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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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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14 | 작성일 2021-01-09 12: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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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제가 살고 있는 동네는 몇 년 전부터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어 하루도 쉬지 않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새벽.
모처럼 일어났는데, 창문을 보니 높게 솟아 오른 노란색 크레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 집 주변에서도 공사를 하고 있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새벽부터 일을 하시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사장은 여느 공사장과 마찬가지로
드릴의 굉음과 인부들의 외침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상당히 시끄러웠지만 부모님은 적응이 되셨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통금시간이 지나서 서둘러 집으로 가야했기에
평소에는 가지 않았던 공사장 옆 길로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면서 보니 이상했습니다.
크레인이 있어야 할 자리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아니, 공사장에 공사했던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마치 공사를 하지 않은 것처럼.
그저 공터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소름끼치는 기분을 뒤로 한 채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엄마에게 공사장에 대해서 물어보니,
"크레인이라니? 무슨 소리니?" 라고 오히려 반문하셨습니다.
그제야 부모님이 공사장 소음에 대해 말씀하지 않으셨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대신 엄마께서는 몇 년 전 있었던 사고에 말씀해주셨습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건축할 때 타워크레인이 붕괴되면서 기사를 비롯한 인부 몇 분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파트 업체가 입막음 했는지 언론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음날부터는 바삐 공사를 하던 크레인과 드릴, 인부들 모두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며칠 간 제가 환상을 보았던 걸까요?
하지만 죽어서도 계속 일을 하던 사람들의 눈빛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저 적막한 공기의 공터만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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