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속의 사람들-가싼 카나파니
불볕 속의 사람들
가싼 카나파니
밤처럼 새까만, 하나의 작은 세계인 트럭은 양철조각 위에서 끓는 커다란 기름방울처럼 사막을 뚫고 나갔다. 둥글고 이글거리고 눈이 부시게 밝은 태양은 그들의 머리 위에 높이 걸려 있었다. 그들 가운데 아무도 더 이상 땀을 닦으려고 들지 않았다. 아싸드는 셔츠를 머리 위에 덮고 다리를 꺾고 앉아서 아무런 저항도 없이 태양이 자신을 볶게 내버려두었다. 마르완은 머리를 아부 까이스의 어깨에 기대고 눈을 감았다. 아부 까이스는 무성한 회색 콧수염 밑의 입술을 굳게 다물고 길을 바라보았다.
네 사람 중에 그 누구도 더 이상 말을 하려 들지 않았다. 애를 쓰느라 기진맥진해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각자가 자기 생각에 빨려들어갔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 거대한 트럭은 새로운 미지의 운명을 향해 커다란 문을 밀어젖히듯이 그들의 꿈, 가족, 희망과 포부, 곤궁과 절망, 힘과 나약함, 과거와 미래와 함께 그들을 길 위로 실어나르고 있었다. 모든 눈은 보이지 않는 실로 묶인 듯이 그 문의 표면에 고정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