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운백락천재가출가시(次韻白樂天在家出家詩) - 이규보
端坐觀空萬慮澄 )단좌관공만려징) 단정히 앉아 공을 관찰하여 온갖 생각 맑아지니
老禪肌骨髮惟仍 (노선기골발유잉) 기골은 늙은 선승인데 머리카락만 남아 있네
在家未碍先成佛 (재가미애선성불) 속세에 있어도 성불하기에 거리낌이 없건만
披 何須要作僧 (피 하수요작승) 무엇 때문에 가사를 입고 중노릇을 하겠는가
自始腰抛丞相印 (자시요포승상인) 처음 허리에 찬 정승의 인장을 버렸을 때부터
廻看心有祖師燈 (회간심유조사등) 조사의 등불을 돌이켜 볼 마음이 있었네
箇中一段堪嘲事 (개중일단감조사 그런 중에 꼭 한 가지 웃지 못할 일은
妻置盃呼忽錯應 (처치배호홀착응) 술상 차렸다는 아내의 소리에 나도 모르게 대답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