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구울 - 아오기리 비긴즈 - 프롤로그
※ 저번에 예고했던 외전인데, 말했듯이 신분상으로 자주 올리진 못함.
이건 20년은 더 지난 과거의 이야기. V조직에게 반기를 든 척안의 올빼미라고 불리는 구울과 그 구울이 만들어낸 조직 아오기리 나무의 탄생을 다루는 아주 오랜 과거의 이야기다.
"문제를 해결해라. 쿠젠."
V조직의 압박에 쿠젠은 선택을 내려야했다. 쿠젠은 자신이 사랑하는 우키나를 죽이거나 엄청난 세력을 자랑하는 V조직의 배신자로 지정 되어야 했다. 홀로 조직에 맞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쿠젠은 눈물을 머금고 사랑하는 우키나를 죽인다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나는 여기서 죽게 되는구나. 당신이 혼자 남게 되서 걱정이야."
우키나는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오히려 쿠젠의 처지를 이해하면서 쿠젠을 걱정했다.
"해치워. 쿠젠."
V의 압박에 쿠젠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대검 모양의 카구네가 그의 오른 팔을 감쌌고, 다음 순간 우키나의 몸을 꿰뚫었다. 우키나는 절명하였고, 쿠젠은 소리없는 절규를 내뱉었다.
우키나를 죽임으로써 표면적으로 충성심을 증명한 쿠젠은 우키나의 건을 마지막으로 청소부 역할을 그만두고 우키나가 낳은 하나 뿐인 자식을 V조직 몰래 24구로 데려갔다. 24구에 들어선 쿠젠은 한 구울의 영역에 찾아갔다.
"누구냐?"
"... 나다."
"쿠젠?"
"... 오랜만이군. 노로이."
"... 내가 아는 구울이다. 경계할 것 없다."
노로이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쿠젠에 대한 경계를 풀라고 말하며 쿠젠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로 찾아온 건가? 쿠젠?"
"... 부탁이 있어서 찾아왔다. 노로이."
쿠젠은 노로이에게 자신의 품 속에 있는 딸을 보여주었다.
"이 아이를 맡기고 싶다. 지금의 나는... 이 아이를 지켜줄 수가 없어."
노로이는 쿠젠으로부터 아이를 건네 받고 아이의 얼굴을 살펴본 후에 쿠젠에게 물었다.
"아이의 이름은 뭐지?"
"... 에토."
"에토라... 좋은 이름이군."
노로이는 에토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잘 부탁한다. 에토."
"혹시 이 노트도... 맡아줄 수 있겠나?"
"노트?"
"... 그래. 내가 사랑했던... 우키나의 노트야. 나중에 에토가 성장하면 건네주면 좋겠는데..."
"그리하지."
노로이는 쿠젠이 건넨 노트를 건네받았다.
"... 고맙다. 노로이."
쿠젠은 노로이에게 감사를 표한 후에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노로이 역시 에토를 데리고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갔고 쿠젠을 대신하여 에토를 맡아주었다.
그로부터 7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아빠~"
"무슨 일이냐? 에토?"
"혁안이 뭐에요?"
호기심이 많던 7살의 어린 에토는 24구의 몇몇 또래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이 혁안에 대해 듣고 노로이를 찾아와 물었다.
"혁안이란 우리 구울들의 눈을 말하는 것이란다. 주로 고기를 먹거나 피와 접촉하거나 카구네를 꺼내면 눈의 색깔이 검은 색과 붉은 색이 섞인 채로 드러나지."
"어? 그럼 제가 고기를 먹을 때면 혁안이 나오나요?"
"그래."
"그랬구나..."
에토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더니 이내 다시 노로에게 물었다.
"그런데 카구네는 또 뭐에요?"
에토는 노로이에게 혁안에 대한 설명을 듣던 중에 마찬가지로 잘 알지 못하는 카구네란 단어를 듣고 카구네에 대해 노로이에게 물었다.
"궁금하니?"
"예!"
에토는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알았다."
그러자 노로이는 카구네를 발현하여 에토에게 보여주었다. 그것은 매우 거대한 비카쿠의 카구네였다.
"와..."
"이게 카구네란다."
"멋지다... 혹시 저도 꺼낼 수 있나요?"
"... 물론이지. 구울이라면 누구나 꺼낼 수 있단다. 구울이 인간을 사냥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관이니 말이야. 하지만 너가 가진 카구네 형태가 아빠와 같진 않을 거야."
"어? 형태가 달라요?"
"그래. 카구네는 크게 4가지 종류로 나뉜단다. 날개 모양의 우카쿠와 칼날 모양의 코카쿠, 촉수 모양의 린카쿠와 꼬리 모양의 비카쿠로 말이다."
"그럼 아빠는 비카쿠겠네요?"
"그래."
"그럼 다른 구울도 비카쿠 카구네도 아빠 것과 같나요?"
"그건 아니란다. 카구네는 발현자의 상상력에 영향을 받거든."
"상상력..."
에토는 노로이의 말을 주의깊게 듣고 노로이의 거대한 비카쿠를 보며 말했다.
"저도 빨리 카구네를 꺼내고 싶어요."
"너도 곧 카구네를 꺼내게 될 거란다."
노로이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에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에토!"
"응! 곧 갈게!"
에토는 자신을 부르는 또래의 구울들을 보고 손을 흔들어 보인 후에 노로이를 껴안았다.
"나중에 다시 봐요. 아빠."
