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58화 스포일러
(오늘은 해리 포터의 생일이니 이 사진을 쓸 것이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내용이 어둡고 슬퍼서 좀... 그렇기는 하네요. 죄송합니다.)
강룡과 파천신군 독고룡이 생활했던 동굴이 강룡이 꾸는 꿈의 형식으로 나옵니다.
파천신군이 누워만 있습니다. 움직이지도 못할 만큼 죽음이 가까워진 것입니다. 스승과 제자의 마지막 대화가 이어집니다.
"내가 죽거든... 이곳을 나가거라."
"싫어요. 여기서 계속 살 거예요."
"... 그래선 안 돼.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법이다. 바깥세상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해. 네가 익힌 무공은...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 사용하거라. 그리고 내가 남긴 힘은... 내... 속죄를 위해 사용해 다오... 용아...."
"... 예. 알았어요. 그럴게요."
강룡이 야윈 파천신군의 손을 꼭 붙잡습니다. 서로 눈물은 흘리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서로가 감정을 절제하고 있으니 보는 사람은 더 안타깝습니다. 파천신군이 야윈 손으로 강룡의 볼을 어루만지며 다시 유언을 이어나갑니다.
"그래, 그래... 미안하구나... 좀 더 빨리 너를 떠나게 했어야 하는 것을... 이... 늙은이의 쓸데... 없는 고집 때문... 에...."
강룡의 볼을 어루만지던 파천신군의 손이 힘없이 떨어집니다. 행복했다면 행복했고, 한이 맺혔다면 한이 맺힌 한 사람의 인생이 끝이 났습니다. 강룡이 파천신군을 부둥켜 안고 고개를 떨어뜨립니다.
스승을 묻어드리고 나서도 제자는 슬픔 때문에 스승의 무덤에 기대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스승의 임종 이후, 밥도 안 먹었는지 강룡이 그 어느 때보다 수척해져 있습니다.
파천신군의 혼령이 힘이 빠진 강룡 앞에 나타납니다.
"사... 부님..? 으음... 분명히... 여기 묻어드렸는데 언제 나오셨어요? 다리는 이제 괜찮으신 거예요?"
"시끄럽고... 내가 죽고 나면 여길 떠난다더니 아직 안 가고 뭘 하고 있는 게냐, 이놈아."
"... 그랬나요? 기억이 안 나요."
"헛소리 말고 빨리 일어나지 못할까."
"귀찮아요. 그냥 여기... 있을 거예요...."
"내 유언을 지키지 않을 셈이냐? 이 사부를 배반한 그놈들을 그냥 둘 생각인 게냐?"
"... 뭐예요. 그놈들은 그냥 잊어버리라 하시더니...."
"그거야 내가 정신이 없을 때 한 소리고 그놈들을 그냥 둘 생각이었으면 이 사부가 왜 네게 무공을 전수했겠느냐! 자자, 일어나거라, 어서. 계속 그렇게 있다간 영영 못 일어나게 돼."
"에이, 참... 나중에 또 말 바꾸시면 안 돼요."
"오냐오냐."
강룡이 일어나서 파천신군의 혼령과 함께 동굴을 나갑니다.
중국의 고사에는 "새가 죽을 때는 그 울음소리가 슬퍼지고, 사람이 죽을 때는 그 하는 말이 바르게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지장사 기명야애 인지장사 기언야선(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 其言也善)이라고 하죠. 파천신군은 강룡이 자유롭게 살기를 원했지만 강룡이 슬픔에 겨워 움직이지도 못하니까 살아갈 힘을 주기 위해 원수를 갚아달라고 거짓으로 부탁을 해서 강룡이 세상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 아닐까요? 물론 제 해석일 뿐입니다.
강룡이 잠에서 깨어납니다. 자신이 왜 갑자기 사부님의 꿈을 꾸었는지 의아해하네요. 강룡이 자던 곳은 완전히 무너진 어느 절이었습니다. 강룡은 털고 일어나다가 또 정체 모를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놀라서 뒤를 돌아봅니다. 그곳에는 불상만이 있었습니다. 화면은 불상을 몇 장면 더 보여주는데 이것이 무슨 의미일지는 잘 확신이 안 서는군요.
강룡이 불상의 눈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윽고 절간을 나와 여정을 계속합니다.
흑란을 포함한 요화단 일행들이 여태까지 나무 위에서 강룡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가 가는 방향이 파천문이 있는 천곡산임을 깨닫고 흑란의 표정이 굳어집니다.
한편 장면이 밤에서 낮으로 바뀌고 말을 모는 소진홍과 양정학을 비춥니다.
양정학이 환술사들끼리는 어느 정도 가까운 거리에 들어오면 서로를 인지할 수 있다며 영감은 서쪽에 있다고 가르쳐줍니다. 자신은 길을 안내해주기 위해 진가령이 소진홍 쪽에 보낸 것이라고 하네요. 네비게이션이니?
그러나 사회성과 예의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 소진홍은 "쓸데없는 짓을 했군. 당신 도움 없이도 그 영감이 어느 쪽에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다. 경고해 두는데, 되도록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을 거야. 당신 목숨까지 신경 쓸 생각 없으니까!"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며 말을 몰아 달립니다. 어련하시겠어.
양정학도 "어련하시겠어."라고 하네요. 저도 읽으면서 그 말을 했는데 놀랍군요.
소진홍네 할배도 소진홍이 오고 있음을 느끼고 진유림의 눈빛이 클로즈업이 되면서 끝납니다.
액션은 없었지만 파천신군의 마지막과 강룡의 고뇌는 꼭 나왔어야 할 에피소드였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연출과 좋은 대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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