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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라노벨] The Knowers - Knowledge no.0 prologue
고인 | L:35/A: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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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1 | 조회 1,684 | 작성일 2012-03-18 23: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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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라노벨] The Knowers - Knowledge no.0 prologue

츄잉에 이 소설을 올리는게 대체 몇번째 인지 모르겠네요.

흐아....

이 소설도 참 머리에서 구상은 많이 되어 있는데 그만큼 못 쓰고 있는게 너무 슬프네요

제 취미로 쓰고 있는 소설이니 만큼 거의 모든걸 제 상상력과 지식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긴 글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댓글 하나만 달아주셔도 기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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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름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가을의 첫 발걸음이 시작되어 조금은 쌀쌀해진 날씨

초승달이 높게 뜬 늦은 밤 20대 초중반 정도의 연령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젊은 여성은 손목의 시계를 보며 중얼거렸다

"어떡하지... 생각보다 늦어버렸어... 이 골목 진짜 너무 싫은데.... 빨리 집에 가야겠다..."

젊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고 있을 법한 그런 평범한 생각. 하지만 분명히 이 골목은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의 간격도 상당히 떨어져 있고 비교적 인적이 드문 곳이라 확실히 혼자 걷는다면 건장한 남성이라도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들법한 그런 골목길이였다.

불안한 마음에 그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하지만 그녀의 뒤에선 그녀의 것이 아닌 뚜벅 뚜벅 소리를 내는 발자국이 따라오고 있었다. 걸음 걸이와 그 소리로 보아 남자임이 틀림없다

어둡고 으스스한 골목, 환절기라 옷 선택을 잘못해 본래의 온도보다 더 차갑게 느껴지는 공기, 혼자 걷기만 해도 오싹함이 느껴지는 골목길과 등 뒤에서 들려오는 누군지 모를 남자의 발자국 소리... 이런 상황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여자는 없으리라. 

남자의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여성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보통의 남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한 착각이겠지. 하지만 여성이라면 당연히 느끼는 불안감이다. 불쾌감을 느끼는 남자도 하지만 불안감을 느끼는 여자도 잘못은 없다. 보통의 남자들이 놀림조로 '그런 얼굴이면 이쪽이 더 무섭습니다'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여자는 미인이였다. 정말로 진짜.

'대체 누구지...? 왜 따라 오는 거냐구... 설마 스토커? 만약 진짜로 그런거면 어떡하지...? 이럴 때는 큰 길쪽으로 나가라고 했던가?'
 
전에 웹 서핑 중에 보았던 '어두운 밤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질땐 조금 돌아가더라도 큰 길 쪽으로 가시는게 안전합니다' 라는 글이 떠오른 그녀는 조금 돌아가긴 해도 큰 길 쪽으로 돌아 가기로 마음 먹고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여자가 방향을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발소리는 멀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더 가까워 진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길이 겹친걸까...? 아니면 정말로 나를 따라오는 건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아는 사람은 아마 여자의 뒤에서 걷고 있는 남성 한명 뿐일것이다

방향을 바꾼지 몇분 쯤 되었을까 방금까지 들려오던 남자의 발소리가 갑자기 사라졌다. 다른 길로 가서 소리가 멀어진 것이 아닌  멈췄을 뿐이다.

여자는 조심스레 뒤를 돌아보았다. 밤의 어둠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가로등 역시 별다른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뭐지...? 왜 갑자기 안 따라 오는거야...> 괜히 더 불안하잖아... 혹시 이러다가 갑자기 뛰어온다거나 하는건 아니겠지...?'

여자는 자신이 습격을 당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생물은 아무리 불안감이 커져도 그것은 불안감으로 남을 뿐이다. 실제로 현실에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다. 자신은 괜찮을 것이란 무의식 중의 안심이며 자만이고 착각이다. 인간이 이런 무의식 중의 자만은 무슨일이 있어도 죽지않을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것과 동시에 자신은 평범한 인간이기에 특별한 사건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 믿는 아이러니한 것이다. 

