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일물일혼설(一物一魂說)
"일물일혼(一物一魂)"
(제가 지어낸 말입니다.)
앞서 "애니미즘으로 본 원피스세계" 라는 글을 통해 원피스세계의 영혼을 다룬 바 있습니다.
애니미즘(animism) = 무생물계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 세계관
원피스세계의 만물(생물 + 무생물)에는 영혼이 있고
브룩의 사례를 통해 악마의 열매 능력은 영혼에 깃들며
패기란 영혼의 힘이란 내용이었죠.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일물일혼설' 입니다.
◈ 브룩도 죽는다
많은 분들이 브룩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들 중 대표적인 것이,
'브룩은 불사신인가', '다른 사람의 시체에도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등 입니다.
'부활부활 열매' 로 두 번의 생을 살 수 있게 된 브룩..
보통 사람들은 정신이 멀쩡해도 육체가 노화되어 죽게 됩니다.
브룩의 경우, 육체가 해골몸이라 노화 걱정이 없고 정신도 멀쩡하죠.
게다가 머리가 분리되어도 다시 합쳐지는 등 "불사신(不死身)" 의 느낌을 줍니다.
ブルック (브룩)
「骨そのものが傷つかない限り...」
「뼈 그 자체가 다치지 않는 한...」
「攻擊は私の骨身にはしみない!!そして...」
「공격은 나의 해골몸에는 스며들지 않는다! 그리고...」
643화에서 브룩은 중요한 대사를 많이 했는데요.
그 중 "뼈 그 자체가 다치지 않는 한" 이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뼈 그 자체가 다치지 않는 한, 마치 불사신처럼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뼈 그 자체가 다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애니미즘에 입각하여, 메리호에게서 메리호의 영혼이 떠나는 이 장면은
뼈 그 자체가 다친 브룩과 그의 영혼에 비견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부활부활 열매' 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요.
보통 사람들은 죽으면 영혼이 황천국(원피스용어)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부활부활 열매 능력은 "죽음의 범주" 자체를 넓힙니다.
다시 말해 뼈 그 자체가 다치지 않는 한, 영혼이 현세에 머물도록 해주는 능력인 것이죠.
저는 이것을 "깨진 그릇" 에 빗대어 설명하고자 합니다.
그릇이 깨어지면 영혼은 빠져나간다..
무생물과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있는 브룩에게 있어,
죽음이란 영혼이 담길 그릇이 깨어지는 것입니다. (생물의 죽음은 말그대로 죽음)
요컨대 브룩의 영혼이 1년 간 자신의 그릇(해골몸)을 찾아헤매면서도 황천국에 끌려가지 않은 것은
그의 그릇이 온전했기 때문이며, 그릇에 들어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그가 먹은 악마의 열매 능력입니다.
그 능력은 뼈 그 자체가 다치지 않는 한, 브룩의 영혼과 함께 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브룩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시체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하나의 물건에 하나의 영혼(一物一魂)
◈ 티치의 이형과 능력자사냥
하나의 물건에 하나의 영혼, 악마의 열매 능력은 영혼에 깃든다.
티치는 역사적으로 유일한 '악마의 열매' 를 두 개나 먹은 인간입니다.
악마의 열매 능력은 영혼에 깃든다는 가설 상,
한 사람이 악마의 열매를 두 개 먹으려면 영혼이 두 개여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물건에 하나의 영혼이므로 두 개의 물건이어야 하죠.
티치는 몸의 구조가 "이형(異形)" 으로 흰수염일당에게 알려져 있는데
아마도 그의 그릇은 영혼 둘을 담을 수 있는 그릇, 소위 샴쌍둥이 같은 형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うわさによると奴ら今能力者狩りに奮起しとる、どういう譯か」
「소문에 의하면 놈들은 지금 "능력자사냥" 에 분발하는 터, 어떤 뜻일까」
「能力者を殺しその能力を奪い取る術を奴らは持っておるんじゃ...」
「능력자를 죽여 그 능력을 강탈하는 방법을 놈들은 가지고 있지...」
「黑ひげ達の狙いはより强い惡魔の實の能力...氣をつけろ....」
「검은수염일당의 목적은 보다 강한 '악마의 열매 능력' ...조심해라....」
"능력자사냥" 에 관련한 징베의 대사입니다.
능력자를 죽여 그 능력을 강탈하는 방법이라고 하죠.
앞서 언급했 듯이, 악마의 열매 능력이란 브룩처럼 영혼에 깃듭니다.
능력자가 죽는다면 그의 영혼은 황천국에 가고 악마의 열매 능력은 영혼에서 떨어질 겁니다.
그렇게 숙주를 잃은 능력을 강탈하는 방법이 능력자사냥의 핵심이 되겠죠.
