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만자(魚蠻子) - 소식
江淮水爲田 ( 강회수위전) 양자강 회수의 강물은 밭이 되고
舟楫爲室居 ( 주즙위실거) 배와 노는 살림살이 집이 되었네
魚蝦以爲粮 ( 어하이위량) 물고기와 새우 잡아 양식을 하니
不耕自有餘 ( 불경자유여) 밭을 갈지 않아도 살아갈 만하네
異哉魚蠻子 ( 이재어만자) 이상하다 고기 잡는 저 미개인들
本非左衽徒 ( 본비좌임도) 본래 미개한 무리는 아니었을 터
連排入江住 ( 연배입강주) 뗏목을 엮어서 강에 들어가 사니
竹瓦三尺廬 ( 죽와삼척려) 대나무 지붕의 석 자 오막살이여
於焉長子孫 ( 어언장자손) 그런 대로 자손을 이어는 가지만
戚施且侏儒 ( 척시차주유) 슬프다 곱추 안 되면 난장이라네
擘水取魴鯉 ( 벽수취방리) 물을 가르며 방어와 잉어 잡으니
易如拾諸途 ( 이여습제도) 길에서 주워들 듯이 쉽기도 하네
破釜不著鹽 ( 파부불저염) 깨어진 솥에는 소금기 전혀 없어
雪鱗芼靑蔬 ( 설린모청소) 허연 물고기에 시퍼런 푸성귀 국
一飽便甘寢 ( 일포편감침) 배부르게 먹으면 곤히 잠을 자니
何異獺與狙 ( 하이달여저) 수달 원숭이와 다를 것이 없다네
人間行路難 ( 인간행로난) 인간의 삶의 길 어렵고 어려워라
踏地出賦租 ( 답지출부조) 발 디디는 땅마다 세금을 물리네
不如魚蠻子 ( 불여어만자) 미개한 삶 고기잡이 되려 나으니
駕浪浮空虛 ( 가랑부공허) 물결 타고 허공에 떠 살아간다네
空虛未可知 ( 공허미가지) 허공에 떠 산다해도 알수 없어라
會當算舟車 ( 회당산주거) 배와 수레 위의 삶도 불안하다네
蠻子叩頭泣 ( 만자고두읍) 슬픈 그들 머리 뜯고 흐느끼면서
勿語桑大夫 ( 물어상대부) 제발 관리에게 이르지 말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