이 여자도 예외는 아니였다

여자가 자신이 수분 내로 목숨을 두번이나 위협받을 거란 사실을 이 시점에서 직감하고 있을리가 없다



2

큰길에 도착한 여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늦은 밤이라 여기도 사람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큰 길로 나왔으니까 괜찮겠지'

사람은 없어도 주변에 불이 켜진 건물은 몇개인가 있다

마음을 놓은 그녀는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 자신이 걸어나온 골목길, 그 쪽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 조금의 발소리도 내지 않고 걸어오고 있었다. 물론 치한 처럼 보이지도 않은 평범한 학생이였다. 용모역시 오히려 잘생긴 쪽에 가까워 전혀 나쁜 사람으론 보이지 않았다. 외모로만 판단하는것은 좋지 않지만 가만히 바라보면 호감을 느낄수 밖에 없는 그런 인상을 하고 있었다. 

어딘가 기묘한 느낌이 드는 학생이었다. 발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렇게 까지 대단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발소리가 작은 경우에 한해서다. 사람이 걷는데 있어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 소년은 그것을 해내고 있었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 발자국 소리가 작은것이 아니다. 완전한 0db 이라곤 할수 없을지 몰라도 인간의 귀는 물론 상당히 정밀한 청각 센서라도 탐지하기 힘들정도의 수준이였다. 

여자 역시 소년의 발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건 알아차렸지만 대수롭게 느끼지 않았다. 여자 자신의 주변에도 발소리가 작은 사람은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이 내는 발자국 소리는 작다 수준이 아닌 무음에 가까운 것이였지만 이 여성이 사실은 스티비 원더 정도의 청각을 가진 설정이 없는 이상 소년의 발자국 소리의 특이점을 알아채는것은 불가능 할것이다. 그리고 물론 그런 설정은 없다. 

'뭐야... 스토커라도 되는줄 알았는데 그냥 학생이였구나 괜히 겁먹었네. 그나저나 멋대로 오해해 버려서 어쩐지 조금 미안한걸...'

여자는 자신의 옆에서 신호등의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소년의 얼굴을 힐끔힐끔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미안함을 느낀다는 점을 보면 확실히 양심을 가지고 있는것 같다. 요즘 여자들은 이런경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짜증을 내는데 말이지. 

스토커에 대한 불안도, 공포도 사라지고 오히려 주변에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어느정도 마음에 안정을 찾은 그녀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아까도 생각했던 것이지만 주변엔 이상하리 만큼 사람이 없었다. 여자의 시야에 들어온 사람은 자신 옆에 있는 소년을 제외하면 길 건너편 신호등에 있는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 뿐, 운전자 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동내에선 보기 드문 10차선의 대로가 이렇게 한적하게 보이기는 처음이였다.  

'그나저나 오늘은 이상하게 사람이 없네. 확실히 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이렇게 까지 사람이 없을리는 없는데... 차까지 없다니... 이렇게 된거 그냥 차라리 이 애랑 길이 겹치는 곳까지 같이 가는게 더 안전할지도?' 

스토커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졌을지 몰라도 이런 날엔 평범하게 어두운 것도 무섭다. 초승달이 높게뜨긴 했지만 회색빛이 감도는 듯한 그 불빛은 으스스함을 더해주면 더해줬지 도움이 되진 않는다. 그나저나 방금까지 스토커라고 생각했던 소년을 이번엔 길동무로 삼는다니... 생각 전환이 너무 빨라! 하지만 어딘가 기묘한 소년의 분위기는 정말로 온화했기에 여자가 그런 생각을 품게 만들기엔 충분했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며 소년의 얼굴을 계속해서 힐끔 힐끔 쳐다 보았다.

'이 애... 가까이에서 보니까 엄청 잘생겼네... 어쩌면 여태까지 만나본 사람중에 가장 잘생겼을지도 모르겠어...'

쓸데없는 생각이였다. 여성분들에게 일러두지만 남자를 볼때는 외모를 보지말고 마음을 봐주길 바란다. 사람은 외적인 요소보다 내적이 요소가 5배 정도 중요하니까

그때 소년이 입술이 움직였다

여자는 자신에게 말이라도 거는 건줄 알고 순간 흠칫 하고 놀랐지만 당연히 자신에게 한 말은 아니였다. 애초에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움직인것은 입술 뿐이다.
 
'10...9...8'

확실하진 않지만 입모양을 보아서 아무래도 소년은 카운트 다운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뭐...지...? 뭔가 카운트 다운 같은건가?'

