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구울 아오기리 비긴즈 - 1화
카쿠쟈를 전개한 노로이는 V조직의 일원들을 상대로 사력을 다해 맞서 싸웠다.
"죽어라!"
"크아아!"
노로이는 V조직원의 공격으로 온 몸이 찔리고 베이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러한 상처들은 어마어마한 재생력으로 금방 복구되었다.
"뭐 이런...!"
그 순간 노로이의 거대한 비카쿠 카구네가 V조직의 한 일원을 붙잡았다.
"으아아악!!!"
카구네에 붙잡힌 V조직원은 이내 몸이 으스러져 피가 흘러나왔고 노로이의 카구네는 그 피를 그대로 흡수하였다. 그 공포스러운 모습에 V의 조직원들은 잠시 주춤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V의 조직원들은 일제히 노로이에게 달려들었다. V의 조직원들의 거센 연격에 노로이는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였고, 결국 노로이는 일격을 얻어맞게 되었다.
"그어어억!!!"
노로이는 고통스러워하며 한 쪽 무릎을 꿇었고 그 틈을 노려 V의 조직원들은 노로이의 등을 쿠인케로 찔렀다.
"그아아아!!!"
"크아아악!!!"
노로이는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카구내로 뒤에서 등을 찌른 V의 조직원들을 후려쳤다. V의 조직원들은 곧바로 즉사하였지만 노로이는 결국 한계를 맞이했다. 카쿠쟈는 서서히 붕괴되면서 노로이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한 채로 숨만 붙어있었다.
"후우... 질긴 놈... 이제 그만 죽어라!"
노로이가 움직이지 못하자 V의 조직원 중 한 명은 그의 숨통을 끊기 위해 쿠인케를 치켜들었다. 그러던 그 때였다.
"안 돼!!!"
그 외침과 함께 어디선가 날아온 카구네 탄환이 V조직원의 몸통을 꿰뚫었다.
"거헉!?"
조직원은 곧바로 쓰러졌고, 남은 한 명의 조직원은 탄환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봤다. 그리고 V조직원이 바라본 방향에는... 척안과 더불어 우카쿠 카구네를 드러낸 에토가 있었다.
"저 놈은?"
V조직원은 에토가 자신들이 찾던 타겟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채고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무전기를 꺼내든 그의 팔은 잘려나갔다.
"뭐... 뭐!? 크악!?"
V의 조직원의 고통은 순식간에 끝났다. 에토는 어느새 날아와 붉은 안광을 드러내며 조직원의 목을 베었고, 조직원은 즉사하였다. 노로이를 공격하던 모든 적들이 죽자 에토는 급히 노로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빠! 아빠!"
"에... 토... 그건..."
노로이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에토의 어깨에 있는 우카쿠의 카구네를 바라봤다.
"이거 봐요. 아빠. 저도... 이제 카구네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어요. 예쁘죠? 아빠? 아빠 거랑... 다르긴 하지만.."
"그래... 그렇... 구나... 쿨럭!"
노로이는 피를 토하며 기침하면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쿠젠... 역시 피는 못 속이는 모양이네.'
"아빠. 조금만 참아요. 곧 다른 이들을 불러올게요."
"아... 니...! 그럴 필요 없다. 난... 이미 틀렸다. 에토..."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빠는... 죽지 않아요!"
에토는 울먹거리며 노로이의 상처에서 나오는 출혈을 막으며 말했다.
"내 말을 들어라. 에토...! 지금 나타난 백구 놈들의 목표는... 바로 너다... 너를 잡기 위해서 24구로 내려온 거야."
"그게... 무슨 소리에요?"
에토는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잘 들어라. 에토. 난... 네 친아버지가 아니다. 네 친아버지의 부탁을 받아... 널 맡아준 것이지... 이대로 몸을 피해서... 내 방에 있는 상자를 찾아보거라. 그 곳에... 너의 죽은 친어머니가 남긴 노트가 있다."
노로이는 그렇게 말하고 에토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에토... 내 딸... 정말 사랑한다..."
에토는 눈물을 흘리면서 노로이의 손을 꽉 붙잡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노로이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아... 빠? 정신 차려요... 죽지 마요..."
