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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증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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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79 | 작성일 2020-12-30 08: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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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증조부

작년 추석에 겪은 일입니다.

1.
추석 전 날, 밤늦게 어머니께 걸려온 전화를 받아보니
외종조부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자주 뵙던 분은 아니지만,
할아버지 댁에 갈 때마다 어린 저를 귀여워해주셨던 분이셨습니다.

다음날 추석에 부산의 ㅇ병원 장례식장으로 가보았습니다.
처음 가본 장례식장이 신기하기도 해서 여기저기 둘러보았습니다.

친척들이 계신 곳은 제1빈소이었습니다.
2,3빈소까지 있었는데 다른 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1빈소에서 화장실까지 가려면 제2빈소를 지나야했습니다.
대낮이었지만 사용되지 않는 곳이라 어두컴컴했습니다.

화장실을 가던 중 곁눈질로 제2빈소 쪽을 보니
어두운 곳에 어떤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는 낙지를 우걱우걱 먹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에 걸음을 멈추고 그 남자를 계속 보고 있었더니
남자가 먹던 것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들어 저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외증조부였습니다.

너무 놀라 제1빈소로 뛰어갔더니, 저희할머니께서 다른 친척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습니다.

"그 양반이 왠지 자기 죽을 거 알고있었나봐. 며칠 전부터 자기가 죽으면 제사상에 낙지를 올려달라고, 좋아하는 거니까 원 없이 먹고 싶다고 며칠 전부터 낙지 타령을 하지 뭐야."

두려움을 참고 다시 제2빈소로 가봤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2.
그 날이 추석이기도 해서 많은 친척 분들이 계셨습니다.
밤샘 조문으로 인해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커피들을 쟁반에 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귓가로 이런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고, 우리 **가 타주는 커피나 마지막으로 마시고 갈까나."

저는 그 소리에 발을 헛디뎌 커피를 모두 쏟아버렸습니다.
친척들이 놀라며 일으켜주셨는데,
이상하게도 커피를 쏟은곳은 외증조부의 사진 위였습니다.

등 뒤를 돌아보았지만, 제 뒤에 계셨던 분은 아무도 안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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