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섭의 <너 나의 버들이라>
너 나의 버들이라
- 흥타령 변조
박기섭
너 나의 버들이라
능수야 버들이라
봄 오면 그 봄 뭇꽃들이 피련마는
내게 와 치렁치렁히 감기는 건 너뿐이라
검푸른 머리채를
실비에나 감아 빗고
은하나 작교를 흥, 너 나랑 건널 적에
그래 흥, 제멋에 겨워서 축 늘어질 줄도 알고
너 그렇게 내게로 와
콱 무너나 졌으면,
무너지는 한 생각에 또 한 생각 무너지고
하늬녘 이는 북새에 에루화 흥, 탈 줄도 알고
휘영청 달은 밝아 앞섶이 다 젖었네
휘여능청 버들 빛에 성화가 났구나 흥,
명년 봄 내명년 봄에도
너 없인 나 못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