에토는 의식이 없는 노로이의 온기가 식어가는 손을 붙잡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노로이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에토는 노로이를 두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몇 분 후에 소식이 끊긴 조직원들이 나타나지 않자 카이코와 부하 조직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으음? 이런... 조직원들과 모두 동귀어진할 정도의 실력자인 줄은 몰랐는데..."
카이코는 쓰러져있는 노로이를 발로 차며 중얼거렸다. 그러던 그 때. 카이코는 죽은 조직원 근처에 떨어진 우카쿠 탄환을 발견하였다.
"이건... 쿠젠의...?"
카이코는 그 우카쿠 탄환이 쿠젠의 것과 어느 정도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그것을 집어들었다.
"... 역시 목표가 여기 있었군. 고작 7살에 불과할 텐데 조직원에게 치명상을 낼 정도라니... 가만히 두면 안될 놈이겠군. 지금 즉시 타겟을 찾아라!"
"예!"
카이코의 지시에 조직원들은 에토를 수색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에토는 근처에 있는 한 지하의 공간에 몸을 숨겨 V의 조직원들이 떠나길 숨죽여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자나자 V조직원들과 백구 수사관들은 자취를 감췄다. 에토는 그들이 다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에야 천천히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에토를 반기는 것은 죽은 자들의 시신들이었고 그 가운데에는 노로이도 있었다.
"아빠... 일어나요. 아빠...!"
에토는 쓰러져있는 노로이를 흔들었다. 하지만 노로이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은 어린 에토에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상처와 슬픔을 안겨주었고 에토는 노로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노로이가 죽은지 수 일이 지난 후. 에토를 보는 구울들의 시선이 완전히 변했다. 그들은 모든 일의 원인이 에토로 인한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었고 그녀가 평범한 구울이 아닌 척안의 구울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지자 그녀를 배척하며 죽이려고 시도하기까지 했다. 더 이상 그녀에게 친절을 베푸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그녀는 죽은 수사관의 시체를 먹으면서 버티다가 결국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던 차에 노로이가 남겼던 마지막 말을 에토는 곱씹어보았다.
'상자를... 찾거라.'
에토는 노로이가 유언을 통해 존재를 알린 그녀의 친아버지가 노로이에게 건네주었다는 그녀의 친어머니의 유품을 찾아 노로이의 방으로 향했다.
'여기 있는 건가?'
에토는 노로이의 방 곳곳을 뒤지며 상자를 찾았다. 한참동안 상자를 찾던 에토는 마침내 바닥에 위치한 공간을 발견하여 상자를 찾아냈다.
"... 이건가?"
에토는 상자를 조심스레 꺼내 열어보았다. 상자 안에는 한 장의 사진과 더불어 한 권의 책 그리고 여러 문자들이 담긴 종이들이 담겨 있었다. 아직 글을 잘 모르던 에토는 종이와 책에 담겨있는 글자들이 무슨 내용인지 알 길은 없었지만 사진을 보고 한 가지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이 나의 친부모...?'
에토는 사진에 있는 글자를 확인하고 그것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요시무라 쿠젠... 우키나...'
에토는 노로이의 말을 떠올려봤다. 어머니는 이미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친부는 대체 왜 나를 노로이에게 맡겼던 것일까? 그 순간 에토에게는 친부와 마주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겨났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눈 앞에 직면한 생존이라는 문제였다.
"꼭 다시 올게. 아빠."
에토는 눕혀져 있는 죽은 노로이의 시신에 작별을 고하고 천천히 방에서 나왔다. 아직 7살에 불과한 아이였지만 너무나도 강하고 많은 수의 적에게 둘러쌓인 그녀는 생존하기 위해서 더 이상 24구에서 머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녀는 24구를 떠나기로 마음먹었고, 지상에 대해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었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지상을 향하였다.
※ 틈틈히 쓰려고 하긴 하는데, 기획 때와는 다르게 점점 쓰기 귀찮아지는 중이라... ㅠㅠ. 약간 도굴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기도 했고...
(휴가가 아니라 외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