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살인=XX- 7화 -1
수라[修羅]
그것은 살육자
영원히 피를 갈구하는
피의 운명.
수라[修羅]의 피
그것은 운명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피의 족쇄.
[살인=XX]
-7화
터벅터벅
“아~ 오늘 정말 재밌었다! 그지?”
끄덕끄덕
이렇게 말하지만 실은 ‘나’는 도중에 오늘 먹은 아침과 페이스 바이 페이스로 대면을 한 번 했다. 그때의 기분은..... 하늘이 ‘나’인지 ‘나’가 하늘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었다.
다시는 소현과 함께 그곳에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이 지금 ‘나’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우리 둘은 해가 진 밤에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원래 그냥 놀이공원에서 나온 후 헤어질 예정이었지만 ‘나’가 그녀를 바래다주고 싶어
따라온 것이다.
“그것보다 시간 참 빨리가네~”
“응?”
“네가 나를 구해준지도 벌써 몇 주가 지나고... 이제는 이렇게 같이 둘이서 데이트도 하고...♥”
응? 데이트? 그게 뭐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좋은 것 같아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소현의 얼굴이 금방 빨개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설마 열이 나나.. ‘나’는 약간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다가가 이마에 손을 대 보려고 하자 소현이 경기를 일으키며 물러섰다.
“자, 자자자자자자자잠깐!!!! 뭐하는 거야!!!!”
“아니, 얼굴이 빨개져서 열인가 하고....”
“열 아니야! 것보다 저리가! 쉿!쉿!”
‘나’는 그녀의 말에 풀이 죽어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우리는 걸었다.
그렇게 걷는데 소현이 계속 ‘나’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아마 ‘나’의 의기소침한 모습이 신경 쓰였나보다. 아닐 수도 있고....
하지만 역시 ‘나’의 예상이 맞았다.
"저...."
“.....”
“미안해....”
“...뭐가...”
“아니 그냥 아까 막 저리가라고 하고 막 그런 거....”
“괜찮아...”
“그럼 다행이고!”
소현의 성격을 계산하지 못한 ‘나’의 미스다.
그래도 ‘나’가 원하는 전개가 되지는 않았지만 소현이 다시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나’의 앞을 걷는 다는 그 현실자체에 ‘나’는 만족했다.
“아~ 목말라~”
“그래?”
‘나’는 골목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던 ‘나’의 시야에 미약한 가로등이 켜진 작은 사거리가 들어왔다.
그 사거리의 가로등 밑에는 작은 슈퍼가 하나 있었다.
‘나’는 손끝으로 그 슈퍼를 가리키며 소현에게 말했다.
“저기 작은 가게가 하나 있으니까 가서 마실 것 좀 사올게.”
그러자 소현은 반가운 얼굴로 말했다.
“진짜? 진짜네! 이런데 슈퍼가....”
“그럼 갔다 올게.”
“응~ 다녀와~ 시원한 걸로 부탁해~”
‘나’는 소현에게 등을 돌려 가게로 걸어가면서 손을 들어 화답했다.
..............
........
....
...
..
.
-여기서 시점을 잠시 바꿔, 소현의 시선으로-
.
..
...
....
.....
.......
“응~ 다녀와~ 시원한 걸로 부탁해~”
이런 내 말을 들은 ‘그’는 손을 들어 화답하고는 가게로 걸어갔다.
“벌써 밤이네~”
검게 모습을 바꾼 하늘을 바라보는 나는 생각했다.
도시에서 보는 하늘이지만 인공위성들이 파랗게 하늘에서 반짝이는 모습들도 도시다운 운치가 아닐까.
그렇게 내가 도시의 밤하늘에 젖어있을 때 저 멀리서 동물의 울음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고양이? 강아지?”
나는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조금씩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다가갔다.
...아옹
조금씩
...야옹
조금씩
냐옹~
다가간 그 곳에 있었던 것은 바로 달빛이 비치는 작은 골목에 버려진 고양이었다.
작은 종이상자에 신문지가 안에 깔려있고, 몇 알 남은 사료가 있었다.
“고양이~♥ 귀여워라~ 어쩌다 버려졌데?”
‘나’는 그 작은 아기고양이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고양이는 냐옹냐옹하는 귀여운 울음소리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꺅~! 귀여워~♥ 집에 데려가서 기를까?”
나는 그렇게 그저 행복하게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나의 뒤에 있던 인기척을 눈치 채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