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꽃 - 박얼서
노랗게 웃음 짓고 있었습니다
혹한훈련을 마치고 복귀한 것입니다
언제나 혼신을 다할 줄 아는 개나리였기에
그저 순리인 양 다투지 않았는데
이번엔 산수유에게 밀렸습니다
잉태한 새봄을 한 몸 가득 안고
갓 태어난 햇병아리 종종걸음으로
한달음에 내달려온 발자국들이
승리보다 훨씬 더 장렬한 모습입니다
보고도 아니 본 척
지나쳐버릴 만한 담력이 나에겐
허락되지 않았다는 걸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일어서는 노오란 바다 위로
솟구치는 생동의 맥박소리
희망의 메시지 지상파로 전해지며
꽃샘 질투마저 누그러진 오늘
축하와 갈채 서로 부둥켜안고
신춘의 첫 조명탄 터뜨린 한낮입니다
다냥하게 번지는 울타리 아래로
하객들 모여드는 봄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