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 팬픽 어떤 어둠의 잔재목록 -1-
첫장, 평소와 다름 없는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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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잠깐, 너 뭐하는 거야?"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머리의 소녀오 삐죽삐죽 머리의 소년은 도시전설의 돈 먹는 자판기 앞에 서있다.
"부디 이 악행을 용서해 주시길."
삐죽삐죽 머리의 소년은 자판기 앞에서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한다.
"그니까,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오!!!"
갈색머리의 소녀 미사카 미코토는 카미조 토우마의 행동에 화가 난 건지 어이가 없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소리부터 지른다.
"아아 그니까 말이죠 미사카씨, 전 지금 미사카씨의 행동에 대해서 제가 대신해서 자판기의 신님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그만큼의 동전을 넣고 있는거죠. 네."
소년의 대답이 열이 오른 미사카는 씩씩대며
"그니까, 내가 뭐 나쁜 짓을 했다고 그래? 이 자판기는 원래부터가 글러먹어서 사람들의 소중한 100엔짜리 화폐를 꾸역꾸역 받아먹기만 하고 내용물은 뱉지 않잖아. 그걸 보면 이녀석이 처음부터 악당 아닌가?"
자판기가 고장이 난 이유가 자신에게 있을거라는 경우는 전혀 생각지 않는 그녀다.
"역시나."
하고 말하며 카미조는 자판기의 음료수를 나오게 하는 버튼을 아무거나 연타한다.
조 금 전 넣은 200엔은 그세 증발을 하셨는지 음료수의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아무 내용물도 나오지 않오 동전 전환 레버를 누르자 동전은 나올 기미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자판기에 조금 전까지 표기되어있던 [200엔] 이라는 숫자마저 사라져 있었다.
"어이 미사카."
"무...뭐.. 왜?"
"용무가 없으면 나 먼저 간다. 오늘 장을 좀 보고 가야 되거든. 게다가 집에 늦게 들어가면 또 배고파진 인덱스에게 무슨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고 말이지."
"어..어 그래."
그 말을 뒤로 한 채 카미조와 미사카는 자판기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선 뒤 각자 갈 길을 걸어갔다.
그런데,
카미조가 벤치 앞을 막 지나갈 때
슝
무언가가, 아니 누군가가 그의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놀란 카미조는 자판기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리고 자판기 앞에 서있는 소녀를 보았다.
그때,
"하이~~~~얍!"
하는 괴음과 함께 자판기가 고통에 배를 감싸며 후진하듯이 뒤로 살짝 기울어진다.
잠시 후 오뚝이처럼 본래의 위치로 돌아온 자판기는 그 입에서 내용물을 하나 토해낸다.
카미조는 시선을 돌려 미사카가 지나간 쪽을 봤다.
그녀도 소리에 놀랐는지 자판기쪽을 당황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가 시선이 마주친 둘은 동시에 자판기 쪽으로 눈길을 옮긴다.
"에이 뭐야. '레몬 초콜릿맛 레몬에이드'라니 오늘도 허탕이네. 뭐 그래도 음식은 버리면 안되니까 먹어줄까나?"
라고 자판기의 배출구에서 내용물을 꺼내어 확인하는 토키와다이 중학교의 교복을 입은 소녀가 서있었다.
소녀는 그 캔을 딴 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왼 손을 옆구리에 기댄 뒤 오른손에 들린 음료수의 내용물을 입 안으로 털어넣는다.
카미조는 생각한다. 저 것은 분명 제2의 미사카라고. 미사카 동생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 성격이 닮은.
아니, 어쩌면 성격은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둘이 바라보는 앞에서 자신있게 음료수를 들이키는 소녀의 뒤로 젖힌 머리 뒷편으로 포니테일로 묶은 노란색 생머리가 눈에 띈다.
키는 아마 미사카보다 약간 작은 듯 보인다.
다만, 중요한 부분만은 미사카보다 월등한 느낌이다.
음료수를 다 마셨는지 소녀는 옆의 쓰레기통에 캔을 던져놓고서, 카미조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발로 땅을 한번 찬다.
그런데, 평범하게 한 발자국을 내딛을 정도로 땅을 가볍게 찼을 뿐인데 소녀는 상식을 벗어난 속도로 10미터 정도나 되는 거리를 단번에 이동했다.
그리고 두번째로 발을 구르자 카미조의 옆으로 슉 하고 바람소리가 나더니 이미 카미조의 시선에선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카미조가 뒤를 돌아봤을 땐 이미 그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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