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선배가 해준 선배 친구 이야기
선배 친구는 반지하 자취방에 살고 있었어.
물론 여자고.
어느 날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는데
안쪽에서
'탁!'
하고 티비 끄는 소리가 나더래.
이상하지. 혼자 사는데.
대개 그러면 모르는 척 집 밖엘 나가 버려야 하는데
이 땐 경황이 없어서 그냥 들어갔대.
그런데..
분명 텅 빈 집안인데 왠지 모르게 위화감이 들더래.
누군가 숨어있는 느낌..
그래서 방에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불도 못 켠채 귀 기울이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 현관 열고 나가는 소리가 들리더래.
아.. 강도구나..
소름이 끼쳐서 바로 나오지도 못하고 신고를 할까말까 하는데
두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달려오는 소리와 함께 자신이 들어와있던 방문 손잡이를 막 흔들더래
이 언니는 완전히 패닉이 된 거.
그래서 거의 방바닥에 드러눕다시피해서 울먹거리고 있는데
또 잠잠해지더래.
이젠 정말 조금도 움직이기 싫더래.
그런데 아까 이 언니 사는 데가 반지하라고 했잖아.
누가 방 창문으로 와서 후레쉬를 이리저리 비춰서 보는겨.
왠지 절대 있는 거 보이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어서
몸 굴려서 구석으로 숨고
그 사람은 조금 더 둘러보다 안 보이니까 그냥 가더래.
솔직히 문고리 흔든 사람이랑 후레쉬 비춘 사람이랑
같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지만 촉이란 게 있잖아...
쨌든 그 언니도 나중에 신고하려고 그 사람 얼굴 보려고 했는데 후레쉬 때문에 얼굴은 안 보이고
걍 손 있는 쪽이랑 가슴쪽만 언뜻언뜻 보였대. 근데 그게 또 무서웠지.
그렇게 패닉에 있다가 겨우겨우 경찰에 신고하고
근처 사는 오빠한테 전화를 했대.
무서우니까 잠깐 자기랑 놀아달라고 전화한거지.
그리고 밖에서 그 오빠를 기다림.
저기 멀리서 그 오빠가 오는데
그 오빠 티셔츠 무늬가 후레쉬를 비춘 그 사람 것과 똑같더래..
그 언니는 나중에 자기가 어떻게 도망간지도 제대로 기억 못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