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한 잔 - 김지향
추억 한 잔 - 김지향
꿈통에 대못을 박고
다시는 열지 않기로 했다
나의 이 굳은 결의 앞에
기억의 스크린이
책장처럼 넘어간다
스크린 한 토막 뚝, 잘라내어
가슴의 가마솥에 넣고 천천히 끓인다
허름한 삶 한 자락이
조청처럼 졸아들어
추억 한 잔으로 남았다
한 잔 속에 가라앉아 타고 있는
비릿한 추억의 눈을
만지작거리는 나에게
꿈통에 박힌 대못이 크게 확대되어 왔다
성급한 나의 결의를
저항이나 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