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촉 - 수언지에우
감 촉
수언지에우
시인이란 잔잔한 바람이다
달을 따라 꿈을 꾸며 구름과 함께 떠돈다
영혼을 영원히 붙들어 매기 위하여
아니면 萬情을 나누려는 것인가.
이곳은 萬客이 드나드는 넉넉한 주점이고
이곳은 수만 가지 향기로운 지식을 담는 병이고
花粉과 毒을 함께 담아 논 접시이다.
두 눈에는 겹겹이 쌓인 하늘을 담으며
양 귀로는 모든 소리를 듣는다
먼 곳에서 들려오는 모든 움직이는 소리를
수만 가지 식물들의 색깔이 내는 소리를
가슴에 손을 얹으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듣고
그 심장 속에서 만물의 심장 소리를 듣는다
물소리와 새들의 이야기도 이해하며
비가 우는 소리와 빛이 움직이는 소리도
날개는 없지만 여전히 오르내릴 수 있으며
땅 위를 걸으면서도 天上의 이야기를 생각한다
천년을 일분으로 줄이기도 하며
풀잎의 양면 사이에서도 풍경을 즐긴다.
나는 단지 조그만 바늘이고
만물은 지남철이다
보름날 밤에 향기로 잠을 깬다고 하면
왜 시인은 잔정이 많다고 책망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