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효의 <한라산>
한라산
최영효
어디서 눈을 들어도 구름 속 저기 서 있다
오름이 오름을 받쳐 하늘 하나 보듬고 산다
딱 한 번 말을 뱉고는 입을 다문 저 사나이
아버지 돌팔매 맞고 가신지 하마 내 나이
휴화산 이름 하나로 참고 또 기다린다만
모슬포 돌개바람이 수선화 잠을 깨운다
구름의 높이에서 먼 북쪽 평원을 그려
살아 온 시간의 멍에 누군들 기적 아니랴
가슴 속 불을 내리면 아플 일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