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당신은 숲의 춤을 본 적이 있습니까
영원한17세 | L:42/A:604
1,950/2,390
LV119 | Exp.81%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248 | 작성일 2019-02-17 21:53:13
[서브캐릭구경OFF] [캐릭컬렉션구경OFF]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숲의 춤을 본 적이 있습니까

 

어떤 사람이 한 영역 내에서 가지는 기운.
'인기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확하게는 '존재감'이라고 하겠다.
어릴 적부터 난 그게 없었다.

일부러 기척을 숨긴 건 아니다. 숨바꼭질하듯 숨은 적은 없었다.
오히려 대놓고 다가가도 상대방의 반응은 언제나 비슷할 뿐이었다.

'으앗! 야, 기척 좀 내고 다녀, 깜짝 놀랬네. '

사람이 움직이면 만들어지는 공기의 흐름, 작은 소리, 미세한 호흡.
오감을 통해 인지할 수 있는 타인의 아우라가 내게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키가 자랄만큼 자라 어엿한 청년이 된 지금까지도.

그런 까닭일까, 나의 성격 역시도 그런 부분을 닮아갔다.
남들 앞에 나서서 나 자신을 피력해야 하는 일들로부터 지쳤으니까.
나서지 말고, 나만의 시간에 집중하기.
그게 나의 좌우명이었다.

하지만 그런 주제에 대학도 졸업하고 돈도 제법 버니 부모님께는 착하고 조용한 아들,
친구들 사이에선 특이하지만 좋은 녀석으로 대우 받으며 원만히 살아온 건 나름대로의 복이겠지.

성격? 능력? 능력이라고 하면 마치 초능력 히어로 영화 같으니까 조금 오글거리고.
무난하게 '특징'이라고 하자. 그런 '특징' 탓에 밤에는 세차장에서 야간 세차,
낮에는 자택에서 번역 프리랜서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중이다.

아무래도 사람들과 섞여 일하자니 있는지 없는지 남들이 잘 모르는 내 특징상
몇 번이나 곤란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생활 패턴에 만족하는 편이다.

조금 특이하지만 모난 부분 없이, 무난하게, 평이하게, 얇고 길게,
살아왔던 내 삶. 그런 나날 중의 어떤 밤 출근길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열대야란 말이 불필요하다.
그냥 우리나라를 열대지방에 있는 나라라고 정의하는 게 맞다.
출근길 위에서 이미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오기 시작했다.
차라리 빨리 가서 세차 하면서 그 물을 샤워기 삼아 대놓고 젖어버리는게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

집 앞 사거리를 지나, 편의점 신호등을 건너서 쭉 직진. 
그 직진 끝에 위치한 세차장이 내가 밤을 틈타 혼자서 신나게 일하는 세차장이었다.
그런 평범한 일과를 보내오던 중의 하루였을 뿐이다. 
아직 도착하기 전, 편의점 신호등에서 초록불을 기다리던 시점이었다.

파르릇,

이게 무슨 소리?
물에 젖은 짐승이 몸을 빠르게 흔들며 물을 털어내는 소리 같았다.
태풍 오는 날 나무가 쉴새없이 흔들리며 서로 스칠 때 내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무더운 밤, 비는 안 오고 습하기만 한 와중에 물에 젖은 짐승 따위는 없을 터였다.

그럼 나무 소리?
그건 더 가능성이 없다. 이 열대야 아래 무슨 바람이 불어온단 말인가.

더 고심하자니 초록불이 들어온다. 건너야 한다.
하지만 슥 돌아본다. 나무 한 그루가 있긴 하다.

'뭐야.'

그냥 건너자, 자신과의 타협은 단숨에 끝난다.
이 신호등은 유난히 빨리 빨간불로 바뀌어버리니까.
건넜다. 직진 시작. 이제 아무 생각없이 걸으면 세차장까지 간다.
그렇게 잊어버린다.




