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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면에 미소
대갈맞나 | L:47/A: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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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21 | 작성일 2019-02-03 01: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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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면에 미소

무섭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의 실제 경험담이다.

그날 나는 전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에 사람은 거의 없었고, 내 옆 5m정도의 거리에 커플이 있었다.

매우 사이가 좋아보이는 커플이었다.

여자가 참 귀여웠기 때문에 나는 부러울 따름이었다.

때마침 회송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열차가 오는 방향에 커플이 서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 커플도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열차가 커플 앞을 지나치려던 바로 그 순간, 여자아이는 남자친구를 바라보며 만면에 미소를 띄우더니 선로로 뛰어내렸다. 

 

 

 

 

퍽 하고 둔탁한 물체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 후 커다란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전차가 멈췄다.

회송열차였기때문에 역을 통과하면서도 전혀 감속하지 않은 상태였기때문에,

역을 거의 통과하고 나서야 전차의 움직임은 완전히 멎었다.

선로 위에는 여자아이의 잔해가 흩뿌려져 있어서 도무지 쳐다볼 수가 없었다.

남자친구는 그저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있었다.

내 머리 속에는 온통 물음표로 가득했다.

왜? 어째서? 아까까지 그렇게 즐겁게 얘기하더니?아니 그보다 뛰어내리는 그 순간도 즐거워보였지 않았던가?

 

 

 

멀리서 역무원들이 몇명 달려와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사고를 목격하셨나요?"

"아....네........"

"그러시군요. 바쁘신 중에 실례지만 경찰이 오면 목격하신대로 사건을 진술해주실수 있을까요?"

 

추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전차관련 인명사고의 경우 자살이나 사고 이외에도 타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때문에

현장검증을 실시해 목격자의 진술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다른 역무원들이 남자친구 에게도 말을 걸고 있었지만 그는 그저 망연자실한 채로 서 있을 뿐이었다.

 

 

 

 

경찰이 올 때까지 역 사무실 같은 곳에서 대기하였다.

뒤따라 양팔을 역무원들에게 부축받은 채로 하얗게 질린 얼굴의 남자친구도 들어왔다. 

잠시 후 경찰이 와서 목격자 진술이 시작했다.

나는 본 그대로를 이야기 했다.

여자아이는 직접 뛰어내렸기 때문에 사고가 아닌 자살이 틀림없다. 아무도 그녀를 밀어 떨어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뛰어내리던 순간 그녀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나는 뛰어내리던 순간 그녀의 표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딱히 놀랍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무덤덤하게 받아적었다.

사무실 구석에서 남자친구의 흐느낌이 들렸다.

경찰들이 너무 냉정한 반응이었기 때문에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자살이란게 원래 이런겁니까?"

"가끔씩 이런 케이스가 있습니다."

 

경찰의 설명으로는 자살하려는 전초 증상을 전혀 보이지 않다가 갑작스레 목숨을 끊는 사람이 간혹 있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은 평소에 매우 밝게 행동하고 마치 산책하는 것 처럼 자살을 하기 때문에 막을 방도가 없다고 한다.

 

죽으면 모든것이 편해지리라는 생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일까.

하지만 내가 목격한 그 광경은 선로에서 무엇인가가 그녀를 잡아 당겼다고 하는 편이 차라리 더 논리적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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