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영어 연설이 표심 자극했다”…장밋빛 전망만 내놓던 엑스포유치위
“엑스포 유치 투표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3분의 2 (득표)로 끝날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어렵다고 본다.”(윤상직 엑스포유치위원회 사무총장)
지난 6월13일 국회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지원특별위원회(엑스포특위) 회의에서 윤 총장은 이같이 단언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최종 투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총 투표국의 3분의 2 이상인 119개국(72%) 지지를 얻어 엑스포 개최를 확정지었다. 부산은 29표(득표율 18%)로, 사실상 포기상태였던 이탈리아 로마 17표(10%)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경향신문이 2022년 2월19일부터 지난 9월21일까지 총 13번에 걸쳐 열린 국회 엑스포특위 회의록을 검토한 결과 회의에서 정부의 낙관적 전망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그럼에도 엑스포유치위원회·유치지원단 등 정부 측 판세 분석은 부정확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성과에 대한 찬양에만 급급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 치켜세우기 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일본의 지지를 얻는 데 지나치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엑스포특위의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6월13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이 1차 투표에서 밀릴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3분의 2 득표할 가능성은 없고, 2차 투표에서 결정 날 수가 있으니 거기에 대비하고 있다는 건가”라고 묻자 윤 총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재차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1등하고 우리가 2등, 이탈리아가 3등을 한다고 가정하면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연합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활동을 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윤 총장은 “물밑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득표 결과에서 보듯 성과는 없었다.
지난 7월13일 12차 회의에서는 표 수까지 정확히 예측한 기사에도 상대국의 과장으로 일축했다.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이 “4차 PT(프레젠테이션)가 끝나자마자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가 로마 엑스포 유치위원회를 인용해서 ‘리야드는 약 70표, 이탈리아 로마는 약 50표, 부산은 약 30표’라고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경호 유치지원단장은 “그 숫자를 대외적으로 얘기하는 그 후보국이 뭔가 조금 취약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과장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도 유리하다는 답변은 마찬가지였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좀 유리하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는데 공동유치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아직은 그렇게 압도적으로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총장도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판세 분석 질의에 “대통령께서 여러 국제 다자 행사에서 양자 간의 유치활동을 많이 했다”며 “그 결과 상당히 사우디의 지지세는 이제는 조금 주춤하는 것 같고 사우디 지지 성향의 국가들에 대해서 입장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후략)
압수수색이 무서웠나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