[ 오늘 바쁨? 술 ㄱㄱ? ]

[ 오 미친 ㅋㅋ 드라큘라가 먼저 약속 잡는 날도 있네 콜 ]

[ 드라큘라ㅋㅋㅋ 저번에 갔던 그 실내포차로 와라 ]

[ ㅇㅋ ㅇㅋ ]

한 달에 한 번 쓸 수 있는 휴무를 썼으니 마침 휴직 중이라 한가하기 그지 없을 
친구 놈을 불러본다. 내가 먼저 부르는 일은 드물기에 놀라는 친구 녀석.
'드라큘라'라는 별명이 퍽 우습다. 낮에는 방에 틀어박혀, 남들 다 자는 밤에는
나와서 돌아다니고 일해, 더군다나 사람들 앞에 잘 나타나지도 않고... 딱 맞네.
반박하고 싶지만... 반박하면 더 인정하는 꼴 밖에 안 될 정도로 잘 붙인 별명이다.

내가 친구를 불렀으니 먼저 가서 기다려야겠단 생각에 나선 길,
늘 지나는 그 길, 그 편의점, 그 신호등 앞에 선 순간이었다.

파르르릇, 파르르릇!

이번에도 바람은 불지 않았다.
그러나, 봤다.
춤 추고 있었다, 나무가.
외부에서 가한 힘 없이, 스스로 움직였다.
마치 '춤'추듯이. 
그저 흔들린 것? 아니다. 분명히 '춤'을 췄다.

이런, 빨간불이잖아!
거기에 대한 불평도 잠깐. 
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서 나무를 멍하니 바라봤다.

파르르!

확실하다, 나무가 춤을 춘다.
헛것이 아니다!

" 와ㅡ... 악~ "

감탄의 마무리가 이상한 건 초록불이 되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치인 탓이다.
젠장, 사람이 대놓고 서있는데 눈이 달렸으면 좀 느껴라! 아.. 아니, 봐라!

... 어라?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으니 나무가 움직임을 멈췄다.
'내 이름은 나무, 식물이죠.'라고 하듯이 우뚝 멈춰있다. 

기가 막힌 광경은 그 다음부터였다.
사람들이 멀어지자 나무는 미묘하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멈춰있느라 굳은 관절을 기지개 켜듯이 잎도 움찔, 가지도 움찔. 흔들흔들.

그러더니 다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짝을 찾는 구애의 춤일까? 아니면 단순히 재미로 그러는 걸까?
이유는 모른다.

아직 그 누구도, 저명한 식물학자조차도, 나무가 사람이 곁에 없을 땐 춤을 추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적이 없을테니까. 알아냈어도 적어도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는 걸 보면
학계의 정설은 아닌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똑똑히 보고있다. 나무는 스스로 춤을 춘다!
저 나무가 왜 내가 보는 앞에선 춤을 출까?
그에 대해선 쉽게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인기척도, 존재감도, 없다시피 살아온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여기 있다고 고래고래 외치지 않으면 친한 친구들조차도 날 쉽게 눈치채지 못 하듯이,
저 나무도 마찬가지인거다. 
날 인식하지 못한 거다.

[ 카 톡 ! ] 

" 우왓. "

아차!
벌써 포차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의 카톡이다.
먼저 가있는다는게 이미 늦어버렸단 사실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뱉었고,
그 순간 나무는 사람이 놀랄 때와 마찬가지로 소스라치게 몸을 떨더니 그대로 굳어버렸다.
사람이 죽은 척, 자는 척을 하듯 누가 봐도 티가 나는 연기를 하고 있었다.

[ 님 혹시 내 옆에 있는 건 아니죠? ]
[ 쏘리쏘리 다 와감 ]

그 날 친구와의 술자리는 물론 즐거웠지만 머릿 속에선 나무의 춤이 계속해서 펼쳐졌다.
이 사실을 오로지 나만이 안다는 묘한 감정이 뇌리에 짙게 남았다.


...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냈다.
낮에는 자택에서 번역, 밤에는 사거리, 신호등, 대로를 쭉 따라, 세차장 가서 열심히 세차.
그러나 머릿 속은 늘 폭풍이 부는 해안처럼 어지러웠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깊은 밤, 나무가 밤새 춤추고 있다.

이 말을 누가 믿어줄까? 그걸 똑똑히 본 나조차도 여전히 의아할 지경인데.
혹시 내가 돌아버린 건 아닐까? 너무 심심하게, 외롭게 살다보니 헛것을 본 건 아닐까?

너무나 괴로웠다. 공책에 그 춤을 그리기도 했다, 샤워할 때는 그 춤을 따라추기도 했다.
집에 있는 화분을 갖다놓고 잎을 쿡쿡 찌르며 '다 안다'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그런 내 모습을 자가진단하자면...