또 강탈한 능력은 새로이 깃들 수 있는 새로운 영혼이 필요할 겁니다.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는데,
'티치가 능력을 흡수했다', 혹은 '티치가 능력자의 영혼 자체를 흡수했다' 등 입니다.
두 의견 모두 "흡수"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러나 작중에서는 능력자사냥과 관련해 어디에도 "흡수" 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다만 오로성이 티치를 두고 "열매 두 개를 먹었다" 는 언급이 있을 뿐이죠.
사실 티치가 흰수염에게서 흔들흔들 열매 능력을 강탈한 것은 첫번째 능력자사냥으로 볼 수 있는데요.
자신의 이형적인 그릇에 있는 또 하나의 영혼에 흔들흔들 열매 능력을 깃들게 한 것으로 봅니다.
오로성에 따르면 흔들흔들 열매를 먹은 것으로 말이죠.
그렇다면,
현재 행하고 있는 검은수염일당의 능력자사냥은 티치 본인을 위한 것이 아닐 수가 있습니다.
어둠어둠 열매 능력을 통한 "흡수" 라면 티치 본인에게 강탈한 능력들을 쌓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열매를 먹는 것" 이라면 검은수염일당의 비(非)능력자들에게 나눠 줄 수 있기 때문이죠.
ティ-チ (티치)
「ゼハハハ!!全てを無に還す"闇の引力"」
「제하하하!! 모든 것을 무로 돌리는 "어둠의 인력"」
죽은 능력자의 영혼에게서 떨어진 악마의 열매 능력을 무로 돌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다시 "열매" 가 된다고 가정합니다.
작가는 악마의 열매에 대해 '이 세상에는 같은 시기에 같은 능력이 둘 존재하는 경우란 없다' 는 말로
악마의 열매가 재생된다는 암시를 주었습니다. (그래야 열매 도감이 존재)
악마의 열매가 재생된다는 것은 열매를 먹기 전의 완벽한 열매 형태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열매 형태가 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혹자는 시기를 세기로 보고 100년으로 착각)
그 시작점(열매 형태)을 '무(無)' 로 본다면, 티치의 능력은 그 시간을 인위적으로 앞당길 수 있다.
이렇게 가정하면 오로성의 대사와도 상충하지 않을 뿐더러,
티치만 강해지는 오버밸런싱을 예방한 채 검은수염일당이 강해질 수 있겠죠.
덧붙여 능력자의 영혼 자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닌 이유는 "일물일혼" 에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 루피는..?
일물일혼 상, 루피는 열매 두 개를 먹는 것이 불가능할 겁니다.
(누가 봐도 루피는 그릇이 이형으로 보이지 않고 영혼도 한 개)
'고무라서 이형아니냐' 는 의견이 있는데, 그런 식이면 능력자는 모두 이형이 되겠죠.
능력자가 열매 두 개째를 먹을 때 몸이 폭발해 죽는 이유는 하나의 영혼을 두고
두 개의 열매 능력이 경쟁을 벌여 그릇이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따라서 티치가 두 개 열매의 능력자라고 해서 루피도 그래야한다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
오히려 루피는 주인공 답게 역경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옳다고 봅니다.
예컨대 루피에게는 티치에게 없는 능력이 있죠.
로저가 해왕류의 목소리를 들은 것처럼, 루피도 해왕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로저의 그 능력이 '만물' 의 소리를 듣는 것과 관련 있다면 루피 또한 그렇겠죠.
본문의 서두에서 원피스세계의 '만물(생물 + 무생물)' 에는 영혼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서 '그릇이 깨어지면 영혼은 빠져나간다' 고 했습니다.
바로 "포네그리프" 입니다.
포네그리프의 영혼은 항상 포네그리프와 함께 존재할 겁니다.
만물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만물의 기(氣, 영혼)와 소통하는 것이고 견문색패기의 최종형태로 봅니다.
이는 패왕색패기와 상호작용을 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왕의 자질' 로 불리는 패왕색의 한가지 힘은 '영혼을 끌어당기는 것' 으로 가정한 바 있습니다.
만약 생물 뿐아니라 무생물의 영혼까지 끌어당길 수 있다면
무생물과 소통하여 만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로부터 왕은 백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 듯,
원피스세계의 해적왕은 만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설정이 가능하겠죠.
◈ 결론
1. 하나의 물건에 하나의 영혼이 있다.
2. 영혼이 담길 그릇이 깨어지면 영혼은 황천국으로 간다.
3. 티치의 그릇은 영혼 둘을 담을 수 있는 이형의 그릇이다.
4. 능력자사냥은 능력자를 죽이고 영혼에서 떨어진 능력을 열매로 돌려 취하는 것이다.
5. 루피는 열매 두 개를 먹을 수 없다.
6. 만물의 소리를 듣는 것은 견문색과 패왕색이 상호작용한 견문색의 최종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