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남자
내 친구 T의 이야기.
T가 여자친구들과 바다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른바 여자들만의 모임.
새벽 1시를 지날 무렵,
모두 적당히 술기운이 돌았을 때 두 명의 남자가 허락도 없이 자리에 앉았다.
그 남자들과 잠깐 얘기하는동안 분위기는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T는 조금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남자들은 웃을 때 손뼉을 치면서 웃었는데,
그 소리가 "찰싹, 찰싹" 하고 부자연스러웠다고 한다.
뭐, 술도 들어갔고 단순히 기분탓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조금 지나고, 남자들은 바다에 들어가고 싶어 했다.
남자들은 거듭해서 들어가자고 했지만, 역시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남자들의 집요한 설득에 분위기는 엉망이 되어버렸고, 모임은 그쯤에서 끝났다.
날이밝고, 별 생각없이 티비를 보고 있는데
그 바다에서 두 구의 익사체가 떠올랐다는 뉴스가 나왔다.
사후 얼마가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물에 불어있었다고.
그 때, 남자들의 말에 응해서 바다에 들어갔으면 어떻게 됐을지,
그걸 생각하면 지금도 오싹해진다.
오키나와의 사0사0해변에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