이거 완전 제대로 돌아버린 놈이 맞다!

마침내 세차 일을 그만 두었다.
이윽고 번역 의뢰도 받지 않았다.
마음 속에 부는 태풍을 진정시키기 전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았으니까.
고요하디 고요했던, 적도 위 나비 날갯짓 같았던 내 삶에 이런 혼란스러운 불청객이 
찾아온 건 처음이었으니까.

날 괴롭히는 한 질문의 진실을 조우해야만 내 마음이 정리될 터였다.


ㅡ 식물이, 정말로, 춤을 추고 있었을까? ㅡ

마지막으로 붙잡는 세차장 사장님의 권유도 거절, 
번역료가 적어서 그런 거라면 조금 더 올려줄 수도 있다며 아쉬워하는 번역 거래처 사장님,
나도 아쉬웠다. 사회 변두리로 내몰린 나를 경제활동의 범주 안에 들게 해준 그 분들의
은혜는 아득했지만 과감히 내쳤다. 이대로 괴로워할 순 없다.
그저 물 흐르듯 흐르고 바람 불면 쓸려다니던 그간의 삶과 달리 이토록 열정에 타오르는
기분을 느낀 적은 없었다. 

이것은 나의 소명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원래부터 설계된 운명일지도 모른다.
내 행보가 그 사실을 뒷받침해주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산청행 시외버스에 오른 나를 보라.
지리산 골짜기 정확히 어디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나는 체내에 나침반이 있기라도 한 듯 
분명히 어떤 특정한 지점을 향해 가고 있었다. 

내가 마주하고자 하는 광경을 이해하겠는가?
그곳에 서면 거대한 진실이 있을게다.

인적이 없는 밤, 암야에 적응하면 나타나는 거대한 숲, 그 거대한 산,
그 전부가 춤으로 가득 찰 것이다.

비가 억수로 쏟아붓기 시작했다.
이미 태풍경보가 발효되어 입산 통제가 실시된 후였다.
나는? 당연히 무단침입이다. 어쩌구 저쩌구 법 위반이겠지.
하지만 난 어떤 의미론 손님이다.
이 산이 날 불렀으니까.


...


" 헉, 헉. 아흐... "

진흙탕이 되어 잘 보이지 않는 등산로, 떠내려가버린 징검다리, 
불어난 계곡, 몰아치는 비바람... 나는 한 마리의 가련한 네 발 짐승.
손가락, 발가락 다 써가며 이 악물고 산을 오른다.

없는 길을 따라 간다,
내려가야 할 길을 올라서 간다,
랜턴조차 쓸 수 없다.
휴대폰도 켤 수 없다.
문명이 만들어 낸 이기를 단 하나라도 사용해선 안 된다.
그건 '인간'이다. 곧 '기척'이다, '존재감'이다.
인공의 무엇이 단 하나라도 보여진다면 거대한 진실은 분명 달아날 것이다.
오로지 나의 특징만으로 가야 한다.


" 흐으. 흐으. 읍. "

추위에 터져나오려던 한숨을 급히 틀어막는다.
그리곤 자리에 주저앉는다.
직감이 온다. 이 자리다. 어둠의 마음에 눈이 점차 들기 시작한다.

태어나서 처음 와본 지리산, 없던 길을 따라 왔지만 분명한 건 이 곳 여기,
옆, 위, 아래, 저기 저 편, 산맥, 땅, 하늘, 이 장대함 속에 진실이 있다.
이 황홀한 어둠이 점차 개어옴에 따라 진실의 속살이 보인다.


스스스스으ㅡ..

미세한 떨림이지만 산 전체가 그러함에 따라 웅장함이 감돈다.
한 나무, 한 가지, 한 잎사귀가 조용히 몸을 푸는 탓이다.

그리곤 시작,


스스스스스 


작은 나무는 아이의 율동, 큰 나무는 장골의 차력, 선녀의 부채춤,
작은 풀은 종달새의 날갯짓, 길게 자란 풀은 악사의 피리,

용의 여의주, 용의 척추, 용의 꼬리가 활개치는 마당에
그 수염 하나 하나가, 비늘 하나 하나가 만들어내는 한바탕이 시작된다.