기묘한 소년의 기이한 행동에 소박한 호기심을 품게된 여자는 신호를 기다리며 계속해서 힐끔 힐끔 소년 쪽을 쳐다 보았다

'6...5...4...'

숫자가 점점 줄어듬에 따라 어째선지 여자도 조금 기대되기 시작했다.

'...3...2...1'

학생의 카운트 다운이 끝났다.

...

....

.....


특별히 일어난 일은 없었다.

뭔가 허무감이 느껴져서 여자는 얼빠진 얼굴로 소년을 계속 바라보고 있을뻔했다.

그보다 사람을 계속 멍하니 쳐다보는건 실례라고. 소년쪽은 전혀 시선을 움직이지 않는데 말이야

'결국 뭐였지... 방금 그 카운트 다운은...'

소년이 보여준 알수없는 행동에 사소한 의문을 품었지만 중요한 일도 아니기에 여자는 다시 시선을 소년에게서 신호등으로 돌렸다. 어느새인가 청신호가 켜져 있었다.

'어... 어라? 언제 신호가 바뀌었지? 어쨌거나 빨리 건너야지'

여자는 길을 건너려고 발을 내딛었다. 

여자는 위화감이 느꼈다

'이 애... 왜 건너질 않지...? 이 신호등을 기다리는게 아니였나? 그럼 대체 왜 횡단보도에서 멈춰 있었던거지? 분명 계속 신호등을 보고 있었을텐데... 오히려 나보다 빨리 건너기 시작했어야 할텐데... 어째서지...'

횡단보도에 올라 두번째 발자국을 내딛으며 그녀는 마지막으로 의문의 소년 쪽을 살짝 돌아 보았다.

뭐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여자가 소년을 돌아보려는 순간 소년은 여자의 팔목을 잡고 휙하고 잡아당겨 능숙한 손놀림으로 여자의 허리를 안았다. 

여자는 무척이나 당황 스러웠다. 하지만 당황스럽다는 것은 감정. 놀랍게도 그 순간 여자가 한 생각은 전혀 당황스럽다는 느낌의 부류가 아니였다. 첫번째는 '좋은 냄새나네...'였고 게다가 두번째로 한 생각은 '가슴 넓다...', 였고 겨우겨우 세번째로 한 생각이 '가... 갑자기 날 왜 안은거지!?' 였다. 소년쪽도 여러가지로 기묘한 사람이긴 하지만 이 여자도 뭔가 평범하진 않다... 분명히...

어쨌거나 품에 안긴지 2초 내로 위의 모든 생각을 끝낸후 여자는 앗 하고 이성을 되찾고 저항을 하기위해 소년에게 안긴 상태로 뭔가 말을 하려고 했다. 원래는 소년의 품에서 벗어나는 것이 먼저겠지만 소년은 호리호리한 몸매에 비해 힘이 세 여자의 허리의 감은 팔이 전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두팔도 아니고 단순히 한팔로 허리를 감았을 뿐인데 꼼짝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여자는 안긴채로 무언가 외치려고 했다. 

그렇다... 외치려고 했다... 했지만 말은 할수 없었다. 입을 열고 무언가 말을 하려고 한 바로 그 순간... 여자는 자신의 등 뒤를 돌풍이라고 할수 있을정도의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육중한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육중한 바람은 콰과광 하는 커다란 충돌음을 만들어 냈다.

모든것이 여자가 신호등에 발을 내딛고 10초 이내에 생긴 일이였다 

그제서야 여자를 않고 있던 소년의 팔은 풀렸고, 여자는 자신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것을 느끼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 곳엔 가로등에 부딛친 택시 한대가 있었다. 하지만 택시는 이미 상당히 찌그러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불행중 당행으로 가로등에 부딛친것은 우측이였지만 그래도 운전자는 살아 있을까 싶을 정도의 커다란 사고였다. 만약 조수석에 승객이 타고 있었다면 그 사람은 시트에 눌러붙은 고깃덩어리가 되었을 것이다. 

"아....아아......" 

