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디저트)[에반게리온] 2. 퍼스트 임팩트란?
시작하기전에 이글은 Daum 루리웹 애니게시판 "엄디저트"님이 연구,작성하신글임을미리밝힙니다
퍼스트 임팩트, 세컨드 임팩트, 서드 임팩트...‘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의 얼개를 잡아 나갈 때 가장 첫 번째 고리로 언급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임팩트이다. 작품 내에서 통용되는 의미는 인간 외적인 무언가에 의해 나타나는 재앙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는 어떠할까.
퍼스트 임팩트는 자이언트 임팩트라고 불리기도 하며, 그것에 대해서는 다소 나누어진 의견이 있다. 공룡이 멸망한 시기를 말한다는 소문도 있고 노아의 방주 시기일 거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에반게리온 세계관에서 그 해답은 이미 공식 설정으로 확실히 나온 상태이다. 바로 지구에 함께 떨어진 ‘검은 달’과 ‘하얀 달’이다.
태초에 ‘제 1 시조 민족’이 있었다. 그들은 쉽게 말하면 ‘신’이라 부를 수 있는 존재로, 이 광활한 우주에 생명의 씨앗을 퍼트린 종족으로 우리 인간, 나아가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머나먼 조상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씨앗으로 ‘아담’이 잠들어있는 ‘하얀 달’과, ‘릴리스’가 잠들어있는 ‘검은 달’이 있다. 그들은 단일 개체로서 완전한 존재이지만 그 특성은 다소 다르다. 예를 들어서 ‘아담’의 경우 ‘생명의 열매’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강인한 생명과 체력을 관장하는 것이다. 한편 ‘릴리스’의 경우 ‘지혜의 열매’를 가지고 있는데 때문에 릴리스와 그 자손은 현명한 지혜를 지닐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그 각각의 씨앗은 우주 전역으로 흩어져 ‘별’에 뿌리를 내려 생명을 싹트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1행성 1씨앗’ 원칙이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지구에 아담의 씨앗이 왔다면 지구는 전적으로 아담 베이스의 생명체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주 전체에 적용되는 메커니즘인 모양인데, 안타깝게도 우연히 이 지구에, 착오로 인한 것인지 두 개의 씨앗이 동시에 도착한다. 정확히는 아담이 먼저, 릴리스는 그 후에.
검은 달은 지금 네르프의 위치에 있는 지오 프론트를 만들며 추락한다.
즉, 다음과 같다. 지구라는 행성에 먼저 아담이 잠든 생명의 캐리어, ‘하얀 달’이 떨어진다. 다시 말해 아담 베이스의 생명체가 지구의 조상이 될 자격 증명이 된 셈이다. 허나 그 즈음 릴리스의 ‘검은 달’이 또 지구에 떨어지고 만다. 하얀 달의 경우에는 현재의 남극 부근으로, 검은 달의 경우에는 역시 극지방 부근에 떨어졌지만 지각 변동의 결과로 현재 일본(에반게리온의 작중 배경)으로 옮긴 상태이다. 검은 달은 지구로 추락하면서 현재의 일본 지역에 ‘지오 프론트’라고 불리는 거대한 반구 형태의 동공을 만들고, 약 90%의 덩어리는 다시 하늘로 튕겨 올라가 지금의 ‘달’이 된다. 우리가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달은 하얗지만 그것은 릴리스의 생명 캐리어인 ‘검은 달’인 것이다.(실제로 학계의 달에 관한 가설 중 인류 생명의 씨앗이 달에서 왔다는 가설이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발상이다.)
검은 달을 배경으로 떠 있는 롱기누스의 창
어쨌든 검은 달의 릴리스는 지구에 뿌리를 내리고 만다. 아담이 먼저 도착한 지구인데 어째서 그들이 먼저 선수를 쳤을까? 그것은 바로 ‘롱기누스의 창’ 때문이다. 롱기누스의 창은 시조민족이 캐리어(달)와 함께 ‘동봉’하여 우주에 뿌리는 보조 도구로, 겉보기엔 단순한 ‘창’ 모양이지만 그들 역시 아담과 릴리스와 같이 생명체이다. 달에 잠든 아담과 릴리스 등은 시조민족의 자손이 맞지만 그들의 강력한 힘을 제어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언제나 그들의 행동을 멈출 수 있는 컨트롤 옵션으로 존재하는 것이 이 창이다. 그래서 롱기누스의 창은 기본적으로 씨앗과 세트로 운반된다. 그러나 릴리스의 검은 달이 지구에 다소 잘못된 방식으로 ‘추락’했다는 점을 기억하자. 아담의 하얀 달은 남극에 정상적으로 도착해 롱기누스의 창과 함께 잠든 상태로 곧 있을 아담 베이스 생명체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릴리스의 검은 달이 지구로 떨어지더니 그 충격파로 릴리스 세트의 롱기누스의 창까지 소실되고 만다. 즉, 릴리스는 그들을 제어할 도구를 지구 너머로 흘렸으며, 때문에 아담보다 먼저 릴리스 베이스 생명체를 퍼트리고 만 것이다. 그 생명체가 바로 우리, 당신, ‘인간’이다. 불완전한 육체를 가졌지만 지혜를 지닌 종족 말이다.
이것이 바로 아담이다.
결국 원래 지구에 정상적으로 뿌리를 내렸어야 할 ‘정당한 계승자’는 아담이며, 우리 인간의 조상 릴리스는 잘못된 방식으로 지구에 추락(퍼스트 임팩트)해 주제넘게 두 팔을 뻗은 녀석들이다. 그것이 에반게리온이 말하는 ‘인간의 원죄’이다.
[에반게리온] 3. 세컨드 임팩트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