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좌표 - 목필균
이루고야 말겠다는 열정으로 살아왔는지
살아지는 대로 끌려왔는지
응급실에 들어서니
내가 누구였는지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리저리 끌려다니다가
병실에 들어서니 그냥 병든 짐승이다
길어진 병원생활에 카드 내역은 0원
경제활동 없이 산다는 것이
하루 양식처럼 삼켜지는 알약이
살아지니 살고 있다
평생 자식들 보호자일 줄 알았는데
내 보호자는 자식들이 되었다
남편도 아니고, 나도 아니고
자식들이 와야 퇴원할 수 있다니
엄마답고, 아내답고, 교사답고, 시인답고
그렇게만 걸어왔던 나의 좌표
난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