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92)

그렇게

두 명의 열혈(?)기자의 입을 강제적으로 다물게 한

키리토는

며칠 뒤

그들 기자들이 알게 된다면

말 그대로

염치며 체면까지 다 내버리고

달려들 정도의

엄청난 일들을 시작하고 있었고

만약

그 일을 키쿠오카가 알게 되었다면

키리토가 너무 무서워서

도망을 쳤을 테니.......

“콜로서스.”

“시바 씨.”

욕처럼 들리지만 이름이다.

시바 야스오는

키리토가 있는 사이타마 현 카와고에 시까지 직접 왔다.

그는

일본정가의 젊은 피를 대변하는 중의원으로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이른바 정계아이돌이다.

거기에 그 고이즈미 신지로 중의원의 추천으로

정계생활을 시작한

말하자면

고이즈미 신지로 중의원의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차세대 주자이자

차차기 내각 각료로서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서

특히

젊은 여성과 주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는데

그 고이즈미 신지로와 동급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곱상한 귀공자급의 외모와

화려한 말발도 한몫했다.

“오랜만이네. 콜로서스

 아니,

 이 곳에서 쓰는 이름으로는 키리가야 카즈토인가.”

“아직 두 달도 안 지났는데

 뭐가 오랜만이에요.”

근 5주 전에

도쿄에서 만났으니

헤어진 지 두 달도 안 지났다.

“그 오션 터틀 사건때문에

 시바씨가 소속된

 그 고이즈미 신지로 중의원이 이끄는

 일본 정계 비둘기쪽 계파가

 키쿠오카 세이지로 전 이등육좌를 통해서 꾸미던

 앨리시제이션 프로젝트가 틀어졌으니

 관방 부 장관은 물 건너갔겠네요?

 시바 씨.”

“아니야.”

“아니라고요?”

“응.

 너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왜요?”

“순전히 너 덕이니까.”

시바 야스오의 영문 모를 감사에

키리토는 갸웃거리다

고개를 끄덕였고

상대는

여전히 밝은 미소를 띤 채 말을 이어갔다.

“이번 언더월드 스캔들로

 톰 커크먼 행정부를 제외한

 우리를 견제하던

 아베 신조 총리와

 그 일본회의 직속의 극우주의자들이 주축이 된

 매파쪽 라스 강경파와

 미국 공화당이 주축이 된 군산복합체 매파는

 도덕성에 꽤 큰 상처를 입었어.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우익들 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를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공화당과 군산복합체 매파는

 우리의 지지와 도움이 절실해졌지.”

공식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청문회다 뭐다

미국에 밀어닥친 정치스캔들로

토마스 커크먼 행정부는

그나마 다행히

키리토의 도움으로

그 폭풍을 피해갔지만

아베 신조와 일본회의를 뒤에서 지원하던

미국 의회의 강경파

그것도

공화당과 군산복합체 매파는

완전히 풍비박산 났다.

정치전문가들은

그 난리를 수습하는데

최소 반년

길게는 일 년을 내다봤고

약해진 미국정부의 위상은

동맹관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대표적인 수혜국이

일본이다.

내수를 중시해

수입품에 냉담한 일본인을 못 잡아먹어 안달하던

공화당이 주축이 된

상공부와 경제학자들이

한 발 물러섰다.

그것만으로도

일본정부는 소기의 목적을 이룬 셈이다.

“나아가 평화헌법개정이 아닌

 원래 목적인

 평화헌법 유지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으니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고이즈미 신지로 내각 관방 장관은

 경쟁자인

 아베 신조 총리보다 확실히 우위에 선 거야.

 그렇기 때문에

 고이즈미 신지로 내각 관방 장관이

 총리직에 오른다면

 내가

 차기 내각 관방 장관 아니면

 여당 간사장까지는 바라볼 수 있게 된 거지."

사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족벌주의에 심취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문명인이 맞나 싶을 만큼

신분에 대한 고정관념과 제약이 심할 뿐만 아니라

구습과 악습은

여전히 일본사회 전반을 지배했다.

자학적 희극으로 표현되는 일본식 코미디를 찬찬히 살펴보면

계급사회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과 지나친 배려는

사실 오르지 못할 나무라는 체념일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