"그래. 친구들이랑 잘 놀다가 오거라."
에토는 노로이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또래 구울들에게 달려갔다. 노로이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가운데 한 부하 구울이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노로이님."
"무슨 일이냐?"
"소식 들으셨습니까?"
"무슨 소식이냐?"
"백구들이 최근 24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팀을 꾸렸다는 소식입니다."
"백구가?"
"예."
노로이는 부하로부터 CCG의 수사관들이 24구로 돌입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일단 최대한 정보를 얻어보도록 해라. 운이 좋아 백구가 우릴 습격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곳에서 지내는 놈들이 습격을 당한다면 빼앗긴 구역에서 쫓겨나 우리 구역으로 침범하려 들 수도 있다."
"예. 알겠습니다."
노로이의 지시를 받은 부하는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노로이는 에토에게 글자를 가르쳐주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걸 뭐라고 읽는다고?"
"아빠, 엄마."
"잘했다. 우리 에토는 영특하구나."
"히히..."
"그럼 한 번 이걸 읽어보렴."
노로이는 바닥에 나뭇가지를 글자를 쓴 후에 에토에게 읽어볼 것을 권했다.
"에... 토? 에토? 혹시 제 이름인가요? 아빠?"
"그래. 네 이름이란다. 에토."
노로이는 에토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자 에토 역시도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바닥에 써있는 자신의 이름을 되뇌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꾸나. 내일 더 많은 글자를 알려주마."
"네. 아빠!"
그러던 그 때였다. 몇몇 부하 구울들이 다급하게 노로이에게 달려오며 그를 불렀다.
"보스!"
"... 무슨 일이냐?"
"큰일입니다. 백구들이..."
"백구라고?"
"그렇습니다. 백구들이 들이닥쳤습니다!"
백구. CCG의 구울 수사관. 사람을 잡아먹는 구울을 퇴치하기 위해 구울이 만든 인간들의 기구. 평소에는 지상에 있는 구울들을 수사하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었지만 가끔 특수한 구울이 발견되거나 지상에 구울의 개체가 급격히 늘어났다 싶으면 수사관들은 24구로 내려와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시행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백구라는 것에 대해 에토는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백구...? 백구가 뭐에요?"
"미안하구나. 에토. 지금은 그걸 설명해줄 시간이 없다. 에토를 부탁한다."
"예!"
노로이는 에토를 부하들에게 맡긴 후에 다른 구울들을 따라 싸움터로 향했다.
"어? 아빠! 아빠!"
노로이가 급히 나서자 에토는 노로이를 따라나서려 하였다. 하지만 노로이의 부하들은 곧 에토를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고자 시도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앞에 얼마 지나지 않아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구축해라!"
"젠장... 에토! 달아나라! 어서!"
에토는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커다란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자신에게 피하라고 말하며 급히 어딘가로 뛰어간 보호자인 노로이를 찾아야한다는 생각뿐이었고 그녀는 맨발로 달리고 또 달렸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자 그녀의 눈에는 수사관들과 싸우는 노로이가 보였다. 노로이는 거대한 비카쿠를 이용해 수사관들을 죽여가며 그들의 피를 뒤집어쓰며 전투를 이어갔다. 노로이는 SS레이트 이상의 전투력을 지닌 거물 구울이었기에 CCG의 수사관들은 그를 상대하는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로이에게서 거리를 벌리더니 물러났다. 멀리서 노로이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에토는 노로이의 주변에 수사관들이 사라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한 순간이었다. 갑작스레 검은 복장을 입은 남자들이 나타나 노로이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검은 복장의 남자들은 노로이의 주변에 있던 에토가 아는 구울들을 단숨에 죽여버리고 노로이에게 달려들었다. 노로이는 거대한 비카쿠 카구네를 이용하여 검은 복장의 남자들과 맞서 싸웠고 두 명의 남자의 몸을 뭉개버리며 혈투를 이어갔다. 그러나 다음 순간 한 남자의 검이 노로이의 비카쿠를 잘라내고 노로이의 몸통에 검을 쑤셔넣었다.
"큭!?"
노로이는 고통스러워하며 공격을 가했지만 남자는 공격을 피하고 노로이의 몸에 박힌 검을 뽑아냈다.
"... 역시 24구에는 강한 구울들이 많구만. 보통이면 죽었을 텐데 말이야."
남자는 상처를 재생하는 노로이를 보며 웃었다.
"네 놈들은... 뭐냐?"
"우리? 우린 V다. 이 곳에 우리의 질서를 무너뜨릴 꼬맹이가 있다는 첩보를 듣고 찾아왔지. 사실 네 놈들이 목적은 아니지만... 쓰레기를 치우는데 이유가 있을 필요는 없지 않나?"
남자는 노로이를 비웃으며 말했다.
"마무리해라. 빠르게 처리한 후에 쿠젠이 남긴 찌꺼기를 찾는다."
"예. 카이코님."
카이코의 지시가 떨어지자 V조직의 일원들은 일제히 노로이에게 달려들었고 카이코는 이후 자취를 감춘 채로 사라졌다.
'쿠젠이 남긴 찌꺼기라고...?'
노로이는 카이코가 남긴 말을 떠올리고 그들의 목표가 에토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림도 없다... 에토는... 에토는 내 딸이다!'
순간 노로이의 혁안이 빛나더니 그의 카구네가 얼굴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것은 노로이의 카쿠쟈였다. 노로이는 카쿠쟈를 활용해 V조직의 일원들과 다시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