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살인=XX- 6화 -2
다음날
터벅터벅
지잉
“여기~ 여기~”
‘나’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역시 그녀가 서 있었다.
‘나’는 기대감을 품고 그녀에게 걸어갔다.
오늘은 ‘나’가 퇴원을 한 날이다.
솔직히 병원에 너무 오래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동안 그녀를 만났으니 후회는 내 머릿속에 오랫동안 있지 않았다.
“먼저 와 있었네.”
“당연하지!”
그리고 활짝 웃는 소현.
오늘 ‘나’와의 약속을 그녀 나름 신경을 썼는지 평소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환자복을 벗으니까 한 비주얼 하는데?”
“....”
“이거이거~ 같이 걷기에는 내가 너무 떨어지는 거 아닌가? 헤헤헤~”
“그것보다 이제 어디 가는 거야? 정확하게는 못 들었는데...”
소현은 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작은 종이를 두 장 꺼내어 ‘나’의 눈앞에 들이밀며 말했다.
“놀이동산!”
“? 놀이동산?”
....
...
..
.
꺄악~
웅성웅성
“뭐, 뭐야 여기는....”
‘나’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이건....... 뭐랄까........ 음.......... 모르겠다....
“뭐냐니... 놀이동산이라고 했잖아. 바보.”
“아니아니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설마 처음 와본 거야?”
끄덕끄덕
“우와....... 어디 사는 촌놈이냐 너는....”
“서울.”
“끙...”
“그럼 그냥 조용히 따라와! 재밌을 거야!”
“으, 응...”
소현은 ‘나’의 손을 잡고 앞장서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마치 엄마 손을 잡고 구경나온 꼬마처럼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구경했다.
‘나’는 이곳의 신기한 광경에 눈을 땔 수 가 없었다.
긴 막대처럼 생긴 처음 보는 과자, 걸어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드는 동물들-게다가 옷을 입고 있었다.-, 세워진 철골들 위를 지나가는 탈것.
‘나’는 마치 이세계에 온 것 같았다.
“자! 도착! 여기서 제일 재밌는 거야!”
‘나’는 소현의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가리키는 곳을 바라봤다.
가리키는 곳에는 큰 현판으로 글자가 쓰여 있었다.
“혹성특급....?”
“자, 자, 빨리 들어가자고!”
어리둥절한 ‘나’는 별다른 반항을 하지 못하고 그저 그녀의 손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신기한건,
그 많은 사람들이 다 한 줄로 줄을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순간 경이로움을 느꼈다.
도대체 이 ‘혹성특급’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이렇게도 사람들을 질서정연하게 만드는 건가.
.....
...
..
.
털석
철컥
“손님여러분께서는 안전바를 확실히 내리시고 버클을 잘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재밌겠다! 그지, 그지?”
도대체 이건 무슨 상황일까.
그 길고 긴 줄을 기다린 끝에 우리 눈앞에 있던 건 사각형 몇 개를 이어 붙인 듯한 이상한 탈것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그곳에 소현에 의해 강제적으로 탑승당한 ‘나’는 처음에는 별 생각 들지 않았지만
“그럼 출발 합니다~ 고고고~”
“고고고~”
덜컹
철컥철컥철컥철컥
덜컹
뭔가 갑자기 이동을 하더니 점점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급 걱정이 된 ‘나’는 소현에게 말을 걸었다.
“그, 근데 이게 뭐야?”
“응? 롤러코스터지.”
“그게 뭐야..”
“음..... 그러니까.......”
“빨리 좀 말해봐.”
“한 마디로 엄청 빠르고 엄청 무섭고 엄청 재밌는 기계?”
“뭐야 그ㄱㅖ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우리가 타고 있던 이 탈것이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내려가면서 엄청난 속도로 레일을 달리고 있었다.
“뭐야 이거!!!!!”
“응? 뭐라고? 잘 안 들려!!”
“내려줘!!!”
“뭐라고??”
“내려달라고!!!!!!!!”
“재밌다고??!! 나도 재밌어!!! 꺅!!!!”
아 틀렸다....
그러던 와중에 속도가 줄어들었다.
‘나’는 안도했지만 이 탈것이 또 다시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드디어 제일 재밌는 부분이야!! 끝없이 돌아가는 코너!!”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쭉 빼고 오른쪽을 봤다.
오른쪽에는 엄청나게 회전하면서 꼬여있는 레일이 보였다.
순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
“내, 내려줘!!! 내려줘!!!”
“간다, 간다, 간다간다간다!!!!”
싫어~~~~~~~~~~~~~~~~~~~~~~~~~~~~~~~~~~~~~~~~~~~~~~~~~~~~~~~~
그리고 ‘나’는 그 이후로 약 2분가량의 기억이 없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이~ 어이~ 일어나봐!!”
툭툭
“첫판으로는 좀 심했나?”
희미하게 소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을 떴다.
눈을 뜬 곳은 그 탈것의 출구방면에 있는 벤치였다.
“아, 이제야 일어났네! 괜찮아?”
‘나’는 괜찮다고 말하며 일어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어지러움과 함께 구역질이 몰려왔다.
우웨~~~~~~~~~엑
“어라.... 이건 좀 심하네...”
‘나’는 지쳐서 그대로 다시 벤치에 쓰러지듯 등을 기댔다.
“잠시만!”
소현이 말을 하고 갑자기 어디론가 가 버렸다.
‘나’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어지러운 속을 가라앉히고 있던 도중 소현이 다시 와서 ‘나’에게 음료를 권했다.
“자, 이거 마시고 기운 내!”
‘나’는 그녀가 준 음료수를 원 샷 했다. 조금은 울렁거리는 것이 나아진 느낌이 들었다.
“고마워.”
“이제 괜찮아?”
“응. 어느 정도.”
“그럼....”
“....?”
“다음 갈까?”
소현이 웃었다. 그런데 ‘나’의 기분 탓이겠지만 이번 웃음은 무서웠다.
그리고 그녀는 ‘나’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무조건 끌고 갔다.
[살인=XX]
-6화
sud title - [살인=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