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외전 12권 2장 - 에뉘오의 독백
그 신은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가면을 벗고 소리 높여 크게 웃을 수 있는 때를.
자신 몸에 깃든 [사악邪惡]이 해방되는 순간을.
아무것도 모르는 도시는 구역질 날정도로 평화로웠고, 자신을 둘러싼 하계의 주민과 신들에게 침을 뱄고 싶었다.
그러한 짓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평온을 향수(享受)하는 세계에 품고 있는 것은,
“조바심” 과 “살의”였다.
하지만 그것을 결코 들키지 않도록 신격자(神格者)의 웃음을 지으며, 이 녀석이고 저 녀석이고 [쓰레기 녀석]으로 밖에 안 느껴지는 주위의 인간들과 접해왔었다.
어떤 자는 자신을 “착한 신(善神)”이라고 말했다.--바보 같은 헛소리다.
어떤 자는 당신의 사랑을 가지고 싶다고 간원했다.-- 내 본성을 알면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자는 권속이 되고 싶다고 언약을 원했다.--그러면 마지막 까지 이용해주도록 해주지.
항상 미소를 짓는 그 신이 보는 풍경은 언제나 회색빛이었다.
눈동자에 비치는 광경은 그 신에게 있어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하게 보였다.
-이런 걸로는 [사랑할 수 없어.]
-이런 걸로는 [채울 수 없어.]
-이런 것은 [잘못되어 있어.]
그러니까 명부(冥府)를 여는 것이다.
땅 밑바닥의 문을 열어, 괴물들을 이 지상에 되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던전]이 바라고 있는 것.
자신은 미궁의 대변자가 되어, 혼돈의 시대의 앞에 있는 것을 바라며 갈 것이다.
그랬다.
그 신은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때가 되어, 자신의 손으로 주사위를 던지는 순간을.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드디어 자신의 그림자에 닿을려는 자들이 나타났지만 이미 늦었다.
-모처럼 힌트를 주었는데.
-모처럼 평등하게 이 [계획]을 멈출 기회를 주었는데.
-자신은 계속 이 게임(범인찾기)을 즐기고 있었는데.
-명정(酩酊)과 광란의 사이의 안에서, 계속 지켜보며 비웃고 있었는데.
[에뉘오]는 소리를 지르며 비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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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볼때 에누오는 표면적이라 해도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정도의 선신인 것 같네요. 로키가 데메테르를 의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