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의 <물의 화엄>
물의 화엄
김영주
한바탕 소용돌이 휩쓸고 간 모래톱에
깨진 병조각이 시퍼렇게 꽂혀 있다
누구든 스치기만 해도
살을 쓰윽 벨 기세로
파도는 너른 품으로 보듬었다간 돌아서고
눈물을 삼키면서 보듬었다간 돌아서고
제 혀를 자꾸 베이며
끌어안고 핥아준다
그렇게 숱한 날들이 지나고 또 지난 후에
너울도 닳아져서 지쳐 그만 잦아든 후에
그제야 날(刀)을 다 버리고
둥글게 내주는 몸
김영주의 <물의 화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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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의 <물의 화엄>물의 화엄 김영주
한바탕 소용돌이 휩쓸고 간 모래톱에 깨진 병조각이 시퍼렇게 꽂혀 있다 누구든 스치기만 해도 살을 쓰윽 벨 기세로
파도는 너른 품으로 보듬었다간 돌아서고 눈물을 삼키면서 보듬었다간 돌아서고 제 혀를 자꾸 베이며 끌어안고 핥아준다
그렇게 숱한 날들이 지나고 또 지난 후에 너울도 닳아져서 지쳐 그만 잦아든 후에 그제야 날(刀)을 다 버리고 둥글게 내주는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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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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