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맘껏 뒹굴어라 - 박얼서
히말라야시다 그늘 벤치는 이미 만원이었다
잠시 졸음에 기대려는 참이었는데
짙푸른 우듬지에 매달린 매미울음이
8월 한낮의 휴식마저 빼앗는다
사람들 눈길을 피해 도둑고양이가 공원을 가로 지른다
홀로 벤치에 몸을 눕힌 저 청년
결코 망중한은 아닐 성싶다
뒤척임에서 드러나는 무절제한 자유들이
펑펑 남아도는 시간의 도면 위에
채워야 할 의문들로 숨차 보인다
“젊은 그대 잠 깨어 오라... ‘젊은 그대‘라는 노래다”
트랜지스터 음량을 약간 더 밀어 올렸다
금시 많은 질문들이 쌓였다
"아무래도 괜찮다, 맘껏 뒹굴어라!
지치고 헤진 자유 널 받아준
그 벤치에 고마워 할 일이다
세상은 항시 지켜봄이었다
젊음의 존재를 잘 알기 때문이다
오늘을 맘껏 뒹굴어라!
젊음에 겪는 고민이야말로
더 큰 생각으로 커가는
펄펄한 반항적 기회일지니,
더 많이 뒹굴고 더 많이 아파하라!
내 젊음의 짙푸르던 의문들도
저 치열한 매미의 절규처럼
무절재한 외침 자유 속에서
더 큰 성숙을 이루었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