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확장 노리던 윤석열..위기 이후 급격한 '보수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치 참여를 선언했을 때 강조했던 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였습니다.
보수적 가치이긴 하지만, 중도층으로 번진 반 문재인 정서를 자극하는데 효과적이었습니다.
사퇴 바로 다음 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30%대 지지를 받으며 단숨에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4월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참패로 날개를 단 윤 전 총장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X파일' 의혹 제기 때부터입니다.
이후 출마 선언 때 문재인 정부를 맹비난하면서 썼던 단어들은 보수단체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들과 매우 흡사합니다.
[윤석열 / 전 검찰총장 (지난달 29일) :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합니다.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합니다.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출마 선언 사흘 만에 장모의 법정구속이라는 악재가 터지자, 윤 전 총장은 보수의 상징인 박정희 기념관을 찾아 맞불을 놓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특히 이재명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이 나왔을 때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한다며 색깔론을 본격적으로 들고 나왔습니다.
[윤석열 / 전 검찰총장 (지난 5일) : 잘못된 역사관, 세계관이 우리 한국 현실 문제를 다루는 데 다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이런 비상식적인 정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이처럼 윤 전 총장이 위기 이후 보수 쪽으로 급격히 기운 건 이른바 '집토끼' 지지층 강화를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위기일수록 보수층을 다지고 다시 중도층으로 눈을 돌리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에선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의도대로 될지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