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골목을 지나
좁은 골목을 돌고 돌아
여기가 맞는지 길을 잃을 즈음
하늘의 해는 도망쳐가고
어두운 밤에 달빛도 없는데
나는 어디를 가야
너의 그 동네 찾으랴
너의 그 지붕 찾으랴
너의 그 방을 찾으랴
나는 이 길을 어찌 지나야
너의 그 자그마난 창가에 내 편지를 올려놓을 수 있으랴
너는 이 편지를 기다리고 있느냐 물을 수 있으랴
나는 이 골목을 어찌 스쳐나야
기다리는 너를 안고 입 맞출 수 있으랴
너의 가는 손목 고이 쥐어그러
깔깔대는 너의 목소리와 도망칠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