여자는 제자리에 주저앉아 신음했다. 다리에 힘이 풀린것이다. 단순히 택시가 바로 자신의 옆을 지나간것 때문만은 아니고 기묘한 소년이 알수 없는 방법으로 자신을 구해줬기 때문일까

아까도 말했지만 어째선지 이 도로에 이상하리 만큼 차가 없었다. 방금 그 택시가 최초의 한대이다. 평범한 사람이 그것을 보지 못할리고 없고 듣지 못랄리가 없고 느끼지 못할리가 없다. 하지만 여자는 알아채지 못했다. 이 택시가 그렇게나 매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는 뜻이다.

'마... 만일... 이.... 이 학생이 지금 나를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나는.... 나는...' 

여자는 금방이라도 부러질듯 꺽여버린 가로등에 자신을 비추어 보았다. 가로등이 저정도로 꺽여버린다면 인간의 척추는 산산조각 난다. 오체만족으로 죽는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정도다.

끼이이익.... 끼이익...

어디선가 철이 삐걱 거리는 불쾌한 소리가 났다... 택시에 들이받힌 가로등이 부러지려 하고 있었다. 그것도... 지금 여자가 주저앉아 있는 바로 그 위치로... 

"아?"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얼빠진 소리를 냈다

그리고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져 눈물이 고였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힘이 풀려버렸다. 이대로라면 자신은 가로등에 직격해버린다는 걸 알고 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할 수 있는것이라곤 공포로 떠는것과 인생을 후회하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원망하는것 뿐이였다 

'움직여... 제발 움직여... 움직이지 않으면 이 애가 겨우 살려준 목숨을 또 잃게 되잖아.... 제발 움직여줘!!!!'

공포로 말조차 나오지 않아 마음속에서 외친 말

뚜..둑... 와지끈 

강철이 부러지는 소리였다

여자가 마지막으로 한 행위는 머리위를 향해 부러진 가로등을 보고 본능적으로 팔로 머리를 감싸며 눈을 질끈 감는 것이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자신의 일생은 보이지 않았다. 후회만이 지나갈 뿐이였다 

'아직 죽고 싶지 않은데... 아직 멋진 남자친구도 못 만났는데... 웨딩드레스도 못 입어 봤는데... 엄마 아빠한테 효도도 못했는데...'

"죽고싶지 않아!!!!!"

여자는 눈물을 흘리면서 소리쳤다.



3

'어...라?'

아무리 기다려도 여자의 머리에 충격이 오진 않았다. 지금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즉 의식이 있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을 여자가 알아차리기 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나... 지금 살아있는건가...? 죽지 않은건가...?'

여자는 눈물 범벅이된 얼굴을 조심스레 들고 충혈된 눈을 살짝 떠 앞을 보았다.

가로등는 자신의 눈 바로 앞에서 멈춰 있었다

'어째서....?' 

가로등은 확실하게 부러졌다. 자신의 마지막으로 볼 풍경이라고 생각하고 봤기에 확신할수 있다. 그런 가로등이 공중에서 멈춰 있었다. 분명히 그럴 터인데 어째서... 라고 밖에 생각할수 없었다

"휴우...."

여자의 뒤에서 누군가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에?"

여자는 반사적으로 한숨의 주인공을 바라보았고, 거기엔 여자의 24년의 인생중 가장 믿을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방금 전 한번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던 소년이 부러진 가로등을 공중에서 잡고 있었다, 그것도 한 손으로. 그 모습에 힘들어 보이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그런 소년이 한손에 가로등을 붙잡은 채로 시선을 내려 여자를 바라보고 미소 짖는다.

"괜찮으세요? 다치신 데는 없으신가요?" 

소년이 너무나도 매력적인 반해버릴것만 같은 목소리로 물어왔다. 여자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네 라고 작게 대답할 뿐이였다.

'나 얼떨결에 존댓말 해버렸어...' 

20초 정도 전만해도 목숨이 위험 했던 여자가 벌써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걸 보면 역시 이 사람 절대로 평범하지 않아. 더 이상 생각의 전환이 빠르다는 말로 커버가 안된다고.

"그러면... 일단 이건 여기 내려 놓을게요"

소년은 들고 있던 가로등을 천천히 바닥에 내려 놓았다. 바닥에 내려 놓으니 이 길죽한 쇳덩이의 길이가 확실히 보인다. 한눈에 보기에도 절대로 인간이 한 손으로 지탱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니란걸 느낄수 있다. 

