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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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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78 | 작성일 2020-09-28 09: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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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의 산

 

저는 부모님의 권유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절에서 생활했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절에 있다는 게 답답했는데 점점 익숙해져 공부에도 집중이 잘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눈이 많이 쌓인 겨울 밤… 한참 공부에 몰두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 방문을 두들기는 것이었습니다. 그 날은 주지스님도 안 계셨던 날이라서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절 찾아올 사람이 없었기에 왠지 긴장이 되었습니다.

"누구세요?"

방문을 열기 전에 물어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저는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다시 소리가 났습니다.

"누구세요? 스님이세요?"

여전히 대답이 없었습니다. 긴장도 되었지만 한 밤중에 누가 날 찾아왔을까… 라는 호기심이 먼저였기에 만만의 준비를 하고 문을 열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라? 절 앞 마당에 발자국이 있었습니다. 제 방 앞 마루에서부터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공부만 해서 무료했던 터라 발자국을 계속 쫓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탐정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발자국은 절에서 벗어나 산 속으로 향해 있었습니다. 점점 산 속으로 들어 가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불안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흥분되고 호기심이 커져 갔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전망… 평소라면 위험해서 오지 않았던 벼랑 근처 였습니다.

순간 오싹해졌습니다. 게다가 발자국을 따라 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발자국은 사라져 없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하얗게 쌓인 눈 위에 제 발자국 밖에 없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었을까요? 밤에는 눈이 오지 않아 새로 내린 눈에 발자국이 지워질 리도 없었을텐데.

저는 곧바로 산에서 내려왔고, 다행히도 더 이상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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