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 박창기
기다림 - 박창기
임 떠난 포구에
엊그제 내린 빗줄기
파란 멍석 깔고 누워 있다
기다림은 사랑이라 했던가
애타는 마음 한 켠에 접어 두고
화려한 속마음만 넌지시 흘리고
홀연히 오실 먼 수평선에
그리움 가득 피어 오르면
나 기꺼이 달려가 두 손 꼬옥 잡고
내 마음 드려도 좋으련만
기다린 만큼 여물지 못한
내 여린 심사가
재회의 기쁨을 사뭇 찢어 놓는다
기다림은 못말리는 병이다
임밖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
깊고 짙은 사랑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