라오스가 보인다
가난이 불행이 아닌 나라
부유의 유혹이 황금빛으로 다가와도
맨발의 행복이 미소로 번진다
키보다 더 큰 보따리를 옮기면서도
남루함이 부끄럽지 않은 아이들
빈주머니로도 행복하게 보인다
나라와 나라 사이를 흐르는 메콩강처럼
너와 나 사이에도 강이 흐른다
젊은 날에는 헤어짐이 슬픔이었지만
이즈음 그도 나를 성숙하게 한 시련이었으니
삶의 찌꺼기를 걸러낸
메콩강의 탁류를 바라보며
응결된 고통의 응어리보다
쓸려나간 허전함이 시선 끝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