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삼백음주(兒三百飮酒) - 이규보
汝今乳齒已傾觴 (여금유치이경상) 나이도 어린 네가 벌써 술을 마시다니
心恐年來必腐腸 (심공년래필부장) 머지않아 네 창자가 다 썩을 게 분명하다
莫學乃翁長醉倒 (막학내옹장취도) 고주망태 네 아비를 닮을 일이 뭐 있느냐
一生人度太顚狂 (일생인도태전광) 평생토록 남들이 미치광이라 하는데
一世誤身全是酒 (일세오신전시주) 몸을 망치는 건 모두가 술 탓인데
汝今好飮又何哉 (여금호음우하재) 네 녀석도 좋아하니 이게 대체 뭔 일이냐
命名三百吾方悔 (명명삼백오방회) 어쩌다가 네 이름을 三百이라 지었더니
恐爾日傾三百杯 (공이일경사백주) 술 삼백잔을 마실까봐 후회가 막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