들어본 적 없던, 상상할 수 조차 없던 아름다운 선율이자, 장관이다.

이 아름다운 진실을 누구라도 좋으니 와서 보라!

너희는 아무도 모른다!
이 풀과 나무가 만들어내는, 하늘에 뜬 달만이 하염없이 보다 저물어갔던,
인간이 이 천지에 있기도 전부터 계속되어 왔을 천연의 합주를!


파르르, 스스스, 파르르, 스스스 - 

나뭇잎과 나뭇잎, 풀잎과 풀잎, 악사도 악기도 없지만 이 박자와 이 운율이
산맥을 울린다, 아름다운 진실이 된다. 

나는 마침내 동화된다.
진실이 되고자 한 발 한 발씩 몰래 연주 틈에 섞여 딛는다.
협연 속에 두 눈을 감는다.
나조차도 나를 눈치 채지 못 할 경지가 되어야 한다.


... 여전한 비바람 속에서도 진실은 또렷하고,

나도 모르는 새 나의 춤은 절벽 끝으로 나를 인도했음에,

살짝 가벼워짐을 느낀 즈음에 이미 내 몸은 중력이 잡아당기고 있었고,

그런 주제에 내 입가는 흠뻑 달콤한 미소로 발려있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만끽하는 이 아름다운 진실!

이 감동 그대로 난 사라지려 한다,

내 말을 믿기 힘들겠지만 그대여, 믿으라.


당신이 무심코 지나친 오늘 그 나무 한 그루가 오늘 밤에도 춤을 춘다.

추악한 세속의 들숨 날숨을 피해 몰래 위대한 진실이 빛나고 있다.




ㅡ 당신은 숲의 춤을 본 적이 있습니까, 끝.
환상괴담, 괴담의 중심 The Epitaph & 공포문학의 연구.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0 | 댓글 1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공포게시판입니다.
츄잉
2021-08-11 0 650
5756
비닐하우스..
나가토유키
2021-10-24 0-0 699
5755
내가 미쳤었지.. 귀신보고 놀자고 했어... [1]
나가토유키
2021-10-24 0-0 1244
5754
검은고양이
나가토유키
2021-10-16 0-0 617
5753
정말 무서운 실화~
나가토유키
2021-10-16 0-0 612
5752
잃어버린 한시간...
나가토유키
2021-10-16 0-0 497
5751
정말 실화입니다..제가 노래방 새벽알바하면서..정말 실화입니다.
나가토유키
2021-10-16 0-0 995
5750
실화.울산 어느 이상한집에서 살면서 격은 이야기
나가토유키
2021-10-16 0-0 697
5749
친구 선임의 실화 무서운 이야기
공포쥉이
2021-10-06 0-0 938
5748
정말 오싹했던 꿈이야기 하나 하렵니다..
나가토유키
2021-10-03 0-0 533
5747
흉가의 진실을 밝혀라[2] [1]
나가토유키
2021-10-03 0-0 684
5746
흉가의 진실을 밝혀라 [1] [1]
나가토유키
2021-10-03 0-0 738
5745
물귀신..
나가토유키
2021-10-03 0-0 555
5744
제가 격은 이야기 입니다.
나가토유키
2021-10-03 0-0 556
5743
실화 5편
나가토유키
2021-10-02 0-0 482
5742
실화 S.E.
나가토유키
2021-10-02 0-0 561
5741
실화 4편
나가토유키
2021-10-02 0-0 468
5740
실화 3편
나가토유키
2021-10-02 0-0 522
5739
실화 2편
나가토유키
2021-10-02 0-0 543
5738
내가 무당될 뻔한 이야기 -1- [1]
공포쥉이
2021-10-01 0-0 828
5737
실화 1편
나가토유키
2021-09-18 0-0 488
5736
납량특집
나가토유키
2021-09-18 0-0 683
5735
보아선 안되는것을 보지 못한다는건 행복한 일이죠 [1]
나가토유키
2021-09-18 0-0 667
5734
고3때 내머리위에 1년 동안 붙어 있었던 여고생 [1]
나가토유키
2021-09-18 0-0 828
5733
아파트와 엘리베이터
나가토유키
2021-09-18 0-0 539
    
1
2
3
4
5
6
7
8
9
1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