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요즘 상근예비역은 6주 훈련 후 집에서 출퇴근 합니다만, 전 현역 1년. 상근예비역 1년 2개월로 군생활을 마쳤습니다.
1년 현역생활 후 집 근처 사단으로 전출 가기 전에 사단에서 2박 3일동안 정신교육을 받게되었는데, 전국 각지에서 현역생활을 마치고 온 애들과 2박3일 방을 쓰게 되니 고참도 없고 다들 뭐 친구처럼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녁 취임점호 후에도 다들 오손도손 얘기하다가 잠을 자곤 했는데, 누군가 군대에서 겪어던 귀신얘기를 시작했습니다.
해안선 등대 초소를 지켰던 녀석은 매일 저녁, 분명 등대등의 스위치를 끈 것을 확인했다고 했는데, 새벽에 그 등대에 불이 들어와 상황실이 발칵 뒤집혔다고 했습니다. 초병 몇명이 확인해 보니 분명 OFF되어 있던 스위차가 ON으로 바뀌어있다고 하더랍니다.
산속 깊은 곳에서 고참과 초병근무를 섰던 녀석은, 주둔지 쪽에서 누군가 올라오기에 [멈춰 움직이면 쏜다- 암호를 말하라] 라고 했지만, 그 누군가는 계속 무시하고 올라오더랍니다.
결국 공포탄을 발사하고, 5분 대기조가 출동하고 난리가 났지만, 끝내 그 의문의 인물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초소 근방 땅을 파다가 군복을 입은 해골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날 무엇보다도 기겁했던 이야기는 한 녀석이 군대가기전 겪었던 일이었습니다.
군대가기 전, 친했던 형들과 술자리를 같이 하게 됐답니다. 맨 처음 자취를 하는 형 집에서 술과 안주를 사다 놓고 시작한 파티는..누군가 공동묘지에서 술을 먹자는 제안을 하게 됐답니다.
자취방에서 공동묘지는 얼마 멀지 않았고 다들 술김에 좋다고 했던 모양입니다. 술이 좀 덜 취한 형이 차에 친구들을 태우고 공동묘지로 향했고... 결국 거나한 술자리가 계속 됐답니다.
그러다가 그날의 주인공이었던 녀석은 잠시 소변을 보고 싶어 자리를 떴고, 다른 형들은 그 녀석을 골려주자며 그 녀석을 내버려 두고 술자리를 떠났다고 하는데...
물을 비우고 돌아온 녀석, 형들은 온데간데 없고, 머리는 핑핑, 그저 형들이 자기를 내버려 두고 돌아갔다고 생각해서 공동묘지 입구로 털레털레 걸어나왔다고 합니다..
이윽고 공동묘지 입구쪽에서는 형들이 차를 대기하고 기다리고 있었고, 밤바람에 술이 좀 깬 녀석은 형들이 자기 쪽으로 차를 몰아올 생각은 안하고 그저 차안에서 손짓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야속하게 생각하고 차까지 뛰어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녀석이 차를 타자마자 형들은 죽자사자 차를 후진 시켜 쏜살같이 공동묘지를 빠져나가는 것이 아닙니까...
차를 너무 급하게 모는 형들이 이상해서 녀석은 형들에게 갑자기 왜 그러냐고 묻게 됐는데, 그러자 형들은 그 녀석 얼굴을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너 묘지에서 걸어올때 옆에 같이 있던 여자는 누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