여자는 얼이 빠진 표정으로 수수께끼의 소년을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아직도 불안으로 떨고 있었다. 소년은 그런 여자의 마음을 알아 챘는지 다시 한번 반할것만 같은 미소를 짖고는 입고 있던 교복의 상의를 벗어 그것을 여자의 어깨위에 덮어주었다.

"고마워요..."

여자는 중얼거리듯 대답 한후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래도 그 얼굴을 붉게 달아오른 것 같다.

'또 존댓말 해버렸어....' 

아무리 생각해도 순식간에 목숨을 두번이나 위협받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이상하다고 이 사람.
  
여자에게 교복 상의를 벗어준 소년은 말없이 시선을 반파된 택시 쪽으로 돌렸다. 어쩌면 여자 보다 택시안에 타고 있던 사람의 목숨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소년의 시선을 알아채고 여자 역시 소년을 따라 택시 쪽을 걱정스레 바라 보았다.

'타고 있던 사람은 괜찮은 걸까...? 어... 어쩌면 주... 죽었을 지도....'

여자는 등에 한기가 돌았다. 아무리 사고가 유연하다 하더라도 튕겼던 기타줄이 다시 제 자리에 돌아 오는 것처럼 다른 쪽으로 흘러갔던 생각 역시 가장 기본적인 위치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죽을뻔 했다. 더이상 소중한 사람들과 만날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사실을 재차 확인하자 다시 몸이 덜덜 떨렸다. 소년의 부드러운 미소가 줄수 있던 위안도 잠시뿐 이였다. 제정신을 차린 그녀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소년이 덮어준 교복의 상의를 꽉 두려움에 떠는것 뿐이였다.

소년이 택시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분명 택시 안에 타고 있던 사람의 상태를 보기 위해서 일거라고 여자도 알고있다.

그때 여자는 무심코 소년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리고 말했다. 무척이나 흔들리는 눈물을 머금은 눈동자로....

"가지 마, 내 곁에 있어줘... 제발..."

택시 까지는 단 수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그 짧은 거리가 여자에게는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소년이 지금 자신의 곁을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택시에 타고 있던 사람이 위험할 것이란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소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소년은 택시쪽으로 돌렸던 발걸음을 거두고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여자의 어깨에 한 손을 얹고 다른 한손은 여자의 손에 포개고 말했다. 무척이나 진지하고 또 무척이나 매력적인 표정으로.

그리고 여자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는 듯한 말투로.

"절대로 당신을 두고 가지 않을게요, 불안 하다는 것도 두려워 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도 잘 알고 있잖아요? 택시 안에 있던 사람들은 아직 살아 있지만 지금 응급 처치를 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다 목숨이 위험해요. 저 두 사람을 구하고 나면 반드시 당신 곁으로 돌아 올테니 지금은 잠시만 저를 보내주세요."

가슴이 두근거렸다... 터질듯이 쿵쾅 거리고 있었다. 얼굴은 이 이상 불가능 할 정도로 붉어져 달아올라 있었고. 이제 더 이상 그 얼굴에서 불안이나 공포 따위는 찾아 볼수 없었다. 아직도 그 눈에 살짝 눈물이 고여 있긴 하지만 희미하게 미소짖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소년의 그 말에 용기를 얻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눈에서 단 한치의 거짓도 느낄수 없었기에 안심하고 또 믿을 수 있었다.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도 이에 답하듯 이번엔 살짝 장난기어린 그럼에도 매력적인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그보다 제 교복 받아 가려면 돌아 와야 하잖아요?"

어째서인지 이 말에 살짝 피식하고 웃음이 터졌다. 눈짓 하나하나에 몸짓 하나하나에 그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사람을 안심시키는 무언가가 느껴진다.  

그 미소를 보고 소년은 방금전까지 여자의 볼에 흐르던 눈물을 닦아주었다. 

소년은 택시의 운전석 쪽의 문앞에 서있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여자의 눈 앞에 있었을 소년이 눈 깜짝할새에 택시의 옆에 있었다.

자신의 눈물을 닦아준 소년이 어느새 눈앞에서 사라져 택시의 옆에 서있었지만 여자는 놀라지도 불안에 떨지도 않았다. 아직 그 뺨에 소년의 온기가 남아있으니까.




