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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
대갈맞나 | L:47/A: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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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51 | 작성일 2019-02-04 00: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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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

A는 이상한 일기를 손에 넣었다. 그렇다고 해도 평범한 백화점에서 산 것이지만. 

쓰고 나면 며칠 후에 답글이 달린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장난으로 생각했지만, 

혼자 사는 집에 누군가를 데리고 온 기억은 없다. 

게다가 벽장 안쪽이나 지하철역의 동전 사물함에 넣어도 답글이 달린다. 

 

처음에는 기분이 좆 같았지만, 옛날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아서 

대인 공포증 기미로 친구가 적었던 A에게는 유일한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다양한 질문이 오갔고 금세 친해져 갔다. 공통점도 많다. 

성별 남자. 신장 체중도 거의 같다. 뭐니 뭐니해도 그 녀석도 옛날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학대 당한 기억이 별로 없어서 괜찮지만, 

그 녀석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더 심각한 상황 같다. 

 

친근감을 느낀 나는 [함께 힘내 자구!]라고 쓰고 답장을 기다렸다. 

그런데 사흘 후, 기대하지 않은 답글이 달렸다. 

[겨우 그 정도로 잊어버리려는 너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갑자기 [어, 어째서!?]라고 쓰고 다시 답글을 기다렸다. 

그리고 오늘 답글을 봤다.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라고 답글이 달렸던 것이다. 

A는 삼 일 후에 자살했다. 

 

 

 

 

 

A는 이중인격. 하나는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인격. 또 하나는 그보다 덜 한 기억을 가진 인격.

혼자서 일기 쓰고 혼자서 답글 달고. 결국, 죽은 것은 A이지만, 또 다른 인격인 나에게 살해당한 것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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