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詩人) - 김남조
1
수정水晶의 각角을 쪼개면서
차아로 이 일에
겁 먹으면서
2
벗어라
땡볕이나 빙판에서도 벗어라
조명照明을 두고 벗어라
칼날을 딛고도 벗어
청결한 속살을 보여라
아가케를 거쳐
에로스를 실하게
아울러 明燈명등에 육박해라
그 아니면
죽어라
3
진정한 玉옥과 같은
진정한 詩人시인
우리시대
이 목마름
4
깊이와
높이와
넓이를 더하여
그 공막空寞 그 靜菽정숙에
첫 풀잎 돋아남을
문득
보게 되거라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