소년은 택시의 운전석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차체가 찌그러져 문이 잘 열리지 않는듯 했다. 소년은 순간 곤란한 표정으로 생각하는듯 하더니 택시의 문을 잡고... 뜯어버렸다!. 어찌 이리 단순 무식한 방법인가!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였다. 차에선 가솔린이 새고 있었고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 한순간이라도 빨리 택시안에 있는 인원을 차에서 멀리 떨어트려둬야 한다. 소년은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뒷자석의 문을 열고(뜯고) 택시 안에 타고 있었던 운전자와 승객 한명 총 두명을 차 밖으로 꺼냈다.

여자는 멀리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차문이 저렇게 쉽게 부서지는 거였던가...? 방금 보여준 그 괴력도 그렇고 대체 뭘까 이 사람은....'

그런 의문이 여자의 머리속에 들었지만 의심은 전혀 들지 않았다. 

소년은 어느샌가 차안에서 구해낸 두사람의 응급처치를 하고 있었다. 그 손놀림과 빠른 처치는 초보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수십년의 경력이 쌓인듯한 베테랑의 솜씨같아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의 상태는 좋아보이지 않았다. 분명 응급처치 만으론 부족할 것이다. 1초라도 빨리 제대로된 의료 시설에 가 치료를 받아야 할것이다. 

그리고 여자의 특출한 사고 전환 능력이 드디어 빛을 보았다.

'119에 신고해야해....'

소년은 지금 환자에게서 손을 땔수 없다. 그리고 구급차는 1초라도 빨리 도착해야 한다. 자신이 지금 신고를 해야하만 하는 것이다. 여자는 들고있던 백 안을 뒤적거렸다. 하지만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이게 뭐하는거야... 지금 일일히 뒤적거리면서 찾을 여유같은건 없잖아!'

여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백을 뒤집어 엎었다  

백 안에선 화장품, 지갑, 다이어리 등등 여러가지 물품이 떨어졌다. 그리고 그 사이엔 물론 핸드폰도 있었다. 

"찾았다!" 

여자는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능숙하게 핸드폰을 조작하여 119에 전화를 걸었다.

"여.... 여보세요! 1... 119죠? 여기 지금 사고가 났어요 빨리 와주세요!! 사람이 죽게 생겼어요!! 에...? 지금 여기 주소요...? 아 그... 그러니까 큰길인데... 아..."

여자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혀버렸다. 자신은 언제나 이 곳을 큰길이라고 불렀고 그것은 여자의 주변사람도 마찬가지였다. 태어날때 부터 살고 있던 곳이지만 막상 생각하려 하니 길의 이름마저 생각나지 않았다.

곤란해 하고 있는 여자의 곁에 어느샌가 기묘한 소년이 와 있었다. 소년은 여자의 손안에서 핸드폰을 받아 들고 말했다.

"현재 장소는 무명사거리 입니다. 당장 구급차 2대를 이쪽으로 보내주세요. 사고 차량에서 가솔린이 새고 있어서 화재의 위험도 있으니 소방차도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환자의 이송은 근처에 있는 병원이 아니라 조금 떨어져 있지만 지월 병원으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이시간에 가장 믿을만한 스태프가 있는곳은 거기니까요.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한시라도 빨리 와주세요." 

소년은 그렇게 전화를 끊고 여자에게 핸드폰을 돌려줬다.

"이제 어떻게 하실래요? 구급차는 아마 5분내로 도착할거에요. 그때까지 곁에 있어드릴 까요?"

소년에게 전화를 받아드는 여자의 얼굴은 사랑에 빠진 소녀의 얼굴이였다.

"응... 조금만 이라도 좋으니까 곁에 있어줘..."

그말을 듣고 나서 소년은 어째서인지 여자를 번쩍 안아 들었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여자의 얼굴은 더이상 불가능할 정도로 빨개졌다. 심장박동은 터질 정도로 빨라졌다.

'어 어 어 어 어 어째서 갑자기 공주님 안기를!?'

그렇다 소년이 여자를 안은 방식, 그것은 흔히들 세간에서 공주님 안기라 부르는 물건으로 여자가 일생에서 이것을 실제로 경험할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다고 전해지는 그것이다. 바로 그 공주님 안기를 지금 소년은 몸소 실천해준 것이다.

