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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시 / 파블로 네루다
Casanova | L:42/A:604
1,491/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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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08 | 작성일 2018-10-27 00: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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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시 / 파블로 네루다

절망의 노래
詩 /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1904 - 1973)


너의 추억은 내가 자리하고 있는 밤에서 솟아오른다.
강물은 그 끝없는 탄식을 바다에 묶고 있다.
동틀녘의 부두처럼 버려진 사내.
떠나야 할 시간이다, 오 버림받은 이여!

내 심장 위로 차가운 꽃비가 내린다.
오 폐허의 쓰레기 더미, 조난자들의 흉포한 동굴.
네 위로 전쟁과 날개가 쌓여 갔다.
노래하는 새들은 네게서 날개를 거두었다.

마치 머나먼 무엇처럼 너는 그 모든 것을 삼켜 버렸다.
바다처럼, 시간처럼, 네 안에서는 모든 것이 조난이었다!
침략과 입맞춤의 즐거운 시간이었다.
등대처럼 타오르던 혼수 상태의 시간.

항해사의 조바심, 눈 먼 잠수부의 분노,
사랑의 혼미한 도취, 네 안에서는 모든 것이 조난이었다.
희미한 안개의 유년 속에 날개 달고 상처 입은 나의 영혼.
길 잃은 탐험가, 네 안에서는 모든 것이 조난이었다!

너는 고통에 동여매인 채, 욕망에 붙들려 있었지.
슬픔은 너를 쓰러뜨렸다, 네 안에서는 모든 것이 조난이었다!
나는 그림자 드리운 성벽을 뒤로 하고,
욕망과 행위의 피안을 걸었다.

오 살이여, 나의 살결이여, 내가 사랑했고 나를 버린 여인이여,
이 음습한 시간 속에서 나는 너를 추억하며 노래한다.
하나의 술잔처럼 너는 한없는 애정으로 머물렀고,
또 어떤 술잔처럼 끝없는 망각이 너를 산산이 부숴 버렸다.

그것은 검은 빛, 섬들의 검은 고독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사랑하는 여인아, 네 품이 나를 반겼다.
그것은 갈증이었고 허기짐이었다, 그리고 넌 과일이었다.
그것은 비탄이었고 폐허였다, 그리고 넌 기적이었다.

아 여인아, 네 영혼의 대지 안에, 네 품의 십자가 속에
어떻게 네가 나를 품을 수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너를 향한 나의 욕망은 참으로 어마어마하면서도 그토록 짧은 것,
가장 엉망진창 취해 있는 것, 그토록 위험하고도 목마른 것이었다.

입맞춤의 묘지여, 아직도 너의 무덤들에는 불이 남아 있어,
새들의 부리에 쪼인 포도송이들이 이적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오 깨물린 입, 오 입맞추며 엉켜 있는 팔다리,
오 허기진 이빨들, 오 비비 꼬여 있는 육체들.

우리가 맺어졌고, 우리 함께 절망한
희망과 발버둥의 미친 듯한 교접.
그리고 물과 밀가루 같은 사소한 애정.
그리고 입술에서 방금 떨어져 나온 그 단어.

그것이 나의 운명이었고 그 안에서 나의 갈망이 항해하였으며,
그 속으로 나의 갈망은 가라앉았다.
네 안에서는 모든 것이 조난이었다.

오 폐허의 쓰레기 더미여,
네 위로 모든 것이 추락하고 있었다.
네가 말로 다하지 못했던 고통이며,
너를 질식시키는 데 실패한 파도들이.

뱃머리에 선 뱃사람의 다리처럼 이리로 저리로
너는 불꽃을 일으키는가 하면 노래도 하였다.
노래 속에서 너는 꽃도 피워 내고, 시냇물에서는 부서지기도 했다.
오 폐허의 쓰레기 더미여, 활짝 열린 고통스러운 깊은 연못이여.

눈 먼 창백한 잠수부, 기꺽인 戰士,
길 잃은 탐험가, 네 안에서는 모든 것이 조난이었다!
떠나야 할 시간이다, 밤의 일정표가 꽉 찬
단단하고도 냉랭한 시간이다.

바다의 소란스러운 허리띠는 해변을 휘어감고 있다.
차가운 별들이 나타나고, 검은 새들이 날아간다.
동틀녘의 부두처럼 버려진 사내.
떨리는 그림자만이 내 손아귀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아 모든 것의 피안으로! 아아 모든 것의 피안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다, 오 버림받은 이여!


  Ave Maria / Rebecca Lu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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