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방 / 장영춘
어머니의 방*
장영춘
곰삭은 시간 너머
건듯건듯 바람 불면
그곳에선 늘 마른 풀 냄새가 풍겨온다
태초의 요람을 흔드는 웡이자랑 웡이자랑
아직도 그 소리가
환청으로 되살아나
풀죽 한 끼 먹인다며 주걱 희휘 젓다가
솥에서 건져낸 모정 들판 위에 누웠다
이별은 예고없이,
날아오른 화살처럼
멍하니 화석이 된 오백장군 아들들이
철쭉 빛 하늘 한 자락 떠받들고 있었다
*제주돌문화공원에 있는 설문대할망을 기리는 방