그리고 소년은 숨이 닿을 듯한 그 거리에서, 반할것만 같은 매력적인 미소를 보여주며 반할것만 같은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해왔다.

"잠시나마 그때까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공주님" 
 
여기서 여자의 기억은 끝이났다. 더 이상의 자극을 심장이 견딜수 없어 기절해 버리고 만 것이다.

여자는 사이렌 소리에 눈을 떴다. 그리고 왜인지 뜯어져서 길가에 방치되어 있는 택시 시트에 앉아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어라...? 어째서 내가 이런곳에서 정신을 잃고 있던거지....? 그래 맞아.... 어딨는 거지 그 사람은....?'

여자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소년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구급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것이 보일 뿐이였다. 

한 젊은 구급대원이 여자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괜찮으신가요? 어딘가 다치신 곳은?"

"네? 아... 네... 저는 괜찮아요..."

"아 그렇다면 몇가지 질문을 드려도 괜찮을까요?"

젊은 구급대원은 아까 소년이 응급 처치한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두 사람의 응급처치는 아가씨가 하신건가요? 너무나도 완벽한 솜씨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예? 아... 그건...."

"아 그럼 다치신데가 없으시다니 저희들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젊은 구급대원은 자기 할말만 늘어놓고 바람같이 가버렸다.

남겨진 여자는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집에 돌아가고 있었단걸 기억한다.

"그렇지... 나 집에 가고 있었지..."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샌가 여자의 손에는 분명 엎었을 터인 핸드백이 안의 물품들이 모두 들어가진 상태로 들려있었다.

그리고 뜯어져 있는 택시의 시트가 자신이 만났던 소년이 환상이 아님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4

집에 들어온 여자는 몰려오는 피로감에 침대위에 쓰러졌다. 여자는 집을나와 홀로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젊은 여자가 살고 있다는 느낌이 잘 나고 있는 평범한 집이였다. 

"아아... 피곤해... 씻어야 하는데.... 그럴 기운이 없다...."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상관없겠지... 등의 말을 중얼거리고 여자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로 잠에 빠져들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 여자의 수면을 방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띵동 하는 휴대전화의 문자 착신음

여자는 귀찮았지만 그래도 핸드백을 뒤져 핸드폰을 꺼냈다

"뭐야... 또 스팸이잖아... 차단해도 해도 끝이 없네...."

여자는 아무렇게나 핸드폰을 던져두고 다시 침대에 쓰러져 잠에 빠져들려 하고 있었다

띵동

다시 한번 휴대전화의 문자 착신음이 들려왔다

"아아 정말 귀찮네!"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다소 난폭하게 휴대전화를 집어들었다

--------------------------------------------------------
발신자 
010 0000 0000

본문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하다면 불러주세요. 공주님 -제갈기현
--------------------------------------------------------

이라는 문자였다

"어라...? 이거 설마.....? 꿈이 아니였어... 역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시 만날수 있는걸까...? 제갈기현이라.... 이게 그 사람의 이름이구나...."

여자는 두근거리는 가슴위에 핸드폰을 꼭 잡은 손을 올리고 발그레한 얼굴로 베시시 웃으며 이번에야 말로 잠이들었다.




Prologu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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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38/A:692]
마릴린맨슨
내용 요약

스토커같은놈이 여자 따라옴

근데 의외로 좀 굉장히 잘생김

심지어 위험상황 나기전에 미래예측한다는듯이 다 척척 구해줌

여자 플래그 꽂힘

프롤로그 재밌게 봤음.

히힣
2012-03-19 00:04:24
추천0
[L:33/A:226]
죽었다
헐 요약댓글 지젼이시네...
2012-03-19 00:06:12
추천0
[L:47/A:372]
언트
요약 굿
2012-03-19 10:54:42
추천0
[L:34/A:474]
바람글
잘생기고 상냥한 히어로와 부끄럼쟁이 민폐 여주인공의 스토리가 되려나요~ 기대하겠습니다~!
2012-03-19 14:03:01
추천0
[L:44/A:557]
mein
死줄요약봄
2012-03-23 23:58:29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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